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예비역의 저력을 보여주마 V-리그 코트로 돌아온 ‘진짜 사나이’

매거진 / 정고은 / 2017-02-06 16:48:00
  • 카카오톡 보내기

남자라면 으레 다녀와야 하는 곳이 있다. 바로 군대. 선수들이라고 예외는 없다.


지난 2014~2015시즌을 마치고 7명 선수들이 상무에 입대했다. 그리고 1월 26일 약 2년간 복무를 마치고 전역을 신고했다. 흘러간 시간만큼이나 더욱 단단해져 돌아온 예비역, 그들을 살펴본다.




BJ3_6122.jpg



우리카드 비상에 날개 달아줄까


김정환


아포짓 스파이커 & 윙스파이커


2010~2011 2라운드 5순위 지명


입대 전 기록


1.png



잘 나가는 우리카드에 동력을 더할 조커가 돌아왔다. 왼손잡이 공격수 김정환이 바로 그 주인공. 입대 전까지 팀 주축으로서 꾸준한 활약을 보였던 그가 상무 유니폼을 벗고 팀에 합류했다.



2010~2011 시즌을 앞두고 2라운드 5순위로 우리캐피탈에 지명된 김정환. 많은 이들이 주목하지는 않았지만 데뷔 시즌 26경기 83세트에 나서며 334득점을 기록하는 성적표를 남겼다. 성공률도 47. 53%로 준수했다.



그런 그가 존재감을 확실히 남기게 된 계기가 있다. 2011 월드리그를 앞두고 대표팀에 승선한 것. 박철우를 비롯해 문성민 김요한 등이 부상으로 빠지며 그 자리에 김정환이 이름을 올렸다. 전광인 최홍석과 함께 삼각편대를 이룬 김정환은 쿠바와 프랑스를 잡아내는 데 힘을 보태며 이름을 알렸다.



활약은 V-리그까지 이어졌다. 경험이 쌓이자 더 높이 날았다. 이듬해인 2011~2012시즌 33경기를 소화하며 423득점을 기록했다. 득점과 공격 종합(48.14%)에서 각각 10위를 차지했다. 팀 성적도 상승했다. 다른 팀에 비해 경험은 부족했지만 신영석(현 현대캐피탈) 최홍석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성장하면서 앞선 시즌보다 한 단계 뛰어오른 5위에 안착했다. 2012~2013시즌에도 김정환은 외국인 선수 다미와 함께 드림식스 공격진을 이끌며 정상급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데뷔 이후부터 군 입대 전까지 5시즌을 뛰며 토종 공격수로서 입지를 다져나간 김정환. 본래 포지션은 아포짓 스파이커지만 리시브 능력이 좋아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리시브를 받아내기도 했던 그는 2014~2015시즌에도 세트 당 4.017개 리시브를 받아내며 보조 공격수 겸 윙스파이커로 뛴 바 있다.



4라운드까지 우리카드는 좋은 성적을 이어갔다. 중상위권을 지키며 봄 배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만약 김정환이 가세해 제 몫을 해준다면 우리카드로서도 체력전에 돌입하는 시즌 막판,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최홍석도 인터뷰에서 “가끔씩 연락을 한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해서 안 받은 적도 있다. 팀이 잘해서 배가 아프지 않을까”라고 웃었지만 “경기를 계속 보는 것 같더라. 몸을 잘 만들고 있으니 돌아오면 분명히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카드 김상우 감독도 “김정환이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체중 조절도 잘 하고 있다. 팀이 어려울 때 충분히 교체가 가능하다. 경우에 따라 다른 구상도 가능하다”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함께 뛴 적은 없지만 KOVO컵에서 잠시 김정환을 본 적 있다는 파다르는 “상무에서 뛰고 있는 김정환이 우리 팀 소속이라고 들었다. 정말 잘 하더라. 빨리 팀으로 복귀해 함께 뛰고 싶다”라고 말했다. 과연 김정환 합류가 순위 경쟁을 하는 데 있어 얼마만큼 플러스 요소가 될지 우리카드가 펼쳐 갈 5-6라운드에 시선이 쏠린다.



160925_상무_이효동_02.jpg




야속한 시간 달라진 처지


이효동·정성민


이효동│KB손해보험 세터


2010~2011 1라운드 5순위 지명


2012.01 현대캐피탈→LIG손해보험 트레이드


입대 전 기록


2.png



정성민│현대캐피탈 리베로


2010~2011 1라운드 3순위 지명


2012.01 LIG손해보험→현대캐피탈 트레이드


입대 전 기록


3.png



비 시즌 때만 하더라도 KB손해보험 강성형 감독은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올 세터 이효동을 적극 활용할 계획으로 그 복귀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황택의를 선발하는 행운을 얻었다. 그간 KB손해보험은 전신인 LIG손해보험 시절부터 리시브와 함께 세터 자리에 고민이 많았고, 마침내 대형 신인 세터를 품에 안았다. 기대는 어긋나지 않았다. 황택의는 신인답지 않은 활약을 펼치며 단숨에 주전 자리를 꿰찼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이효동 처지는 애매해졌다. 황택의 뿐 아니라 팀에는 이미 권영민 양준식 등이 뒤를 지키고 있다.



2010년 현대캐피탈에 입단한 이효동은 2012년 1월 LIG손해보험으로 트레이드됐다. 그리고 2012~2013시즌에는 유광우 한선수 권영민 등 쟁쟁한 선배들에 이어 세트 부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두 시즌을 더 소화한 후 상무에 입대했다.



정성민 또한 군 입대 전과 전역 후 상황이 변하기는 마찬가지. 상무에 있는 동안 신동광이 여오현 백업으로 성장한 것. 2015~2016시즌 현대캐피탈은 리베로 두 명을 경기 진행 상황에 맞게 번갈아 기용하는 ‘더블 리베로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올 시즌에도 현대캐피탈은 여오현 플레잉 코치가 건재해 정성민은 신동광과 자리싸움을 벌여야 한다. 플레이오프를 넘어 챔프전을 노리는 현대캐피탈로서는 톤이 리시브 불안을 보여 리베로들의 수비 범위가 넓어졌다. 정성민 합류가 현대캐피탈 선수 활용 방안에 어떤 묘수를 던져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160927_신협상무_구도현.jpg




예비역 3형제, 치열한 경쟁 예고


김정환 이효동 정성민 외에도 조근호(현대캐피탈 미들블로커)와 공재학(대한항공 윙스파이커), 구도현(우리카드 미들블로커)등 3명 선수들도 코트로 돌아온다. 그러나 이들에게 내어줄 코트 빈 자리는 그리 넓어보이지 않는다.



조근호는 이미 팀에 신영석과 최민호가 굳건히 버티고 있다. 여기에 2년차 김재휘도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더 좁아졌다. 공재학 역시도 곽승석 정지석 김학민 신영수 등 윙스파이커 자원이 넘쳐흐르는 탓에 사실상 얼굴을 보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구도현도 기존 박상하와 박진우 트윈타워에 올 시즌 합류한 김은섭까지 활약도가 높아 입지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낙담하기는 이르다. 이제 막 돌아온 만큼 다가오는 비시즌에 체계적인 훈련을 소화한다면 기존 선수들도 긴장해야 할 것. 다음 시즌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글/ 정고은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 배구 전문 매거진 <더스파이크> 2월호 게재된 기사입니다.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

오늘의 이슈

포토뉴스

THE SPIKE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