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성 사령탑에게 내려진 과제, “전술 만들기”

여자프로배구 / 강효상 / 2018-11-14 23:54:00
  • 카카오톡 보내기


연패의 늪에 빠진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과 뜻밖의 부침 겪는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선수들 개개인의 성장과 더불어 전술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




[더스파이크=수원/강효상 기자] 2018~2019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2라운드 맞대결이 14일 오후 7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개막 후 7연패에 빠져 있는 현대건설과 상위권 도약을 꿈꾸는 흥국생명 모두 반등을 위해 꼭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양 팀 선수단 모두 절실한 마음으로 임한 이 날 경기는 흥국생명의 3-0 셧아웃 승리로 끝났다. 흥국생명으로서는 귀중한 승점 3점을 얻은 경기였고, 현대건설은 개막 후 8연패에 빠지면서 기약 없는 부진에 빠졌다.

이날 현대건설은 지난 몇 경기 동안 선발 윙스파이커로 경기를 소화한 신인 정지윤 대신 김주향을 주전으로 내세웠다.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신인임에도 외국인 선수의 역할을 소화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오늘 경기에서는 황연주가 그 역할을 맡고, 김주향이 선발로 들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족한 자원 속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드러나는 선수 기용이었다.

김주향은 기대에 부응하듯 공격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팀 내 최다 득점인 15득점에 공격 성공률 39.29%를 기록하면서 소임을 다했다. 하지만 김주향의 리시브가 다소 흔들렸고, 주포 황연주가 11득점(성공률 35.48%)에 그쳤고, 또 다른 윙스파이커 황민경이 8득점(성공률 20.00%)에 그치는 등 공격에서 활로를 찾지 못하면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흥국생명의 박미희 감독은 사전 인터뷰에서 “외국인 선수가 없는 상대가 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라면서 “매 경기 이기고 싶은 마음은 모든 팀이 똑같이 때문에, 한 발 더 앞서가자고 주문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는 미들블로커 김나희가 오랜만에 선발로 모습을 드러냈다. 발 빠른 이동공격을 통해 취약한 상대의 왼쪽 블로킹을 공략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 라인업이었다.

비록 김나희는 3득점(성공률 25.00%)을 올리며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지만, 주 공격수들이 활약하면서 흥국생명이 승리를 챙겼다. 외국인 선수 톰시아는 22득점(성공률 47.62%)을, 이재영은 15득점(성공률 38.46%)을 기록하면서 공격 결정력에서 상대를 앞서는 모습이었다. 또한 리베로 김해란이 후위에서 디그 16개를 걷어 올리는 등 든든한 수비력을 보여주면서 팀 승리를 견인했다.



한국 여자배구 구단 중에서 완벽한 주전 스쿼드를 갖춘 팀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현재 1위인 팀에게도 취약한 자리가 있고, 최하위에 머무르는 팀도 제 1옵션인 자리가 있다. 강팀과 약팀을 가르는 기준은 단점의 보완과 장점의 극대화를 얼마나 잘 수행하는가에 달려있다. 비단 새로운 선수의 영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내부 육성을 통해 필요한 선수를 적재적소에 기용하는 전술적 요소로도 보강이 가능하다. 배구가 조직력의 스포츠라는 점에서, 전술 변화를 통해 전환점을 만들 수 있는가가 감독 역량을 평가하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 점에서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과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같은 시험대에 올라 있다. 주전 세터의 안정성과 주 공격수를 도와줄 윙 스파이커와 미들블로커 한 자리씩에 대한 고민이 깊은 양 팀이다. 현대건설은 세터 이다영의 극심한 부진과 함께 외국인 선수 베키의 이탈 공백, 그리고 정시영이 나서는 미들블로커 자리에서 아쉬운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흥국생명은 세터 조송화의 기복과 함께 김세영, 이재영의 대각 자리에 여러 선수가 번갈아 나오고 있다. 그나마 대체 자원이 풍부한 흥국생명의 사정이 조금 나을 뿐, 두 팀 모두 이상적인 전력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 팀 감독의 역량이 무엇보다 필요한 순간이다.

두 명의 여성 감독들이 과연 어떤 전술 변화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더스파이크_DB(문복주, 유용우 기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

오늘의 이슈

포토뉴스

THE SPIKE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