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통합우승’ 중부대, 방패는 창보다 강했다

아마배구 / 서영욱 / 2018-10-05 21: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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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한 중부대의 중심에는 수비와 변주가 있었다.

충북 단양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18 KUSF 대학배구 U-리그 챔피언결정전이 지난 4일 중부대의 우승과 함께 막을 내렸다. 중부대는 성균관대에 1차전을 5세트 접전 끝에 내주며 끌려갔지만 2, 3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역전 우승을 만들었다. 정규리그 1위에 이은 창단 첫 통합우승이었다. 2016년에도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던 중부대는 당시 인하대에 무릎을 꿇으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에는 환희와 함께 챔피언결정전을 마칠 수 있었다.

중부대와 성균관대가 펼친 챔피언결정전은 크게 보면 ‘창과 방패’의 대결이었다. 서브를 선공권으로 봤을 때 성균관대는 강서브를 기반으로 한 ‘창’에 가까웠다. 여기에 흔들린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는 블로킹이 주 무기였다(정규리그 팀 세트당 블로킹 2위). 중부대는 대학배구 최고의 리시브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세트 플레이를 펼치는 ‘방패’로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중부대는 2018시즌 대학배구 최고의 리시브를 보여준 팀이다. 리시브 성공률 전체 1위에 빛나는 채진우(192cm, 4학년, WS)와 이지훈(181cm, 4학년, L)을 필두로 안정적인 리시브를 선보였다. 정규리그 팀 리시브 성공률 1위 역시 중부대였다(44.34%).

1차전부터 두 팀의 게임 플랜이 명확히 드러났다. 성균관대는 임성진(194cm, 1학년, WS), 김준홍(194cm, 3학년, OPP), 박지윤(198cm, 3학년, MB)에 강우석 대신 주전으로 나선 이한솔(185cm, 3학년, WS)까지 일관되게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해 중부대 리시브를 흔들고자 했다. 중부대는 어떻게든 리시브된 볼을 어택라인 가까이에 붙여 빠른 템포로 공격을 만들고자 했다. 특히 측면 주 공격수인 김동영(189cm, 3학년, OPP)과 여민수(188cm, 2학년, WS)가 신장이 작은 편이기 때문에 성균관대 블로킹으로부터 최대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빠른 배구가 필수였다.

1차전 세트별 기록을 보면 더욱 명확했다. 중부대는 리시브 성공률 60% 이상을 기록한 세트(1, 4세트)는 모두 이겼지만 그에 못 미친 세트는 모두 패했다. 1차전 통틀어 55%의 리시브 성공률을 기록한 중부대는 성균관대에 15개의 블로킹을 헌납하며 패했다. 장기인 세트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고 측면의 단조로운 공격이 주를 이룬 탓이었다. 그 와중에도 23점을 올리며 끝까지 추격을 이끈 여민수의 활약이 1차전 패배 속에 찾을 수 있는 위안거리였다.



사진: 각각 공수에서 중부대의 중심을 잡은 여민수(왼쪽)와 이지훈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중부대는 2차전 모든 세트에서 60% 이상의 리시브 성공률을 기록하며 3-0 완승을 거뒀다. 1차전 42%에 그친 공격 성공률도 57%까지 끌어올렸다. 물론 이는 단순히 리시브가 안정됐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공격 패턴에서 변화를 줬다. 중부대는 측면과 함께 중앙을 공략했다. 김동영과 여민수를 활용한 파이프와 중앙 시간차 공격으로 성균관대 블로킹을 무력화했다. 실제로 2차전 성균관대 블로킹은 5개에 그쳤다. 2차전 이후 김동영은 선수들끼리 경기 중 논의를 통해 이같은 방향으로 공격을 풀어가자고 했고 본인 역시 대각보다는 직선 공격 위주로 시도하며 효과를 봤다고 언급했다. 이런 양상이 3차전까지 이어진 끝에 결국 중부대가 최종 승리를 거둔 것이다.

1차전에서 성공적으로 자신들의 계획을 펼친 성균관대는 정규리그부터 발목을 잡은 기복에 끝내 무너졌다. 1차전은 임성진이 부진했지만(공격 성공률 38%) 미들블로커인 김정윤과 박지윤이 활약하며 승리했다. 하지만 2차전부터 주포인 김준홍이 50%에 못 미치는 공격 성공률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3차전에는 공격 성공률 37%(10/27)에 그쳤다.

성균관대는 이에 더해 정규리그, 경기대와 준결승에서도 맹활약을 펼친 강우석(188cm, 1학년, WS)의 부진도 아쉬웠다. 고등학생 때까지 미들블로커를 소화한 강우석이 평소처럼 주전으로 나섰다면 성균관대는 블로킹에서 좀 더 확실한 우위를 가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1차전 1세트부터 교체돼 코트를 밟는 시간이 줄어든 강우석은 다시 선발로 나선 3차전에도 첫 세 번의 공격을 모두 블로킹당하며 살아나지 못했다.

2012년 12월 창단 이후 6년 만에 통합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운 중부대는 탄탄한 수비를 기반으로 한 팀플레이로 대학배구에 색다른 재미를 더했다. 비수도권 대학의 저력을 보이며 2018시즌 최후의 승자로 떠오른 중부대가 다음 시즌 어떤 배구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사진/ 더스파이크_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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