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그] ‘금의환향’ 男대표팀 이민규 “독기 품고 악착같이 했다”
- 국제대회 / 최원영 / 2017-06-20 16:37:00
[더스파이크=인천공항/최원영 기자] 이민규는 대표팀을 이끌었던 코트 위에서만큼이나 차분하고 듬직했다.
20일 오후 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이 인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한국은 월드리그에서 1995년 이후 22년 만에 5승(4패 승점 12)을 달성하며 2그룹 12개 팀 중 6위에 올랐다. 당초 문성민, 전광인, 서재덕 등 주 공격수가 빠지며 어려움이 예상됐으나 기대 이상 선전으로 배구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그중 대부분 경기에 주전 세터로 나서며 팀을 지휘했던 이민규(25, OK저축은행)는 책임감이 남달랐다. 1승도 힘들 것이라는 평가를 뒤집고 싶었다. 그는 “다들 우리가 약체라고 했다. 선수들끼리 연습하면서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새겼다. 잘하고 싶어서 독기를 품고 악착 같이 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 대표팀 팀워크를 자랑하기도 했다. “김호철 감독 및 코칭스태프들과 선수단까지 모두가 똘똘 뭉쳐있었다. 팀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 경기력 면에서는 다들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기본기가 좋아 쉽게 무너지지 않았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좋은 성적을 거뒀으나 보완하고 싶은 점도 분명했다. “서브에서 경기력이 많이 갈린 듯 하다. 서브가 잘 통해야 게임이 잘 풀리더라. 전체적으로 서브 연습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라며 강조했다.
이민규는 명 세터 출신인 김호철 감독에게 끊임없이 가르침을 구했다. 어떤 점을 묻고 배웠을까. “감독께서 공만 잘 올린다고 좋은 세터가 되는 건 아니라고 하셨다. ‘이 팀은 네 팀이다. 승리를 위해서는 네가 팀을 잘 이끌어야 한다’라고 말씀해주셨다. 더 활발하게 하라는 조언도 덧붙이셨다.”
9경기에서 만난 7개국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팀은 ‘슬로베니아’라고 밝힌 그는 “세터가 정말 최고더라. ‘잘하는 세터’에 대한 편견을 깨줬다. 리시브가 안 좋아도 우리 블로킹이 쫓아갈 수 없게끔 세트플레이를 만들더라. 많이 배웠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이민규는 지난해 2월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일본시리즈를 치르다 허벅지 부상으로 주춤하기도 했다. 현재 몸 상태에 관해 묻자 “허벅지는 이제 괜찮아졌다. 어깨는 말을 안 듣는다. 근력 보강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대표팀은 월드리그를 통해 남자배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자연스레 2020 도쿄올림픽으로 시선이 향했다. 이민규는 “올림픽은 정말 꿈이다. 선수로서 올림픽 무대를 밟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량을 더 향상시켜야 한다. 눈 앞에 대회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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