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유스남녀대표팀, 한국배구 너희들이 미래다
- 매거진 / 최원영 / 2017-08-16 10:42:00
세계유스선수권대회 남녀대표팀이 7월 10일 소집, 훈련에 땀을 쏟은 뒤 결전지로 향했다. 여자대표팀은 15일 오전 10시 35분, 남자대표팀은 16일 오전 12시 55분 출국했다. 이번 대회는 8월 18일부터 27일까지 동시에 열린다. 남자는 바레인 리파, 여자는 아르헨티나 로사리오 및 산타페에서 개최된다. 목표는 8강 진입. 남녀대표팀 모두 아시아를 넘어 더 큰 무대를 향해 도전장을 던졌다. 이들이 바로 한국 배구를 이끌어갈 미래다.
U-18 여자대표팀
조완기(대전용산고)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올해 3월 열린 아시아유스선수권대회에서 일본과 중국에 이어 3위에 입상했다. 덕분에 4위까지 주어지는 세계유스여자(U-18)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은 지난 2015년, 8년 만에 세계 대회에 진출해 13위를 기록했다. 올해 연이어 세계 대회에 나서는 만큼 그 이상의 성적을 거두겠다는 각오다.
지난 아시아 대회에서는 세터 이원정(선명여고) 지휘 하에 박혜민(선명여고), 고의정과 이주아(이상 원곡고), 심미옥(대전용산고) 등이 골고루 활약했다. 박혜민이 베스트 윙스파이커, 이주아가 베스트 미들블로커로 뽑혔다.
이번 세계 대회에는 세터 박은서(수원전산여고), 아포짓 스파이커 이예솔(선명여고)이 새로이 발탁됐다. 아시아 대회 준비 도중 발목 부상으로 하차했던 미들블로커 최민지(강릉여고)도 돌아왔다.
한국은 쿠바 독일 슬로베니아 아르헨티나와 함께 A조에 속했다. 쿠바와 슬로베니아는 처음 만나게 됐다. 독일은 2007년 세계유스선수권에서 딱 한 번 부딪혀 3-0으로 승리했다. 아르헨티나에는 상대 전적 1승 2패로 열세다.
우선 예선에서 4위 안에 들어야 16강에 오를 수 있다. 각 조 5위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17~20위 순위 결정전을 치른다. 본선은 16강, 8강, 4강, 결승 토너먼트 및 순위 결정전 방식이다.
(사진설명 : 이예솔)
세계선수권 목표는 8강
변칙 플레이 얹은 스피드 배구로
세계무대는 크고 넓다. 조 감독이 내건 슬로건은 ‘높이는 힘이 아닌 기술로 넘는다’ 였다. 그는 “아시아 대회 때 대부분 사람들이 우리가 입상하지 못 할 것이라 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해냈다. 아시아에서 3번째로 잘하는 팀이고, 세계대회 나갈 자격 있으니 잘해보자고 했다”라며 운을 띄웠다.
지난 대회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조 감독은 “공격 수비 블로킹 서브 등 모든 걸 잘하는 선수는 없다. 잘하는 걸 더 확실히 잘하게끔 했다. 공격에 강점이 있는 선수는 득점을 책임져주고, 수비는 뒤를 받쳐주고, 블로킹은 더 잘 잡아주고, 밖에서는 파이팅을 외쳐주는 등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내는 것이다. 못하는 것을 어설프게 잘하도록 만들기 보다는 잘하는 플레이를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부족한 점들을 어떻게 응용하느냐에 따라 전술이 될 수도 있을 듯 했다. 이게 어느 정도 통하니 선수들 사기가 높아지더라”라고 말했다.
이제는 세계선수권, 전술은 ‘변칙 플레이’로 바뀌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우리나라만의 스피드 배구를 만드는 것이다. 모두가 어떤 공격이든 할 줄 알고, 세터가 아닌 사람도 리시브가 안 된 공을 정확하게 세트 하는 게 목표다. 정해진 루트대로 정직하게 해서는 유럽 팀 신장이나 파워에 밀려 본 실력의 20%도 발휘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날개 공격수들은 중앙 속공을, 미들블로커들은 날개 공격 등을 연습했다. 특히 미들블로커 중 기본기가 좋은 선수들은 상황에 따라 리시브에 가담했다. 이후 중앙 후위 공격도 시도할 수 있는 옵션을 장착했다. 조 감독은 “성인 배구를 흉내 내며 우리들만의 색을 입히고 있는 것”이라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강조한 것은 ‘유효 블로킹’이었다. 적절한 타이밍에 블로킹을 떠서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작전이다. 블로킹을 잡아내는 것도 좋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에 유효 블로킹을 과제로 삼았다. 블로커 손을 맞고 튀어 오른 공을 수비로 연결해 공격 찬스를 가져오기 위함이다.
U-18 여자대표팀 세계선수권 목표는 ‘8강’이다. “우승이라 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우선 8강을 바라보려 한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열심히 노력하겠다. 만약 8강 진출에 실패하더라도 아이들에게 ‘너희가 최고’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선수들은 이미 제대로 된 꿈을 가지고 있다. 배구선수가 배구선수로서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그 과정에서 내가 디딤돌이 되어주고 싶다.”
대화로 만든 팀워크
얘들아, 방탄소년단 얘기하자!
한 눈에 봐도 화기애애하던 여자대표팀. 아시아 대회를 위해 다 함께 힘든 훈련을 거듭하며 올 2~3월을 견뎌왔기에 한층 돈독해졌다. 조완기 감독이 선수들과 거리낌 없는 팀 분위기를 만들었다. 조 감독은 “운동이 끝난 뒤에도 마음에 감정이나 힘든 것들을 안고 가는 아이들이 있다. 훈련 시간 외에는 선수들이 긴장이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한다. 식사하면서 연예인 얘기를 하고 서로 애칭을 부르며 웃는다. 본인들이 쓰고 있는 별명을 부르고 있다. 원숭이, 꽃돼지 등이다. 미옥이는 영문 이름이 ‘MIOG’라서 ‘미오그~’라고 부른다. 아이들이 좋아하더라. 가깝게 지내려 노력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선수들 컨디션 관리를 위한 방침이기도 했다. 잠이 덜 깬 채 훈련에 임하면 자칫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간단한 농담으로 선수들을 깨우고 훈련이 시작되면 그 시간만큼은 몰입할 수 있게끔 했다. “적당한 긴장은 필요하다. 99%를 잘해놓고 1%를 방심해서 다친 선수들이 상당히 많다. 웃고 떠들다가도 운동 시간에는 엄하게 한다”라는 조 감독이다.
하루 일과 마무리는 개인 면담이다. 3~5분씩 주제를 정해놓고 이야기한다. 자기 생각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것도 운동선수 자질 중 하나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간혹 몇몇 아이들은 코칭스태프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현재 대표팀 선수들 중 절반 이상은 자발적으로 운동과 공부를 병행 중이다. 여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여자대표팀은 아시아 대회 준결승에서 개최국 중국에 세트스코어 2-3(25-19, 25-14, 23-25, 19-25, 13-15)으로 역전패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3세트부터 홈 팀인 중국 쪽으로 편파 판정이 쏟아졌다. 경기가 끝나자 조완기 감독은 약 한 시간 동안 거세게 항의했다. 선수들은 영어로 아시아배구연맹 관계자와 대화하는 조 감독을 보며 공부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결국 스스로 책을 꺼내 들었다.
그렇게 선수들은 알게 모르게 조금씩 성장해갔다. 아시아 대회를 마치고 모두 각자 소속 팀으로 돌아간 뒤 조완기 감독은 기분 좋은 연락을 받았다. 각 학교 감독들이 “아이들 마인드가 많이 바뀌어서 왔다. 진짜 배구선수가 되고 있는 것 같다”라며 고맙다고 전해온 것. 조 감독도 밝은 목소리로 화답했다.
(사진설명 : 이주아)
태극마크는 필연적 경쟁
‘제2 김연경’을 꿈꾸지 마라
조완기 감독은 대표팀을 구성할 때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고려하려 한다. 선수들은 누구든 대표팀에 다시 뽑힐 수도, 뽑히지 않을 수도 있다. “꾸준히 노력해 기량이 향상된 선수가 있으면 그런 친구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실력이 비슷하다면 다른 선수들에게도 태극마크를 주고 골고루 성장해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그래야 모두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분발할 수 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난 무조건 된다’라거나 반대로 ‘난 어차피 안 된다’라는 내면의 편견을 깨주고 싶다”라는 게 조 감독이 밝힌 이유다.
한편, 선수단은 성인여자대표팀이 참가한 월드그랑프리 수원시리즈를 관전하기 위해 7월 23일 수원체육관을 방문했다. 이날 한국은 폴란드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압도하고 2그룹 선두 자리를 지켰다. 경기장은 관중석을 가득 메운 배구 팬들로 일렁였다.
조 감독은 제자들에게 “언니들 하는 걸 잘 봐라. 김연경이 주장으로서 팀원들을 어떻게 다독이는지, 김해란이 최고 선배로서 팀을 이끄는 힘은 무엇인지, 어떤 플레이가 오가는지 기억해야 한다. 이것이 너희 미래다. 빠르면 몇 년 안에도 이뤄질 수 있다. 태극마크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라고 격려했다.
이어 “‘제2 김연경’을 꿈꾸지 마라”라고 덧붙였다. 대신 그는 “‘제1 이원정’ ‘제1 박혜민’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누군가의 뒤를 잇는 선수가 아닌, 후배들 본보기가 되는 선수가 되라는 뜻이었다. “선배들로 인해 꿈을 키우는 건 맞다. 하지만 지금 이 선수들이 그 이상으로 더 잘할 수도 있다. 자신감을 갖고 힘찬 미래를 그렸으면 한다.”
(여자유스대표팀 명단. 출처 대한민국배구협회)
U-19 남자대표팀
박원길(경북사대부고) 감독이 맡은 남자대표팀은 지난 4월 아시아 대회에서 일본 뒤를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정상에 오르진 못 했으나 값진 결과였다. 12년 만의 준우승이었기 때문이다. 임동혁(제천산업고)이 베스트 아포짓 스파이커, 최익제(남성고)가 베스트 세터, 박경민(송산고)이 베스트 리베로 상을 수상하는 쾌거도 이뤘다.
세계 대회 대표팀에는 윙스파이커 김선호(남성고)와 미들블로커 국모세(진주동명고)가 새로 합류했다. 안정적인 세트에 강 서브를 구사하는 세터 최익제가 그대로 중심을 잡을 예정이다. 주포 임동혁 뒤를 김선호, 임성진(제천산업고) 등이 굳건히 받쳐줘야 한다.
한국은 아르헨티나 러시아 칠레 터키와 함께 C조에 배정됐다. 그동안 아르헨티나, 칠레와는 만난 적이 없다. 러시아에는 0승 4패로 열세다. 터키는 2013 세계유스선수권에서 3-0으로 승리한 것이 유일한 맞대결이다. 경기 방식은 여자와 동일하다.
(사진설명 : 임동혁)
‘원 팀(One Team)’을 향해
소통으로 마음 열기
아시아 대회에서 오랜만에 거둔 호성적은 선수단에게 동기부여 그 자체였다. 박원길 감독은 “처음 소집했을 때 목표가 4위 안에 들어 세계유스선수권 티켓을 따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열심히 해준 덕분에 그 이상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아시아 최강이라는 이란을 예선과 준결승에서 각각 3-0과 3-2로 두 번이나 이기고, 중국도 3-2로 꺾었다.
무척 고무적인 성과였다. 선수들이 ‘우리도 하면 되는구나’라는 자신감을 충전했다”라고 미소 지었다. 실제로 선수들은 경기 후 “와 우리가 이란을 이기다니!” “중국 미들블로커 키가 216cm였는데!”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는 팀워크가 빚어낸 결과였다. 박 감독이 가장 중요시한 부분이기도 했다. 그는 “선수들이 여러 학교에서 모이다 보니 이 팀을 단시간 내에 어떻게 ‘원 팀(One Team)’으로 만들어야 할지 고민이 깊었다. 아이들끼리 속 깊은 대화를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마련해줬다. 훈련 도중 호흡이 잘 안 맞는 점이 무엇인지부터 사적인 얘기까지 오갔다. 또래라 서로 금세 가까워지더라. 실력도 중요하지만 하고자 하는 마음들이 모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선수들뿐 아니라 코칭스태프도 동참했다. “무엇을 하든 아이들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 했다. 다음날 훈련 일정을 사전에 미팅을 통해 전달하고 협의했다. 고된 훈련이 반복됐을 때는 낮잠 시간을 30분 더 늘리는 등 코치, 트레이너와 효율적인 스케줄을 짜려 했다.”
소통의 시작은 마음을 먼저 여는 것이었다. 박 감독은 “미리 트레이너를 통해 아이들 이야기를 들었다. 트레이너에게 아이들을 치료해주며 왜 컨디션이 안 좋았는지, 기분이 저기압이었는지 등을 물어보라고 했다. 감독이 선수들과 대화하려면 아무 것도 모르고 가면 안 된다. 요즘 선수들은 속 얘기를 잘 하려 하지 않는다. 감독이 먼저 진심을 보여줘야 입을 떼고 마음을 연다. 선수들을 이해하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설명 : 김선호)
조직력으로 8강까지
근거 있는 자신감
박원길 감독은 세계 대회 키 플레이어로 망설임 없이 윙스파이커 김선호를 꼽았다. “그간 크게 눈에 띄는 선수는 아니었다. 그런데 직접 살펴보니 정말 좋더라. 원래 선호는 리베로 출신이다. 덕분에 기본기가 아주 좋고 수비가 매우 안정적이다. 거기에 훌륭한 공격력까지 갖췄다. 아시아 대회에서는 대부분 공격이 임동혁에게 치우쳤다. 선호가 들어옴으로써 짐을 나눠들 수 있을 것 같다. 보다 다양한 공격을 시도해보려 한다. 주전 세터 익제와도 같은 남성고 출신이라 잘 맞는다. 팀에 안정감을 더해주는 선수다. 동혁이도 지원군이 왔으니 부담감을 한결 내려놓을 수 있길 바란다.”
세계유스선수권을 앞두고 중점적으로 훈련한 것은 ‘조직력 강화’였다. “스피드 배구를 구현하기 위해 조직력을 높이려 했다. 선호가 들어와 팀 전체적으로 플레이가 좋아졌다. 안정적인 리시브를 바탕으로 빠르게 움직여야만 세계무대에 가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이번 대표팀 강점과 보완점도 들어봤다. “장점은 하고자 하는 의욕이다. 상승세를 유지해 세계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보려는 선수들 의지가 대단하다. 의기투합이 잘 되고 있다. 그게 최고 강점이다. 다만 파이팅은 조금 부족하다. 팀이 잘 안 될 때, 경기가 안 풀릴 때 의기소침해지는 경향이 있다. 훈련을 거듭하며 계속 파이팅을 주문했다. 결국은 선수들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보완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시켰다.”
목표는 여자대표팀과 마찬가지로 ‘8강’에 오르는 것이다. “8강은 1차 목표다. 막연히 ‘잘해야지’ 하고 대회에 나가는 것과 구체적인 목표를 수립하고 임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선수들은 세계선수권 출전이라는 첫 번째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 이제 8강이라는 관문을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자신 있다고 하더라. 더불어 코칭스태프들도 기세를 높이고자 한다.”
(사진설명 : 임성진)
자랑스런 국가대표
마지막인 것처럼
대표팀은 훈련할 때 누구 하나 인상 쓰는 선수가 없다. 오히려 웃으며 공을 따라다니고 때로는 거친 농담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격려한다. 이는 박 감독 훈련 방침이다. “하기 싫은데 억지로 운동을 하는 선수는 태극마크를 달 이유가 없다. 수많은 선수들을 대표해서 왔으면 거기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그러려면 재미있게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스스로 발전해나갈 수 있다. 어차피 한 번 훈련할 때 운동 시간은 고작 3시간 남짓이다. 그 시간 동안 어떤 마음으로 임하냐에 따라 기량이 달라진다.”
고된 훈련이 열매를 맺으면 보상도 확실했다. 박 감독은 아시아 대회 준우승을 일군 선수들에게 소원을 한 가지 들어주기로 했다. 선수들이 상의 끝에 내놓은 결론은 ‘야구 경기 단체 관람’이었다. 야구장을 한 번도 가보지 못 한 선수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문경에서 7월 10일부터 22일까지 상무(국군체육부대)와 전지훈련을 마치고 23일 수원으로 올라왔다. 24일 곧바로 필리핀 성인대표팀과 연습게임을 가졌고, 25일 오후 드디어 수원 KT위즈 파크를 찾았다. 이곳에서 KT위즈와 두산베어스 경기를 관전했다. 치킨과 콜라 등 간식도 허용됐다. 모처럼 콧바람을 쐬며 기분전환을 했다.
박원길 감독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소집된 순간부터 대회를 마치는 날까지 매일매일이 소중한 경험이라고 했다. “선수들에게 ‘어쩌면 이번이 우리 가슴에 태극기를 다는 마지막 순간일 수 있다’라고 항상 얘기한다. 다시 대표팀에 뽑히지 못 하는 선수도 분명 생길 것이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나도 마찬가지다. 대표팀 감독이 돼 배구를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영광스럽다. 하지만 계속 하리란 보장은 없다. 그래서 마지막이 될 수 있으니 후회 없이 하자고 했다. 정말 미련 없이 끝낼 수 있게 말이다. 조금 힘들어도 현재의 소중함을 깨닫고 즐겨야 한다.”
그는 “이 아이들이 앞으로 한국 배구 주축이 될 것이다. 미리 큰 무대에 나가 세계배구는 어느 정도 수준인지, 우리나라 위치는 어디쯤인지 몸소 느끼는 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잘해주길 바란다”라며 힘줘 말했다.
(남자유스대표팀 명단. 출처 대한민국배구협회)
글/ 최원영 기자
사진/ 문복주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8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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