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 ‘V-리그 콜렉터즈’

매거진 / 이광준 / 2017-12-18 15: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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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KOVO)이 11월 7일 V-리그 공식 게임인 ‘V-리그 콜렉터즈’를 정식 출시했다. 배구 팬들이 경기를 관전하는 차원을 넘어 다른 방법으로도 배구의 매력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 제작한 작품이다. 특히 이 게임은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로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기술과 위치기반 서비스를 기반으로 만든 점이 눈에 띈다. KOVO가 이번에 내놓은 V-리그 콜렉터즈는 어떤 게임인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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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모은 볼을 통해 무작위로 나오는 카드를 수집한다.)



‘V-리그 콜렉터즈(이하 콜렉터즈)’는 KOVO가 처음 내놓은 공식 모바일 게임으로 가상화폐 개념의 볼(VALL)을 획득해 V-리그 선수카드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총 다섯 등급으로 구분된 카드들을 모두 모아나가는 것이 이 게임의 목적이다.



야구, 축구, 농구 등 프로스포츠를 관장하는 기구도 게임을 활용해 종목을 홍보한 전례들이 있다. KOVO는 후발주자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로 증강현실 시스템을 접목한 게임을 제작했다. 주로 ‘재미’를 위주로 게임을 구성했던 타 종목과 달리 콜렉터즈는 ‘접근성’에 초점을 맞췄다. 게임이 아닌 ‘배구’에 중점을 둔 선택이다.



KOVO 관계자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배구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게임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라고 말했다.



콜렉터즈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증강현실 기술과 위치기반 서비스(LBS, Location Based Service)를 기반에 둔 게임이다. 우리에게는 ‘포켓몬GO’로 익숙해진 두 기술을 활용해 게임에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콜렉터즈는 CCG(Collectible Card Game) 장르 게임이다. 어떤 전략, 전술이 필요하지 않고 단순히 카드를 모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로 일본에서 널리 퍼져있는 이 장르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익숙한 것은 아니다. 모으는 재미는 있지만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요소는 부족하다. 이는 진입장벽을 낮추고 더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내가 모은 카드는 갤러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90년대 중후반, 빵 속에 들어있던 포켓몬스터 스티커를 모아 본 기억이 있는가. 혹은 마음에 드는 스포츠 스타 카드를 모아 본 경험은. 대부분 어린 시절, 좋아하는 것과 관련된 물건을 모아본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콜렉터즈는 이렇게 사람들 마음속에 내재된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게임이다.



미국 프로스포츠에서는 선수 카드를 만들어 팬들이 모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세상이 고도화됐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카드 수집이 꽤나 고급 취미로 인정받고 있다.



과거 한국 프로야구, 농구 등에서 이를 차용해 도입해본 바 있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팬 충성도, 소비 패턴 등이 미국과 달랐기 때문이다. 콜렉터즈는 이것의 디지털 버전으로 생각하면 된다. 모두가 갖고 있는 스마트폰 기기로 쉽고 간단하게 선수 카드를 모을 수 있다.



뽑은 카드는 게임 내에 저장돼 나만의 컬렉션을 구성한다. 2017~2018 시즌 선수들 약 195명이 카드로 등장하며 각 카드마다 총 다섯 개 등급으로 카드가 존재한다. 등급은 가장 낮은 등급인 노멀부터 시작해 레어, 마스터, 히어로, 레전드로 구성된다. 카드 등급이 올라갈수록 선수들 사진도 화려해지고 카드에 달린 별 개수도 늘어난다. 당연한 말이지만 높은 등급일수록 카드를 얻기가 어렵다.



카드에는 단순히 선수 사진뿐 아니라 간단한 선수 프로필도 함께 제공한다. 카드를 뽑아 몰랐던 선수들의 정보도 함께 알 수 있다.



카드 뽑기라는 특성 상 ‘확률’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카드 뭉치에서 플레이어가 원하는 카드만 나오란 법은 없다. 때론 잘 알 지 못하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고 팬 입장에선 싫어하는 선수도 등장할 수 있기 때문.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합성’ 시스템이 존재한다. 필요 없는 카드들을 합쳐 다른 카드로 만들어 내는 시스템이다. 한 선수의 같은 등급 카드 10장이 있다면 더 좋은 등급으로 합쳐주는 시스템도 있다.



최초 접속 시 응원 구단과 선수를 남자부와 여자부 각각 하나씩 선택할 수 있다. 플레이어들에게는 각 팀과 선수들의 주간 활약에 따라 매주 보상이 주어진다. 카드를 빠르게 모으기 위해서는 선택한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 콜렉터즈가 선수들을 응원할 이유 하나를 더 만들어준 셈이다.



또한 모든 카드에는 각각 점수가 있다. 이를 합산한 점수를 통해 함께 게임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과 경쟁도 가능하다. 또한 KOVO는 시즌 말미에 랭킹 1위부터 10위까지 플레이어들에게 푸짐한 경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상위 랭킹을 노린다면 부지런히 경기장을 찾고, 내 선수가 잘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해야 한다.



게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폐 볼은 가장 낮은 등급인 브론즈부터 실버, 골드 세 종류로 나눠져 있다. 게임은 등급이 높은 화폐가 있다면 더 좋은 카드를 뽑을 수 있는 구조다. 그리고 브론즈는 어디서나 구할 수 있지만 높은 등급의 화폐는 배구 경기장에 찾아가야만 얻을 수 있다. 경기장 주변에서는 실버, 내부에서는 골드 볼을 획득 가능하다. 경기장을 찾는 직관 팬들에게 이점을 줘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고, 아울러 경기장에 온 팬들이 또 다른 방법으로 배구를 즐길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더 좋은 카드를 뽑기 위해 도전해보자.)




초반 반응 성공적, ‘성공 사례’로 남을까



초반 반응은 성공적이다. 발매된 지 약 2주 만에 다운로드 횟수가 16,000회를 넘었다(11월 21일 기준). 회원 수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어플리케이션이 발매되면 약 2~3주 기간은 안정화 기간으로 시스템 안정화에 노력한다. 개발자 역시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태. 아직은 불완전하지만 어느 정도 자리를 잡는다면 무리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연맹 차원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팬들이 배구를 즐길 수 있게끔 하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로 보인다. KOVO는 단순히 개발비 지원에만 그치지 않고 각종 이벤트 프로모션 진행 등 게임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카드를 뽑는 확률형 게임이지만 과금 없이 즐길 수 있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콜렉터즈는 KOVO가 팬들을 위해 준비한 하나의 이벤트인 셈이다.



KOVO는 콜렉터즈를 단순히 게임 차원에서 활용하는 것이 아닌, 구단과 팬 사이에서 연계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차차 추가할 계획이다. V-리그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도 주고 이벤트를 통해 구단과 팬들이 친밀해질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구단과 팬을 하나로 묶은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 이런 점에서 KOVO의 도전은 최초라는 의미를 갖는다.



아직 발매된 지 얼마 안 됐지만 여러 긍정적 지표들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콜렉터즈가 팬과 구단을 잇는 하나의 소통 창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 이광준 기자


사진/ KOVO, 이노벤터 제공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2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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