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태국, 배구 아래 하나 되다

국제대회 / 정고은 / 2017-06-04 04: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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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방콕/정고은 기자] 한국과 태국, 배구 안에서 하나가 됐다.



지난 3일 후아막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한국-태국 여자배구 올스타전 슈퍼매치. 경기 시작 1시간 30여분 전부터 출입구는 입장을 기다리는 팬들로 가득했다.



선수단 버스가 도착하는 곳 역시도 팬들이 많기는 마찬가지. 놀라운 건 태국 팬들이 한국선수들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 이때부터 태국 팬들의 열렬한 배구 사랑을 조금이나마 예견할 수 있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선수들이 몸을 풀기 위해 모습을 드러내자 경기장은 팬들이 뿜어내는 함성소리로 뒤덮였다. 태국 선수들만은 아니었다. 한국 선수들 등장에도 환호는 끊이지 않았다. 특히 김연경은 태국선수(?)와 같은, 아니 그보다 더한 인기를 누렸다. 그의 손짓 하나 하나에 팬들은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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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심의 휘슬 소리와 함께 경기가 시작했다. 친선전이지만 양국의 자존심이 달린 만큼 선수들은 경기에 최선을 다했다. 초반 분위기를 잡은 건 한국. 그러나 태국도 힘을 냈다. 덩달아 경기장도 들썩였다. ‘귀가 따갑다’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만큼 8000여명의 관중들이 쏟아내는 응원은 그야말로 엄청났다.



하지만 그 응원의 소리는 경기 내내 이어졌다. 다시 말해 한국 대표팀에게도 응원과 박수갈채가 끊이지 않았다. 김연경이 서브를 넣을 때면 태국선수들보다 더 한 환호가 쏟아지기도 했다. 방콕에서 치러지는 경기였고 대부분이 태국팬이었지만 태국과 한국이라는 경계는 없어진지 오래였다. 그들은 ‘배구’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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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만난 한국 교민들은 하나 같이 태국의 배구 인기가 엄청나다고 입을 모았다. 권희선씨는 “배구 인기가 엄청나다. 여자배구를 하게 되면 월차를 내고 경기를 보러 가는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정환택씨 역시 “태국 사람들이 배구를 엄청나게 좋아한다. 뿐만 아니라 김연경 선수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라고 전했다.



김연경도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솔직히 태국 배구가 인기 많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정식시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서 놀랐다. 다른 나라 선수인데도 환호를 많이 해줘서 감사했다. 덕분에 재밌는 경기하고 간다.”



‘배구’라는 종목 아래 함께 뜻을 모은 한국과 태국. 비록 승패는 나뉘어졌지만 이날만큼은 국가가 아닌 배구 아래 하나가 된 두 나라다.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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