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한·중·일 배구 삼국지 개봉, 눈 여겨볼 V-리그 출신 외인들
- 매거진 / 정고은 / 2017-12-01 09:42:00
‘배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유럽에선 터키리그가 지난 9월말 2017~2018시즌 일정을 가장 먼저 시작했다. 터키에 이어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폴란드, 러시아 등이 차례대로 자국리그를 개막했다. 한국과 함께 동아시아지역 배구를 주도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도 역시 새로운 시즌을 시작했다.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는 10월 1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남자부)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고 일본 V프리미어리그는 21일, 그리고 ‘배구여제’ 김연경이 올 시즌 새롭게 둥지를 튼 중국리그는 한국과 일본에 견줘 가장 늦은 28일 2017~2018시즌 일정을 시작했다.
김연경 뛰는 중국리그 개막
김연경은 오프시즌 배구 이적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원 소속팀 페네르바체를 비롯해 같은 터키리그에서 경쟁팀으로 꼽힌 바키방크, 에작시바시, 갈라타사라이 등이 러브콜을 보냈다. 이탈리아, 폴란드, 러시아 팀도 당연히 김연경에 관심을 보였다.
김연경의 최종 선택지는 유럽이 아닌 아시아였다. 그는 상하이와 계약을 맺었다. 지난 2010~2011시즌 이후 7년 만에 다시 아시아로 돌아온 셈이다. 김연경은 페네르바체로 건너가기 전 일본리그에서 JT 마블러스 소속으로 두 시즌을 뛰었다.
중국리그는 올 시즌 일정을 시작했으나 폐막일은 현재까지 따로 통보되지 않았다. 정규시즌인 1, 2라운드 일정 이후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서다. 외국인선수도 남녀부 모두 정해지지 않았다.
2017~2018시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있던 10월 27일 기준으로 상하이의 올 시즌 선수 명단을 살펴보면 외국인선수가 김연경 뿐이다. 오프시즌 동안 세터 라우라 지케마(네덜란드)와 아포짓 스파이커 안나 비에리차(세르비아)의 상하이행 루머가 있었지만 두 선수의 중국행은 이뤄지지 않았다(물론 이날 이후 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
상하이는 지케마를 대신해 중국여자 배구대표팀에서 활약한 세터를 영입했다. 주인공은 미양으로 1989년생이고 신장은 180cm다. 그는 지난 2012 런던올림픽에 중국대표팀 소속으로 참가했다. 지난 시즌까지 푸젠에서 뛰다 지난달 초 상하이로 이적했다. 김연경과 새롭게 손발을 맞추는 세터다.
한편 중국리그 여자부에는 김연경 외에 또 다른 V-리그 출신이 뛰고 있다. 지난 2014~2015시즌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레이첼(호주)이다. 그는 당시 V-리그 여자부 득점 부문 4위에 올랐다.
레이첼은 V-리그 외국인선수 선발 제도가 자유계약에서 트라이아웃 후 드래프트로 변경되자 중국리그로 건너갔다. 그는 쓰촨에서 두 시즌을 보낸 뒤 오프시즌 베이징으로 이적했다. 베이징은 레이첼 외에 지난 시즌 일본 V 프리이머리그 도레이에서 뛴 컬리 우팟(미국)도 영입했다.
우팟은 신장 188cm의 미들블로커다. 미국 각급대표팀(U18·U20)을 모두 거쳤다. 그는 지난 2013년 스탠포드대를 졸업한 뒤 프랑스-터키-일본을 거쳐 올 시즌 중국으로 왔다.
상하이와 베이징 외에 외국인선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팀은 광둥 에버그란데다. 광둥은 가장 최근까지 김연경을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팀 중 하나였다. 광둥은 아포짓 스파이커로 베테랑인 낸시 까를료(쿠바)를 데려왔고 윙스파이커 두 자리도 각각 에비 야네바(불가리아)와 산야 부르사치(세르비아)로 채웠다.
중국리그 남자부는 여자부와 비교해 올 시즌 개막이 늦었다. 11월 5일 1라운드가 시작됐다.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서 뛸 당시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꼽혔던 레오(쿠바)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쓰촨 유니폼을 입고 뛴다.
남자부도 여자부와 마찬가지로 외국인선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시즌 일정이 시작된 뒤 추가 영입에 나서는 팀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사진 설명: 공격하고 있는 레이첼)
일본리그, 믿고 쓰는 V-리그 출신 외국인선수
비소토(브라질) 베띠(도미니카공화국) 엘리츠 바샤(터키) 폴리(아제르바이잔) 미야(크로아티아) 등은 V-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바샤는 일본-한국-일본을 거쳤고 베띠는 한국-일본-한국 순서로 뛰었다. 폴리, 미야, 비소토는 한국에서 활약을 앞세워 일본리그로 건너간 경우다. 올 시즌 일본리그에서 V-리그 경력을 갖고 있는 외국인선수들의 인기는 여전하다.
여자부의 경우 올 시즌 미국 출신 선수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폴루케 아킨라데우(히스마츠) 커스티 잭슨(히다치) 카디 롤프젠(도레이)이 미국 출신으로 올 시즌 일본에서 뛴다. V-리그 출신으로는 2011~2012시즌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던 브란키차(세르비아)가 유일하다. 그는 김연경이 뛰었던 JT 마블러스에서 뛴다. 브란키차는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김연경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이래저래 인연이 깊다.
덴소와 도요타는 해외배구계에서 인지도 높은 선수를 영입했다. 덴소는 독일여자배구대표팀 주전 미들블로커였던 크리스티안 프러스트를 데려왔고 도요타는 터키대표팀에서 이름을 알린 네르미안 오즈소이와 계약했다.
아에고는 윙스파이커와 아포짓 스파이커를 번갈아 뛰는 케니아 카르카세스(쿠바)를 영입했다. 카르카세스는 V 프리미어리그 여자부 최고령 외국인선수다. 1986년생으로 아킨라데우보다 한 살 더 많다.
NEC는 시즌이 개막했지만 아직 외국인선수를 데려오지 않았다. NEC는 타티아나 코실라예바(러시아) 영입을 노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코실라예바는 지난 시즌 터키리그 바키방크에서 뛰었다.
페피치·에드가·가빈, 일본서 두 번째 경쟁
일본리그 남자부 외국인선수는 V-리그 출신이 대세다. 지난 2010~2011, 2011~2012시즌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에서 뛰었던 밀란 페피치(보스니아)는 일본 리그 베테랑이다.
페피치는 LIG손해보험과 재계약에 실패한 뒤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는 2012~2013시즌 사카이 블레이저스에 입단했고 일본리그에서 수준급 외국인선수로 자리잡았다. 올 시즌에는 FC 도쿄로 이적해 일본에서 6번째 시즌을 맞았다.
(사진 설명 : 올 시즌 일본리그에서 뛰고 있는 가빈)
페피치와 함께 두 시즌을 V-리그에서 보낸 가빈(캐나다)도 올 시즌 드디어 일본리그로 건너왔다. 가빈은 삼성화재에서 세 시즌을 보낸 뒤 러시아(이스크라 오틴트소브)-터키(아르카스)-브라질(타우바테)-폴란드(레소비아)를 거쳤다. 그는 도레이와 계약했다.
가빈은 지난 9월말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떠난 삼성화재 선수들과 만났다. 삼성화재는 자매결연을 맺은 도레이와 현지에서 연습경기를 가졌다.
2013~2014, 2014~2015시즌 LIG손해보험에서 주포 노릇을 했던 에드가(호주)도 중국-아르헨티나에서 뛰다 다시 아시아로 왔다. 그는 JT 썬더스에 입단했다.
세 선수 중 페피치와 가빈은 한국에서 이미 맞대결을 펼쳤다. 에드가는 뛴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페피치, 가빈과 만난 일이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 일본에서는 각각 맞대결한다.
(사진설명 : JT썬더스 소속으로 활약중인에드가)
일본 현지에서는 페피치와 에드가가 가빈과 견줘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빈은 전성기를 넘겼다는 얘기를 듣는다. 나이도 서른을 훌쩍 넘겼고(그는 1986년생이다) 최근 두 시즌 동안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기 때문에 기량에 물음표가 붙었다.
반면 페피치는 일본리그에 최적화된 선수로 꼽힌다. 에드가는 기존 외국인선수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페피치, 가빈, 에드가는 다른 팀의 외국인선수와도 경쟁해야한다.
파나소닉은 미카엘 쿠비카(폴란드), J TEKT는 마테이 카지아스키(블가리아), 사카이는 왈라스 마르틴스(브라질) 산토리는 아드리안 에스코바르(쿠바)가 올 시즌 일본 V 프리미어리그 코트를 누빌 외국인선수다.
글/ 류한준 조이뉴스24 기자
사진/ 중국배구협회, FIVB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11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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