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베테랑 세터 한선수, “다음 AG요? 그 때 저 38살이에요”
- 국제대회 / 이현지 / 2018-09-03 10:24:00
[더스파이크=인천국제공항/이현지 기자] 한국 최고의 세터 한선수(33)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아시안게임을 끝내고 온 소감을 밝혔다.
한국남자대표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남자대표팀은 12년 만에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결승에서 만난 이란에 가로막혀 은메달로 만족해야 했다.
후배들을 위해 지난 7월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구슬땀을 흘린 한선수는 “금메달을 생각하고 나간 대회였기 때문에 많이 아쉬웠다. 함께 고생한 후배들한테도 미안한 마음이다”라며 “다음 아시안게임에서는 후배들이 더 잘 하리라 믿는다”라며 두 달간의 국가대표 일정을 마무리한 소회를 밝혔다.
조별예선 첫 경기부터 대만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한 한국은 준결승전에서도 대만과 5세트까지 치렀다. 마지막 5세트에서는 오심으로 인한 위기까지 실력으로 극복하는 모습으로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직접 경기를 치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한선수는 “준결승전에서 힘들게 대만을 이긴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비록 결승에서는 이란에 졌지만 대회가 끝날 때까지도 선수단 분위기가 좋았다. 다들 최선을 다했고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이 느낀 이란은 아시아 수준 이상의 배구를 하는 강팀이었다. 한선수는 “이란은 세계 수준의 배구를 하는 팀이다. 우리나라도 빨리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가야 할 것 같다. 아직은 스피드나 공을 컨트롤하는 부분에서 우리나라가 뒤처져 있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부족하다”라고 냉정하게 판단했다.
남자대표팀은 지난 두 번의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3위에 머물렀던 만큼 금메달에 대한 압박감이 심했다. 한선수는 “아시안게임은 무조건 금메달을 따야 하는 대회기 때문에 준비하는 과정부터 부담이 됐다. 몸이 굳은 채로 조별예선을 시작했다가 경기를 치르면서 점차 나아졌다. 처음부터 좋은 경기력을 보였으면 더 좋았을텐테 그러지 못해 아쉬운 마음도 있다”라고 털어놨다.
어느덧 3번째 아시안게임을 마친 한선수는 다음 기회를 후배들에게 양보했다. 그는 “다음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2022년이면 내가 38살이다. 그 때 되면 많이 힘들 것 같다”라며 웃어보였다. 이어 “앞으로 국가대표로 활약할 후배들이 어떤 상황이든, 어떤 대회에 나가든 배구를 즐겼으면 좋겠다”라는 조언을 덧붙였다.
사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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