‘엄마 선수’ 김세영 “키 큰 아들, 운동한다면 말리지 않겠어요”
- 여자프로배구 / 이현지 / 2019-01-07 00:08:00
[더스파이크=이현지 기자] 베테랑 미들블로커 흥국생명 김세영(38)이 3,000득점 고지를 밟았다.
김세영은 지난 6일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블로킹 1득점, 공격 2득점을 올리며 V-리그 여자부에서 여섯 번째로 3,000득점을 올렸다. 흥국생명 역시 3-0 완승을 거두며 순위표 맨 위로 올라갔다.
경기가 끝난 후 만난 김세영은 “부상 없이 여기까지 온 나에게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선수생활을 오랫동안 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김세영은 지난날의 활약에 대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잔부상이 없었다. 큰 키도 한 몫 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경기에 3득점을 못할 때도 있었기 때문에 기록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고 경기에 임했다”라고 덧붙였다.
김세영은 V-리그가 출범하기 전인 2000년 담배인삼공사(현 KGC인삼공사)에 입단해 배구선수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190cm라는 큰 키를 무기로 상대 공격을 원천차단하며 2005~2006, 2008~2009시즌 블로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매 시즌 꾸준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온 김세영은 지난 2012년 잠시 코트를 떠나기도 했다. 유니폼을 벗고나서 소중한 아들을 얻었다. 그로부터 2년 후, 2014~2015시즌을 앞두고 현대건설을 통해 다시 V-리그로 돌아왔다. 김세영은 복귀 시즌부터 블로킹 3위에 이름을 올리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자랑했다.
김세영이 공백기에 낳은 아들은 올해로 7살이 됐다. 배구선수인 엄마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두 살이나 많은 형들과 비슷할 만큼 키가 크다고 한다. 그는 “아들이 운동을 한다고 하면 말릴 생각은 없다”라며 “키가 크니까 배구나 농구가 좋을 것 같다. 단체 종목이기 때문에 인성 교육에도 좋을 것 같다. 프로까지 진출하지 못하더라도 단체생활을 해보는 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세영은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갑자기 생각난 듯 재미난 일화를 소개했다. “아들이 아직 엄마의 직업에 대해 완전히 알지는 못한다. 그래서 함께 길을 가다가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면 ‘엄마, 저 사람은 엄마 이름을 어떻게 알아?’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김세영은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흥국생명을 단독 선두로 올려놓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김세영의 높이만으로 상대는 부담을 느끼고, 블로킹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상대 공격을 저지하면서 수비를 더욱 수월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김세영은 “욕심나는 기록은 없다. 늘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더스파이크_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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