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인생 2막을 맞이하다, IBK기업은행으로 돌아온 백목화

매거진 / 서영욱 / 2018-07-16 09: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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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波瀾)을 꿈꾼다면 정해진 궤도를 한번 이탈할 필요가 있다. 백목화(29)는 2년전 프로배구 선수를 스스로 그만두었다. 배구코트를 박차고 가지않은 길로 나섰다. 바리스타로서 새 삶은 그에게 인생을 바라보는 시야를 키워주었다. 달콤했던 재충전 시간이었다. 그러나 V-리그는 그의 배구재능을 그냥 두지 않았다. IBK기업은행의 삼고초려 끝, 백목화는 다시 돌아왔다. 배구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그를 햇볕이 내리쬐는 한 카페에서 만났다.






배구 인생 16년 정든 코트를 떠나있던 시간



지난 5월 30일, KGC인삼공사와 IBK기업은행이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배구 팬은 명단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트레이드로 이적한 선수 가운데 2016년을 끝으로 프로배구계를 떠난 백목화의 이름이 있었기 때문이다. KGC인삼공사는 백목화와 박상미, 3라운드 신인지명권을 IBK기업은행으로 보내고 노란과 2라운드 신인지명권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사인&트레이드 방식으로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한 셈이다.



백목화는 2015~2016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FA) 신분이 됐다. 하지만 3차 계약 협상 기간이 끝날 때까지 그는 어떤 팀과도 계약을 맺지 않았다. 아홉 시즌 동안 밟아온 프로배구를 떠나기로 마음먹었던 것이다.



배구를 곧장 접은 건 아니었다. 프로배구계를 떠난 백목화는 실업팀인 대구시청에서 1년간 뛰었다. “대구시청 감독님이 저를 만날 때마다 프로 선수를 그만두면 우리 팀으로 오라고 이야기하셨어요. 그때는 조금은 더 배구를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1~2년 정도 더 해볼 생각으로 실업팀에 갔죠.” 하지만 실업팀 생활은 그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프로 시절보다 몸 관리가 되지 않으니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공격력도 무뎌졌죠. 자신감도 같이 떨어지면서 부담이 커졌던 것 같아요.”





그렇게 길지 않은 실업팀 생활 끝에 백목화는 배구 선수로서 삶을 완전히 끝내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시작해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함께 해온 배구를 완전히 놓는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일 수 있다.



그의 답은 정반대였다. 그는 오히려 당시 결정이 쉬웠다고 돌아봤다. “오히려 배구를 그만하고자 했을 때 결정은 더 쉬웠던 것 같아요. 후회 없이 선수 생활을 했다고 생각한 때문인지 오히려 놓기도 쉬웠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오히려 더 긴 시간을 배구 선수로 활동했다는 생각도 들었죠. 프로 9년차면 많이 했다는 생각이었어요. 언젠가는 결혼을 할 텐데, 배구만 하고 결혼을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내가 원하는 다른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정이 더 쉬웠던 것 같아요.”



그렇게 배구계를 떠나기로 한 백목화가 찾은 새로운 길은 바리스타였다. 원래 커피를 좋아했다는 그에게 바리스타는 어쩌면 딱 맞는 인생 2막이었다. “원래 커피 자체를 좋아하긴 했어요. 쉬는 날에 카페도 자주 갔고. 카페에 앉아서 카운터 쪽을 보면 커피 머신이 있잖아요. 커피 머신도 궁금하고 어떻게 하면 저걸 만져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학원에 다니기로 했죠. 비시즌에는 시간이 있으니까요. 학원에 갔더니 취미반이 있고 자격증반이 있는데, 이왕이면 자격증도 따보자는 생각에 자격증반으로 들어갔어요. 이후에도 관심이 꾸준히 있었고, 그때부터는 선수를 그만두면 꼭 바리스타를 하려고 했죠.”



백목화는 이후 배구선수가 아닌 바리스타로 인터뷰에 나서기도 했다. 지금도 포털 사이트 검색을 해보면 그가 취업 관련 사이트와 진행한 인터뷰를 볼 수 있다. 배구선수로서 인터뷰와 바리스타로서의 인터뷰,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느낌이 많이 달랐어요. 선수 시절에는 사진을 찍어도 항상 공을 들고 찍었는데, 그때는 공 대신 커피포트였죠. 되게 생소하고 신기했어요. 사실 선수를 그만두고 그대로 관심에서 멀어져서 사라질 수도 있는 건데, 그렇게 찾아와서 인터뷰도 하니까 감사하더라고요. 코트를 떠난 이후에도 관심 가져주시는 것 같아서 신기했어요.”



그는 배구장을 떠나면서 시야가 넓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말한 시야는 어디를 바라보는 시각이었을까. 백목화가 말한 시야는 배구보다는 인생을 바라보는 시야였다. “선수를 그만두고 배구를 보기는 했지만, 배구 내적으로는 시야가 넓어졌다거나 하는 그런 건 못 느꼈어요. 왜냐하면 당시에는 정말 배구를 다시 할 생각이 없었거든요. 뭔가를 생각하며 배구를 보기보다는 정말 그냥 즐기면서 봤어요. 대신 다른 곳에서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요. 1년 반 정도 코트를 떠나 지내보니까 그 치열함 속에 배구만 생각하고 사는 게 정신적으로 좋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구에만 속하지 않고 한 발짝 물러서서 다른 일도 둘러볼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어요. 좀 더 마음을 내려놓고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 셈이죠.”



V-리그 돌아오기까지 가족 그리고 동료



바리스타 기간에 선수 제의가 오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그가 필요하다고 복귀를 제안한 팀도 있었다. 하지만 백목화는 거절했다. 배구를 향한 열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목화를 향한 IBK기업은행의 적극적인 러브콜은 결국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IBK기업은행은 사무국부터 이정철 감독까지 그가 바리스타로 있는 카페에 직접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결국 백목화는 IBK기업은행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사무국장님, 과장님이 카페에 직접 찾아오셨어요. 직접 찾아와서 이야기하시니 진정성도 느껴졌고 저도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겠다고 말씀드렸죠. 그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생각해보니까, 마지막으로 배구에 대한 열정을 불태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IBK기업은행의)제안을 받아들였죠.” 백목화는 당시 마음을 그렇게 돌아봤다.



백목화가 결정을 내릴 때 가장 많은 조언을 구한 건 그의 남자친구였다. 그는 선수 시절 동료들보다 남자친구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돌아봤다. “선수 시절 친구들보다 남자친구랑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부모님이랑. 그런데 부모님은 이야기를 나눠도 결국 배구선수를 더 해보자는 쪽으로 이어져서 남자친구랑 조금 더 많이 논의한 것 같아요. 남자친구는 제 진심이 어떤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어요. 제가 정말 배구선수가 다시 하고 싶은 건지, 그렇지 않은 건지. 그걸 신중하게 고민해보라고 했죠.”





백목화의 부모님이 위와 같이 이야기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부모님이 굉장한 배구 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백목화가 배구선수로 길을 내디딘 것도 부모님의 영향이었다. “부모님이 모두 중학교 교사였어요. 교사 생활을 하면서 배구도 하셨죠. 배구도 원체 좋아하시고 제가 선수가 된 이후에는 더 열정을 가지고 지켜보셨죠. 배구를 시작한 계기도 아버지 때문이었어요. 아버지가 배구를 한번 해보지 않겠냐고 하셨죠. 그래서 한 달 정도 학교에서 합숙 생활을 하면서 배구를 시작했어요. 한 달이 지나고 아버지께서 더 해보겠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더 해보겠다고 이야기했고, 그게 지금까지 왔네요.”



백목화 가족은 백목화가 경기에서 활약하거나 팀이 승리할 때면 가족 회식도 했다고 한다. 그만큼 선수로 뛰는 백목화를 보며 활기와 즐거움을 얻었던 가족이었다. 그런 그가 선수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 특히 부모님의 아쉬움은 더 컸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은 그의 복귀에 크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다.



“부모님은 계속 배구를 하길 원하셨어요. 그 생각이 복귀에 영향이 아예 없지는 않았어요. 물론 저 스스로 마음먹은 게 가장 크긴 했지만. IBK기업은행 제의를 받고 부모님과 이에 관해 이야기할 때, 직접 말씀하지는 않으셨지만, 낙을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게 영향을 미치긴 한 것 같아요. 부모님은 제가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아쉬워하셨어요. 크게 아픈 곳도 없고, 나이도 더 할 수 있는 나이였고. 슬럼프는 있었지만 그걸 극복하면 더 꽃피울 수 있을 거로 생각하셨죠. 하지만 제가 그만하겠다고 했을 때는 제 의지가 확고하니까 더 말을 하지 못하셨던 것 같아요.”



복귀 소식에 백목화의 언니와 동생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가 코트를 떠날 때, 단호한 의지로 내린 결정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가 배구선수를 그만둘 때 얼마나 의지가 확고했는지 알고 있어서 의외라고 하더라고요. 언니는 제 마음이 흔들리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고 했어요.”

하지만 부모님 못지않은 배구 팬이었던 자매는 지금은 여느 때처럼 그를 응원하고 있다고. “제가 선수를 그만두고 가족 모임이 있어서 고향에 내려갔을 때, 언니가 그런 말을 했어요. 제가 경기에서 지면 괜히 밥도 먹기 싫고 짜증 나는 데 팀이 져도 제가 잘하면 괜히 기분 좋다고 그러더라고요. 지금은 누구보다 열심히 응원해요. 자기도 다시 낙이 생겼다고 좋아하고 있죠.”

복귀를 마음먹고 백목화는 자신의 드래프트 동기인 양효진(현대건설)에게 연락했을 때, ‘큰일’의 내용을 바로 알아채 상당히 놀랐다고 한다. “큰일이 생겼다고 (양)효진이한테 문자를 보냈는데, 바로 복귀하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나중에 이야기해보니까 뉘앙스에서 느껴졌다고 하더라고요. 큰일이라고 하면 그것밖에 없겠구나 싶다고.” 동기의 복귀 소식을 듣고 양효진은 무슨 이야기를 해줬을까?


“이제 다시 시작했으니까 한 3년 정도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하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제가 이제 나이도 있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가져야 하지 않겠냐고 그랬죠. 효진이가 다들 그렇게 생각하긴 하는데 쉽게 나가진 못하더라고 그러더라고요. 저도 몸이 잘 만들어져서 컨디션이 제대로 올라오면 만들어 놓은 게 아깝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제 마음이 힘들지 않으면 효진이 말처럼 할지도 모르죠.”



그의 복귀 소식이 알려지고 주변에서 많은 연락이 왔다고 한다. 동료들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 팬들의 응원도 많이 전해졌다고. “연락이 많이 왔어요. 예전 학창 시절 선생님이나 KGC인삼공사 시절 코치님들한테도 왔어요. GS칼텍스 나현정 선수나 지금은 그만둔 장연은(전 KGC인삼공사) 선수도 연락이 왔죠. 축하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어요. 저를 잘 아는 선수들은 무슨 일이냐고 묻기도 했죠. 역시나 떠날 때 제 단호했던 모습을 알고 있어서 그런 거였죠. SNS로도 돌아와 줘서 고맙다는 반응이 많았고 너무 감사했어요. 어딘가에는 안 좋은 말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제 SNS에는 응원이 많았고 이렇게 반겨주는 사람이 많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감사했죠.”






오랜만에 맞이하는 비시즌과 부담감



백목화가 세 번째 프로팀으로 맞이한 IBK기업은행은 V-리그 여자부를 대표하는 신흥 강호다. 2011-2012시즌 처음 V-리그에 합류하고 두 번째 시즌에 바로 정규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모두 차지해 통합 챔피언에 올랐고 이후에도 두 번의 정규리그 우승, 두 번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추가했다. 세 시즌 만에 복귀를 강팀으로 하는 만큼, 부담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백목화도 이에 일부 동의했다. “부담감이 조금은 있어요. 그래도 더 잘 될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6월 1일부터 팀에 합류해 인터뷰 시점(18일) 기준 3주가 조금 안 되는 동안 백목화는 몸을 다시 만드는 과정에 집중하고 있었다. “아직 점프가 완벽하게 가능한 몸 상태는 아니에요.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걸 최우선으로 준비 중이에요. 점프가 많이 필요한 공격 부문은 시간이 좀 필요해요. 수비, 리시브 훈련은 이미 선수들과 같이하고 있어요. 점프가 완벽하게 되는 몸 상태만 만들면 괜찮을 것 같아요.”



긴 공백기 이후 돌아오는 만큼, 이정철 감독도 백목화에게 시간을 두고 천천히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성격이 급한 편이라는 그는 최대한 이 감독의 주문에 따라 차근차근 준비 중이었다. “KGC인삼공사에서 뛸 때만 하더라도 아픈 데가 하나도 없었어요. 복귀하고 아직 몸이 덜 만들어진 시점에 공격 훈련을 하니까 몸에 살짝 이상 증세가 오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천천히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참여하는 비시즌 훈련인 만큼, 몸으로 오는 느낌도 당연히 차이가 컸다. 가장 큰 차이는 몸의 준비 상태였다. “몸이 제일 크게 오는 것 같아요. 아픈 곳이 없을 때 운동한 게 감사했던 거라는 생각도 들었죠. 준비과정 자체도 예전에는 배구에만 신경을 쓰면 됐는데 지금은 몸 상태부터 신경을 써야 하는 시기여서 더 어렵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게다가 IBK기업은행은 훈련이 고되기로 유명한 구단. 이 역시 오랜만에 돌아온 백목화에게는 난관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는 이런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다른 인터뷰에서 IBK기업은행의 그런 점 또한 복귀를 고려하게 만든 요소라고 밝힌 바 있다. “운동시간 자체가 긴 건 사실이에요. 그래도 하나하나 따져보면 다 필요한 운동이에요. 운동시간이 길고 훈련이 힘들더라도 팀 성적에 도움이 된다면 이렇게 다시 시작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


백목화에게 달라진 환경은 훈련 시간과 몸 상태뿐만이 아니다. 이제 팀에서 선배보다 후배가 많은 베테랑 선수이기도 하다. 현재 IBK기업은행에서 백목화보다 데뷔가 빠른 선수는 김수지와 유미라뿐이다. 그 외에는 그나마 염혜선과 김희진이 백목화와 비슷한 연배다. 여자 프로배구 전체를 봐도 백목화의 드래프트 동기는 이제 세 명밖에 남지 않았다(양효진, 배유나, 김나희). 백목화도 베테랑으로서 달라진 역할에 대해 입을 열었다.

“팀에 선배가 더 많으면 선배들을 따라서 하면 되거든요. 지금은 제가 (김)수지 언니를 도와서 같이 끌고 가야 하는 입장이죠. 아직 시합을 뛰지 않아서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요. 저도 아직 그런 환경에 많이 있어 본 건 아니지만, 이런 건 배구선수로서뿐만 아니라 앞으로 사회를 살아가면서도 필요한 점이잖아요. 이번에 잘 해내서 미래를 위한 지혜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개막날, 일기에 좋은 이야기가 남겨져 있으면 좋겠어요



복귀 후 선수로서 목표에 관한 질문에 백목화는 한결같은 답을 하고 있다. 바로 팀 승리와 우승이다. 이번에도 그는 같은 답을 했다. 다만 말뿐만이 아니라 그 안에 더 많은 생각과 헌신이 녹아있었다. “복귀하고 초반에 인터뷰할 때만 하더라도 주전 경쟁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인터뷰를 하다 보니 든 생각은, 제 개인적인 것보다 정말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개인 성적이나 기준에 따른 목표보다는 팀에 작은 일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백목화는 고등학교 때부터 일기를 꾸준히 쓰고 있다. 배구선수로 복귀한 이후 일기 내용도 달라졌다는 백목화. 바리스타 시절 일상 위주로 적혀있던 일기는 이제 자신을 위해 힘을 주는 내용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바리스타로 일할 때는 치열하게 살아야 할 이유가 없잖아요. 하루하루 손님을 맞이하면 됐죠. 지금은 내일 훈련을 위해 잠도 잘 자야 하고 많은 게 달라지니까 일기에 적는 내용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은 일상 내용보다는 ‘조금 천천히 가자’ 이런 식으로 저 자신에 힘이 되는 문구를 쓰기도 하고, 언니 역할을 하기에 부족함이 있는 만큼, 앞으로 더 잘 해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많아요.”



배구 인생 2막을 위해 다시 달릴 준비를 하는 그는 자신을 잊지 않고 응원해준 팬을 향한 인사도 있지 않았다. “IBK기업은행이 매년 성적이 좋잖아요. 그 안에서 제게 주어진 것들, 작은 것이라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할 거니까 응원해주시면 좋겠어요. 시간은 좀 걸릴 수 있지만 열심히 하면 언젠간 팬들이 바라는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그러니 조금만 기다려주셨으면 좋겠고, 응원에 보답할 수 있게 그리고 팀이 우승할 수 있게 돕겠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한 날도, 2018~2019시즌 개막일에도 백목화의 일기는 새로운 이야기로 채워질 것이다. 그의 개막일 일기는 어떤 이야기로 채워져 있을까?



“많이 떨린다고 쓸 것 같아요. 경기에 들어가면 긴장감이 풀어지지만 항상 시즌 첫 경기는 떨렸던 것 같아요. 아마 이번에도 떨리겠지만, 꼭 잘했다고 쓸 수 있었으면, 이겼다고 쓸 수 있으면 좋겠어요.”




글/ 서영욱 기자


사진/ 유용우 기자



(위 기사는 더스파이크 7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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