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세 번째 별을 품다
- 여자프로배구 / 정고은 / 2017-03-30 20:13:00

[더스파이크=화성/정고은 기자] IBK기업은행이 2014~2015시즌 이후 두 시즌 만에 다시 정상의 자리로 복귀했다.
IBK기업은행이 30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챔피언결정전 4차전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6-24, 25-20, 18-25, 25-18)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 챔프전 우승을 확정했다.
리쉘이 36득점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린 가운데 박정아와 김희진이 각 16득점, 11득점으로 뒤를 받쳤다. 이에 힘입어 IBK기업은행이 통산 세 번째 우승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은 아쉬움이 짙었다.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시리즈 전적 3패로 무너진 것. 결국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016~2017시즌을 앞두고 이정철 감독은 통합우승에 대한 마음을 내비쳤다. 그리고 그 발언을 증명이라도 하듯 시즌 초반부터 순위표 첫 째 자리를 사수했다.
그러나 위기가 찾아왔다. 주전세터 김사니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정철 감독도 “사니가 다치면서 ‘이래가지고는 플레이오프 진출도 장담할 수 없겠다’라고 생각했다”라며 아득했던 당시 심경을 전했다.
3라운드 들어서면서부터 흥국생명의 거센 도전에 흔들렸다. 그리고 결국 1위 자리를 내줬다. 두 팀의 선두 다툼도 한층 치열해졌다.
기회를 포착했다. 5라운드 전승을 기록하며 흥국생명 뒤를 바짝 뒤쫓았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이고은의 활약이 빛났다. 김사니 공백을 잘 메웠다. 그 덕분에 팀도 상승세를 탔다. 이정철 감독도 “이고은이 경기를 치르면서 안정감을 찾고 있다”라고 흐뭇해했다.
하지만 한 끗 차이를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 2월 21일 GS칼텍스에게 패하며 선두 탈환의 기회를 날렸다. 그리고 결국 흥국생명에게 정규리그 우승을 내줬다.
지난 시즌과 입장이 뒤바뀌었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챔프전 직행에 성공했던 것과 달리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좋은 기억이 있었다. 2014~2015시즌에도 정규리그를 준우승으로 마무리했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서 도로공사를 꺾으며 정상에 오른 것.
그러나 챔프전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1차전을 3-1로 잡아냈지만 2차전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배를 떠안았다. 상대 외국인 선수 알레나에게 무려 55득점을 내준 점이 뼈아팠다.
긴장감 속에 맞이한 3차전. IBK기업은행의 간절함이 더 컸다. KGC인삼공사를 3-1로 제압했다. IBK기업은행이 5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
걱정은 있었다. 하루걸러 하루 치러지는 경기 일정 탓에 주전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극심했다. 1차전에서부터 그 우려는 현실이 됐다. 풀세트 끝에 고배를 마셨다.
경험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었다. 그간 4번의 챔피언결정전을 거치며 선수들 스스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IBK기업은행은 2차전을 잡은데 이어 3차전마저 가져오며 우승에 한걸음 다가섰다.
경기에 앞서 이정철 감독은 “4차전에서 끝내고 싶다. 하지만 급하게 서둘러서는 안 된다. 서수들이 순간순간 냉정함을 가지고 경기에 임해주길 바란다”라는 소망을 전했다.
1세트는 듀스 끝에 IBK기업은행이 가져갔다. 하지만 2세트 초반 상대 기세에 밀리며 리드를 내줬다. 6-7에서 흐름을 잡았다. 상대의 연이은 범실 속에 김사니가 러브의 오픈을 가로막으며 9-8 역전에 성공했다.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던 양 팀의 승부는 17-17에서 갈렸다. 상대범실로 한 점을 추가한 IBK기업은행은 채선아의 서브가 그대로 득점이 되며 2점차로 앞서 나갔다. 여기에 리쉘, 김미연, 박정아의 득점이 더해지며 IBK기업은행이 2세트를 품에 안았다.
3세트 흥국생명이 반격에 나섰다. 김나희, 러브, 이재영등이 득점포를 가동하며 앞서나갔다. IBK기업은행도 리쉘을 앞세워 추격에 나섰지만 간격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오히려 5점차로 벌어졌다. 흥국생명이 신연경의 연이은 서브에이스와 함께 3세트를 25-18로 마무리했다.
IBK기업은행이 심기일전했다. 초반 리쉘의 득점에 상대범실이 이어지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흥국생명도 러브와 이재영이 힘을 내며 뒤를 쫓았지만 화력에서 밀렸다. IBK기업은행은 박정아와 리쉘이 연신 득점포를 쏘아 올리며 8점차로 달아났다. 역전은 없었다. IBK기업은행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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