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선발활약, IBK 리베로 박상미 “인터뷰는 처음이에요"
- 여자프로배구 / 이광준 / 2018-11-25 00:58:00
[더스파이크=수원/이광준 기자] “인터뷰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IBK기업은행은 24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시즌 두 번째 맞대결서 3-0 짜릿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IBK기업은행은 2라운드 들어 네 경기를 모두 이기며 GS칼텍스를 제치고 시즌 1위에 올라섰다.
감격스러운 승리 뒤에는 깜짝 활약이 숨어 있었다. 선발 리베로로 출장한 박상미였다. 리베로 한지현이 훈련 도중 허리를 다쳐 뛰지 못하는 상황. 이 때문에 원 포인트 서버로 주로 출전하던 박상미가 이적 후 처음으로 선발 리베로에 이름을 올렸다.
IBK기업은행은 세터-리베로 쪽에 고민이 있는 팀이다. 이전에 주전으로 나섰던 한지현은 안정감이 다소 떨어졌다. 이단 연결이 약했고 찬스 볼이 왔을 시 세터에게 주는 공을 정확히 연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박상미는 이날 어떤 날개 공격수 못지않게 눈에 띄는 활약으로 코트를 지켰다. 리시브, 디그, 이단 연결에서도 흠 잡을 데 없었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이 경기 후 가장 먼저 칭찬한 것도 박상미였다. 이 감독은 “이번 경기서 특히 리베로 박상미가 잘 해줬다. 몇 년 만에 스타팅 투입일 텐데 공을 보는 집중력, 경기에 임하는 태도가 아주 훌륭했다. 흐뭇하게 봤다”라고 극찬했다.
박상미는 긴장된 표정으로 인터뷰실을 찾았다. 2012년 데뷔 이후 올해로 일곱 번째 시즌을 맞는 박상미는 “수훈 선수 인터뷰는 처음이에요”라며 웃었다.
그는 “2년 만에 선발이었어요. KGC인삼공사에 있을 때 뛰고 그 뒤로는 처음이에요”라고 밝게 웃었다. 모처럼 선발 투입이 감격스러웠냐는 질문에는 “감격스럽기 보다는 정말 정신없었어요. 공만 보고 쫓아 다녔어요. 힘들다는 생각도 전혀 안 들었어요”라고 대답했다.
이어 “모처럼 선발 투입이잖아요. 기회가 찾아오는 건 드문 일이니까요. 왔을 때 확실히 잡자는 생각으로 했는데 그래서 잘 된 것 같아요”라고 말을 이어갔다.
선발 투입은 이틀 전부터 준비했다. 한지현이 허리 통증을 호소했던 때가 그 때였다. 박상미는 “감독님께서 지현이가 다친 걸 보고 준비하라고 하셨어요. ‘고등학교 때 잘 했으니까 그 기억 살려서 기회가 왔을 때 잘 해보라’고 하셨죠. 긴장하지 말고 도전하라고요”라고 그 때를 떠올렸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았다. 박상미는 “경기 내내 너무 긴장을 했어요. 그래서 코트 위 선수들과 자꾸 부딪히고 사인 미스가 났죠. 안 보이는 실수가 많았어요”라며 아쉬워했다.
원 포인트 서버로 나설 때와 주전 리베로로 나가는 것 중 무엇이 더 몸에 맞는 지 물었다. “아무래도 리베로로 들어가는 게 좋죠! 코트 위에서 많이 뛰어다니고 계속 끝까지 있으니까 리듬이 잘 맞아요. 긴장도 그나마 덜 되는 것 같고요.”
이날 중계화면에 잡히진 않았지만 이정철 감독이 작전타임 들어오는 박상미와 몇 차례 하이파이브를 주고받는 모습도 보였다. 박상미는 “우리 감독님 엄청 딱딱한 분은 아니에요. 선수들과 자주 그러시고 잘 한다고 칭찬도 해주세요. 물론 막상 하이파이브 할 때는 얼떨떨하긴 했지만 좋았어요. 아무래도 감독님이시니까 다가가기 어렵잖아요”라고 그 때를 떠올리며 웃었다.
평소 박상미는 팀원들이 인정한 ‘분위기메이커’다. 팀에서 가장 밝고 힘이 넘친다. “요새는 기 빨린다고 다들 살짝 부담스러워 해요(웃음). 그래도 코트 위에서는 그런 선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죠. 원래 성격이 그렇기도 한데 경기에서는 더 하려고 노력해요.”
첫 인터뷰 자리. 그간 하고픈 말은 없었는지 궁금했다. 박상미는 “사실 이전에 뛸 기회가 많았는데 놓친 게 많아요.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라고 생각할래요. 욕심내지 않고 천천히 차근차근 올라가고 싶어요. 팬들에게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다음을 향한 각오를 전했다.
사진/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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