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컬러는 살리고 활동성은 더하고! V-리그 각양각색 유니폼

매거진 / 이현지 / 2018-12-14 23: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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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Uniform) : [명사] 학교나 관청, 회사 따위에서 정하여진 규정에 따라 입도록 한 옷 [형용사] 획일적인, 균일한, 한결같은



각 배구단은 구단의 정체성과 팀컬러를 반영한 디자인으로 유니폼을 제작한다. 매 시즌 교체하는 팀도 있고, 두세 시즌마다 한 번씩 교체를 하는 팀도 있다. 새로운 유니폼은 입는 선수들에게도, 보는 팬들에게도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올 시즌에는 남자부 7개 구단이 모두 디자인을 변경했지만 여자부는 흥국생명이 유일하다. 디자인 전체를 바꾼 팀도 있고 바뀐 듯 안 바뀐 듯 미묘한 차이를 준 구단도 있다.



올 시즌 새로 제작된 유니폼과 관련된 뒷이야기, <더스파이크>에서 파헤쳐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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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Is The Best



패션계에서는 하나의 공식처럼 사용되는 문장이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이 ‘Simple is the best’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월 열린 2018 제천·KAL컵 남자프로배구대회(이하 제천컵)까지 지난 시즌 유니폼을 착용했던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개막전에서 새 유니폼을 선보였다. 홈 유니폼, 원정 유니폼, 리베로 유니폼까지 모두 원색으로 제작했다. 어떠한 문양도, 패턴도 없이 하나의 색만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새 유니폼에 대해 “지난 시즌 스트라이프 패턴으로 활용했던 구단의 기존 컬러인 블랙과 화이트, 블루 컬러를 전면 블랙과 화이트, 블루 컬러로 변화시켜 더욱 강력해진 현대캐피탈 배구단을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목 선 디자인과 재봉선의 디테일을 업그레이드 하고, 경기 중 선수들이 흘리는 땀을 빠르게 흡수 및 건조할 수 있는 기능성 소재를 사용해 실용성까지 더했다.



실용성 좋은 유니폼은 때때로 민망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선수들은 보통 경기 시작 전 몸을 푸는 시간부터 짧게는 2시간, 길게는 3시간 넘게 코트 위를 뛰어다닌다. 처음엔 그냥 평범한 유니폼이었다가 선수들의 열정이 피어오를수록 유니폼 상의 곳곳이 땀으로 젖어들기 시작한다. 이런 장면은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파란 유니폼을 입는 원정 경기에서 종종 발생한다.



여자부는 흥국생명이 한층 깔끔해진 디자인의 유니폼을 선보였다. 홈 유니폼은 상의에 흥국생명의 시그니처 컬러인 핑크를, 하의에 서브 컬러인 퍼플을 사용했다. 유니폼에는 선수 이름과 번호, 팀 이름, 각종 로고만 들어갔을 뿐, 별다른 패턴이나 포인트는 없다. 원정 유니폼은 이보다 더 깔끔해졌다. 상하의를 모두 퍼플 컬러로 통일했다. 한결 깔끔해진 유니폼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팀의 이미지를 더욱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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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뀌고 또 바뀐 유니폼



KB손해보험은 제천컵에서 팀명 ‘스타즈(Stars)’를 적극 활용한 디자인의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구단 엠블럼에 사용한 색깔과 동일한 색깔을 유니폼 색으로 지정하고, 크고 작은 별 모양과 각종 별자리를 유니폼에 새겼다. 홈 유니폼은 KB금융그룹 대표 컬러인 밝은 노란색을, 원정 유니폼은 회색을 사용했다. 연고지인 의정부시 마크도 어깨에서 왼쪽 가슴으로 옮겨 눈에 잘 띄게 했다.



KB손해보험은 선수들의 원활한 플레이를 돕기 위해 유니폼을 제작할 때 신축성이 강한 소재를 활용하고 선수들 몸에 보다 밀착되도록 새롭게 디자인했다. 유니폼 상, 하의 측면에는 통기성과 활동성이 뛰어난 매쉬(Mash) 소재를 적용해 경기 중 땀과 열의 원활한 배출을 돕게 했다.



KB손해보험의 새 유니폼은 제천컵에서 처음 등장했다. 제천컵 개막을 이틀 앞두고 새 유니폼을 선보인 KB손해보험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 피드백을 받고 이를 보완해 정규시즌에 최종 유니폼을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약 한 달 뒤, KB손해보험의 유니폼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바로 리베로 유니폼이 달라진 것. 제천컵에서는 파란색과 청록색 유니폼으로, 목선부터 하의까지 이어지는 하얀 선이 눈에 띄는 디자인이었다.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소매 부분도 하얀색이었다. 새롭게 선보인 유니폼은 남색과 하얀색으로, 다른 선수들과 똑같은 디자인으로 변경됐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컵 대회를 통해서 유니폼이 중계 화면에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유니폼에 새긴 후원사나 연고지 로고가 잘 보이게끔 수정해서 정규리그 개막에 맞춰서 새로 선보이게 됐다”라고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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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몰랐던 유니폼 스포일러



대한항공도 제천컵에서 새 유니폼을 발표했다. 하지만 공식 발표 이전부터 대한항공의 새 유니폼은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이 한창이던 2월 5일부터 3월 23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2018~2019시즌 유니폼 디자인 공모전을 진행했다. 4월 6일 대한항공이 1등 수상작을 발표할 당시 ‘다음 시즌 유니폼이 꼭 당선된 작품으로 바뀌는 건 아니다’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결국 공모전에서 1등을 수상한 디자인이 대한항공의 새 유니폼이 됐다.



대한항공의 새 유니폼은 모기업인 항공사의 특징을 살려 창공의 푸른 색상과 활주로의 직선적인 이미지를 활용했다. 홈경기 유니폼은 종전과 동일하게 흰색 바탕, 원정 경기에는 청색 바탕의 유니폼을 입는다. 편안한 착용감과 경기 중의 민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최고급 기능성 소재로 제작됐다.



공식적으로 새 유니폼이 발표된 건 9월 11일이지만, 이보다 한 달 앞선 8월 11일 이미 새 유니폼 디자인이 알려졌다. 대한항공이 올해부터 진행하는 유소년 배구교실(리틀 점보스) 발대식 현장에서였다. 대한항공은 배구교실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뒷면에 각자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나눠줬다. 올시즌 대한항공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제작된 유니폼이었다. 리틀 점보스 어린이들은 그 자리에서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발대식을 함께 했다.



선수단 유니폼과 차이점이 있다면 측면에 새겨진 사선 부분의 색깔이 다른 것과 등번호, 스폰서 마크 등 사소한 것들이다. 전체적인 구성과 디자인은 선수들의 것과 똑같다. 심지어 재질까지도 선수들과 동일한 것으로 제작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배구를 처음 시작하는 어린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고, 선수들과 똑같다는 자긍심을 느끼게끔 해주기 위해 선수들과 동일한 디자인, 동일한 재질로 제작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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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듯 안 바뀐 듯 바뀐 유니폼



분명 어딘가 달라졌는데, 어디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눈에 잘 띄지 않는 유니폼들이 있다. 삼성화재, 한국전력, OK저축은행의 올 시즌 유니폼이 그렇다.



삼성화재는 지난 2011~2012시즌 반소매였던 유니폼을 민소매로 바꾼 이후 줄곧 민소매 유니폼을 고집하고 있다. 그 뒤로는 큰 변화 없이 매 시즌 조금씩 바뀌고 있다.



반대로 우리카드는 민소매였던 유니폼을 반소매로 바꿨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제시한 운영요강에 따르면 남녀부 모두 유니폼 소매의 유무와 길이에 제한은 없다(단, 소매가 팔꿈치 아래로 내려올 수 없다). 우리카드가 반소매 유니폼을 입으면서 남자부에서는 삼성화재만이 유일하게 민소매 유니폼을 입는 팀이 됐다.



다수의 선수들에게 반소매 유니폼과 민소매 유니폼의 차이를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다들 ‘별 차이 없다’였다. 디자인에만 차이가 있을 뿐, 경기를 할 때에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한다. 각각 선호하는 디자인은 있을지언정, 반소매는 반소매대로, 민소매는 민소매대로 입는다고 한다.



한국전력과 OK저축은행은 기존의 디자인에서 패턴 또는 로고에 조금씩 변형을 주는 정도로 새 유니폼을 제작했다.



여자부는 줄곧 민소매가 대세였다. 올 시즌은 남자부에 비해 변화 폭이 좁았다. 한국도로공사, IBK기업은행, 현대건설, GS칼텍스는 지난 시즌과 동일한 유니폼을 입는다. KGC인삼공사도 유니폼 디자인은 똑같지만 전면에 새겨진 광고만 달라졌다.



이현지 기자의 사심 100% 반영!


모델처럼 유니폼을 찰떡같이 소화해내는 선수는 누구?



남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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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완.얼. 말이 필요 없는 현대캐피탈 문성민



어떤 옷을 입어도, 어떤 머리를 해도 찰떡같이 소화해내는 문성민이다. 홈 유니폼이든 원정 유니폼이든 가리지 않고 코트 위를 런웨이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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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소매라서 더욱 빛나는 삼성화재 지태환



군 복무를 마치고 V-리그에 돌아온 지태환. 녹슬지 않은 실력으로 삼성화재의 중앙을 지키고 있다. 그의 탄탄한 블로킹도 멋있지만, 블로킹할 때 드러나는 어깨 근육이 더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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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남자의 기운 내뿜는 OK저축은행 요스바니



요스바니는 원정 유니폼을 입었을 때 더욱 위엄을 드러낸다. 검정 유니폼이 그를 더욱 강하게 보이게 한다. 가볍게 몸을 풀기 위해 어깨 한 번만 돌려도 비장함이 물씬 묻어난다.



여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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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얀 피부에 착착 감기는 파란 유니폼 IBK기업은행 김수지



늘 단정하게 올려서 묶는 포니테일 머리에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머리띠. 파란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집중하는 날카로운 눈빛이 화면에 잡힐 때마다 ‘걸크러시’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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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곧 GS칼텍스다 GS칼텍스 이소영



이소영이 다른 유니폼을 입는다는 건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그냥 이소영은 GS칼텍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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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 튀는 매력에 안성맞춤 흥국생명 김채연



프로 두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지만 아직도 마냥 귀엽기만 한 김채연. 흥국생명의 핑크색 유니폼은 김채연의 밝고 통통 튀는 매력과 딱 맞아떨어진다.




글/ 이현지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12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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