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아, 치명적 그 이름! 부상

매거진 / 정고은 / 2017-02-06 1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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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0일이었다. 한국도로공사와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 그에게 갑자기 정미선 출전여부에 대한 질문이 던져졌다(정미선은 올 시즌 중 무릎염증제거 수술을 받아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러자 양 감독은 “이제 연습한지 이틀째다. 운동을 한다고 하면 다들 바로 뛸 수 있는 줄 아는데 아니다. 복귀 가능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의 말처럼 운동을 시작했다고 해서 바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복잡한 부상, 현대캐피탈 강진규 트레이너와 부상과 관련한 모든 것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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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자주 당하는 부상이 있다면


부상은 두 가지로 나누어 얘기할 수 있다. 우선 경기 때나 훈련 시 갑작스럽게 다치는 급성 손상이 있다. 또 하나로는 선수가 운동을 많이 하면 과사용이 되는데 이로 인해 스트레스가 누적이 돼서 오는 부상이다.


부위로 치자면 보통 배구선수들이 스파이크를 많이 때려서 어깨부상이 많을 것 같지만 점프나 착지과정에서 무릎이나 발목 등 하체 쪽 부상이 잦다.



여자 선수와 남자 선수 부상 부위에 차이가 있나


사례가 다양해서 뭐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내용으로는 십자인대 부상은 무릎이나 골반각도가 클수록 잘 당한다. 그래서 개인차는 있겠지만 골반이 넒은 체형이 부상을 당하기 쉽다.


따라서 보통은 여자 선수들이 골반이 넓기 때문에 무릎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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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큰 선수가 부상을 더 잘 당하나


키가 크면 신체를 조절하는 능력이 아무래도 작은 사람보다 떨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상을 잘 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개인 운동 능력 등 키 큰 사람들 사이에서도 개인차가 있어 딱히 그렇지는 않다.



외국인 선수들 관리법은 따로 있나


우리를 예로 들면 톤이라고 해서 다른 건 없다. 다른 선수들과 같은 시스템을 받고 있고 본인이 불편한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에 맞춰 처치를 하고 있다. 서양인이라고 다른 점? 배구를 할 때는 신체적인 능력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트레이닝을 하고 의무적인 처치를 하는 데 있어서는 국내선수들과 차이 없이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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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나 훈련 시 예기치 않은 부상을 당할 때도 있지만 최대한 방지하려면


경기 중에 발목이 돌아간다든지 손가락이 삐는 건 솔직히 예방하기가 쉽지 않다.



부상 경력이 있으면 훈련 전에 테이핑을 한다든가 보호대를 차면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권장하고 싶은 건 그 부위를 최대한 강하게 만들 수 있는 지속적인 강화운동이나 재활운동을 해주는 게 좋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는 신체 능력 중에서 근력도 근력이지만 코어와 밸런스 능력을 강화해주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경기 후에 아이싱이나 스트레칭 그리고 요즘에는 폼룰러라고 있어서 근막이완을 혼자서 할 수 있는 도구가 있는데 그런 걸 하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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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룰러의 용도는


근육을 자주 사용하기만 하고 풀어주지 않아서 오는 부상들이 있다. 그래서 스트레칭을 하는 건데 폼룰러는 스트레칭과는 다른 효과가 있다. 근육 위에 근막이라는 것이 있는데 체중을 이용해 근막 마사지를 할 수 있는 도구다. 한마디로 마사지를 혼자 한다고 보면 된다.



아이싱은 어떤 효과


많이 사용해서 손상된 부위가 있는데 거기에 자극이 가면 염증 반응이 일어나서 열과 함께 부기가 생길 수 있다. 그걸 예방해주는 게 아이싱이다. 많은 혈류가 쏠리고 자극이 간 부위에 아이싱을 대주면 냉효과로 염증이 나지 않게 예방해준다.



트레이너 역할을 설명해준다면


명칭을 따지자면 선수 트레이너라고 한다. 그냥 트레이너라고 하면 일반 피트니스 센터 트레이너와 혼동이 될 수 있지만 편의상 트레이너라고 한다. 트레이너가 하는 일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스포츠 의학을 현장에서 적용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부상 예방 등 부상 관련된 업무와 재활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선수들이 다쳤을 때 1차적으로 평가해서 병원에 진료의뢰를 하고 병원에 동행한다. 병원에서 나온 이후에는 구단에서 할 수 있는 처치나 재활운동을 같이 하고 있다. 그 외로는 테이핑 업무나 선수들이 보호대를 선택할 때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는 컨디셔닝, 즉 체력트레이너가 따로 있어 웨이트 프로그램은 체력 트레이너가 전담해서 하고 있다.



선수들 트레이닝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손상 정도에 따라 초기, 중기, 후기 이런 식으로 나눠져 있어 재활단계, 선수 상태에 따라 목적을 두는 부분이 달라진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선수가 통증과 불편함 없이 최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목표를 두고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재활 과정을 간략히 말해준다면


재활 과정이라는 것이 손상 정도나 수술여부에 따라 굉장히 많이 달라진다. 그렇지만 단계는 있다. 손상 정도로 판단한다. 그 단계에 맞춰 우리도 재활을 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초기에는 강한 운동을 하면 손상이 더 심해진다. 후기에는 약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강화가 되지 않고 약한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이 부상이면 보통 며칠 전에 염증을 가라앉혀야 하고 며칠 안에는 가동범위 각도가 나와야 하고 언제부터 근력운동을 들어가고 밸런스 운동을 하는지 등 트레이너들이 공통적으로 적용하는 것도 있지만 각자 경험에 의해서 가지고 있는 프로토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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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닝을 하면서 느낀 점은


아직 배워야 할 게 많지만 트레이너 일을 하면서 느낀 건 책에서 보고, 공부하던 걸로만 적용하기 보다는 재활 과정에서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해보면 성향이나 성격이 나오는데 그걸 파악해서 맞춰가면서 하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현대캐피탈 선수 가운데 ‘관리 왕’을 꼽자면


여오현 플레잉 코치다. 지금까지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걸 보면 그만큼 관리가 철저하다(여오현은 올해 한국 나이로 불혹이 됐다). 여태까지 운동을 해오신 것도 있지만 올 시즌 캐슬에서 하지 못하는 걸 시도하는 과정에서 필라테스를 하게 됐는데 본인이 느끼기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는 수술 외 모든 재활치료가 가능하다고 들었다. 어떤 시설들이 있나


웨이트 장비를 제외하고 말하자면 등속성 장비가 있다. 등속성이란 관절각이 동일하고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수축을 말하는데 근력을 측정하거나 강화할 때 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밸런스 운동을 할 수 있는 슬링도 있다. 슬링은 흔들리는 줄을 이용해서 손상 부위를 치료하는 치료법으로 슬링 위치와 운동하고자 하는 관절 위치에 따라 근육과 관절에 적용되는 힘의 원리가 달라진다. 따라서 원하는 운동 목적에 따라 슬링 위치를 다양하게 변형시켜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수중재활치료실이 있다. 수중재활시스템은 국내에 많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초기 재활이나 급성 손상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아무래도 물속은 부력으로 체중부하가 덜하다. 그래서 우리가 판단해 가능한 경우라면 평지에서는 할 수 없는 점프라든지 걷기 같은 운동을 수중에서 진행한다.



신인선수들이나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몸 관리에 대해 조언해준다면


아마추어도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정보는 어느 정도 접하기가 쉽기 때문에 강화훈련에 대한 정보는 많이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누적돼서 오는 손상은 근력이 약해서 오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많이 사용된 근육이나 관절, 인대가 적당히 이완되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돼서 쌓이기만 하다가 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운동 후에 아이싱을 대고 스트레칭을 하고 폼룰러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전 웜업은 너무 일반화돼서 지금 아마추어도 다들 잘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경기 후나 훈련 후에 관리를 해주면 부상 방지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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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규 트레이너가 알려주는 테이핑 팁


아마추어 배구 동호인들이 경기에서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 중 하나가 엄지 관절. 블로킹 시 자주 생기는 엄지관절 염좌에 관한 테이핑법은 그림에 나와 있는 방식으로 테이핑을 절반씩 겹쳐 2~4회 실시하면 된다.



여기에 하나 더 강진규 트레이너는 “테이핑 종류는 다양하다. 흔히 볼 수 있는 하얀색 테이프는 탄성이 없다. 고정력이나 지지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살색 테이프는 ‘키네시오 테이프’로 늘어나는 탄성이 있어 근육이나 관절에다가 사용한다. 많이 움직이는 관절에는 키네시오 테이프가 움직이기 자유로워서 선호하는 편이다”라고 테이핑 종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어 “테이핑 방법은 비슷한 것도 있지만 워낙 다양해 트레이너마다 디테일이 다른 부분이 있다. 그리고 손상에 따라 다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글/ 정고은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 배구 전문 매거진 <더스파이크> 2월호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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