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대-성균관대가 연출한 수준 높은 챔피언결정전

아마배구 / 강효상 / 2018-10-04 17:31:00
  • 카카오톡 보내기


[더스파이크=강효상 기자] 10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충북 단양국민체육센터에서 펼쳐진 2018 KUSF 대학배구 U-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결국 중부대학교가 성균관대학교를 2승 1패로 누르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중부대는 정규리그에서 9승 2패로 1위를 차지하면서 비교적 순탄하게 결승까지 올라왔다. 결승 1차전에서 성균관대와 풀세트 접전 끝에 아쉽게 패배했으나, 이지훈(179cm, 4학년, Li)을 중심으로 한 끈끈한 수비를 앞세워 2차전부터 상대를 압도했다. 부동의 에이스 김동영(189cm, 3학년, OPP)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본인의 역할을 잘 수행했고, 여민수(188cm, 2학년, WS)까지 맹활약을 이어가면서 결국 중부대가 우승을 차지했다. 성균관대는 김준홍(194cm, 3학년, OPP), 임성진(194cm, 1학년, WS) 등이 분전했으나 결국 고비마다 나온 범실에 발목이 잡히며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다채롭고 창의적인 플레이에 배구 묘미 만끽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상당히 인상적이고도 수준높은 경기 내용을 보여주었다. 양 팀은 다채로운 공격을 펼쳐 지켜보는 팬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측면 공격수들은 빠른 퀵오픈을 구사했고 중앙 공격수들은 기민한 속공으로 상대 허를 찔렀다. 특히 성균관대 중앙 공격수들의 이동공격과 중부대 윙 공격수들의 왼쪽 후위 공격은 프로무대에서조차 보기 드문 패턴이었다. 양 팀 감독은 상대 블로킹과 수비를 흔들기 위해 고심에 찬 전술 변화를 거듭했다. 거기서 우잠시 잊고 있었던 ‘배구’라는 스포츠의 묘미를 다시 되새길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


다양한 공격 패턴을 구사하려면 세터와 공격수의 믿음이 중요하다. 공격수는 세터가 약속한 패턴으로 볼을 올려줄 것이라 믿어야 하고, 세터는 공격수가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거기다 과감한 담력까지 갖추는 순간 팀은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다. 그러한 믿음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도자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자발적인 책임감이 필수적이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그 책임감을 바탕으로, 다양한 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신뢰가 쌓여가는 것이다.


중부대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U-리그의 열기를 그대로 이어받아 10월 8일 오후 3시, 2018-2019 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열린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여준 중부대 리베로 이지훈과 윙스파이커 채진우(189cm, 4학년, WS), 성균관대 세터 이원중과 미들블로커 김정윤(195cm, 4학년, MB) 등이 드래프트에 출사표를 던졌다. 뿐만 아니라 경기대의 에이스 황경민(194cm, 4학년, WS), 경희대의 주전 세터 이승호(183cm, 4학년, S) 역시 이번 드래프트에서 주목받고 있다. 얼리 드래프트를 신청한 인하대 한국민(192cm, 3학년, OPP)과 홍익대 전진선(196cm, 3학년, MB)은 1순위 지명 후보자로 거론된다.




대학선수 열정이 V-리그에서 빛나려면



하지만 대학리그를 빛낸 이들이 향후 V-리그에서 지금처럼 다양한 공격 패턴을 시도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물론 더 좋은 환경에서 기술적인 플레이를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지금 대학리그에서 보여주고 있는 창의적인 플레이와 책임감을 프로리그에서 보여줄 기회는 많지 않다. 일단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주전이 되고 나서는 안정적이면서 확률높은 플레이가 우선시되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선수가 중심인 팀 플레이는 선수들의 기존 능력마저 퇴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준척급 혹은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았던 신인 선수들이 2년차가 되면서 부침을 겪는 원인이기도 하다. 경기를 꾸준히 뛰었던 대학시절보다 감각을 유지하기가 어렵고,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으면서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다.


매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평균 25명 안팎의 선수들이 프로배구단 유니폼을 입는다. 매년 그만큼의 선수들이 공급된다는 건, 기존 선수들이 그만큼 유니폼을 벗어야 한다는 말과도 같다. 입단을 앞둔, 혹은 갓 입단한 선수들이 책임감을 가지기엔 프로의 문, 아니 경기 출장의 문이 너무나도 좁다. 엔트리 확대, 2부 리그 도입 등의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할 이유는 여기에 있다. 신인 선수들의 기량이 예전만 못하다고 단정하기 이전에, 적어도 그들이 대학 시절 보여준 책임감과 배구에 대한 열정을 발산할 기회는 줘야 하지 않을까.


사진/ 더스파이크 DB(박상혁 기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

오늘의 이슈

포토뉴스

THE SPIKE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