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女 배구대표팀 ‘반갑다, 그랑프리’…한국배구 2017년 스타트
- 매거진 / 더스파이크 / 2017-01-18 14:15:00
새해가 밝았다. 한국배구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는 국내 배구 도입 100주년을 맞았지만 ‘축제’는 없었다. 대한민국배구협회(이하 배구협회)는 새로운 회장을 맞았지만 밖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걱정이 많다.신임 집행부가 출범한지 4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으나 아직까지 엇박자가 나오는 모양새다. 신임 집행부를 비토하는 등 불협화음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과 문제를 떠나 올해는 중요하다. 3년 앞으로 다가온 2020 도쿄올림픽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세계선수권대회에 초점 맞춰야
여자배구대표팀은 지난해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 획득을 목표로 삼았다. 대표팀은 브라질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8강에서 네덜란드 벽에 막혔다. 지난해 한국배구에 가장 아쉬움을 주었던 장면이다.
그러나 여자대표팀은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충분히 인정받았다. 배구 팬들에게 올해 가장 기대를 모으는 국제대회는 월드그랑프리다. 여자대표팀은 지난 2014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월드그랑프리 무대에 복귀한다.
월드그랑프리는 오는 7월 7일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1주차 일정을 시작한다. 그룹별로 나눠 대륙간 라운드를 치르는데 한국에서도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3주차 일정이 7월 21일부터 23일까지 한국에서 치러진다. 개최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수원체육관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랑프리가 끝나면 여자대표팀은 2018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 예선전도 준비해야 한다. 남자대표팀도 사정은 비슷하다. 남자대표팀은 월드리그 대륙간 라운드에 참가한다. 올해는 1주차 경기가 한국에서 먼저 열린다. 남자대표팀은 여자대표팀과 견줘 한 달 정도 먼저 월드리그 일정을 소화한다. 6월 2일부터 4일까지 열리는 1주차 경기 개최 장소는 장충체육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대표팀은 월드리그 종료 후 재소집 된다. 내년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 예선전 참가 때문이다. 남녀부 모두 아시아 예선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제배구연맹(FIVB)에 따르면 10월 15일 이전까지 예선전을 모두 마무리한다. 각국 리그 일정을 감안한 조치다.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 예선전 장소는 남자부 경우 이란과 호주, 여자부는 태국에서 각각 열린다. 한편 2018 세계선수권은 남자부의 경우 이탈리아와 불가리아가 공동 개최하고 여자부는 일본에서 열린다.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둔 전초전 성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외면할 수 없는 풀뿌리 배구
배구협회는 지난 12월 6일 2017년도 국제사업(안)을 발표했다. 남녀시니어(성인)대표팀을 포함한 각급 대표팀의 국제대회 참가 계획이다.
올해 국제무대 첫 출전은 유스 대표팀이다. 오는 3월 5일부터 13일까지 중국 충칭에서 열리는 ‘제11회 아시아여자유스(U-18) 선수권대회’가 그 무대다. 여자부가 끝난 뒤 같은 달 28일부터는 미얀마에서 남자부(U-19) 대회가 열린다.
여자유스팀 코칭스태프는 이미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남자부는 12월 20일 현재 기준으로 재공모가 진행 중이다. 남녀 유스대표팀이 아시아선수권에서 3위 이내 성적을 거둔다면 세계대회에 나간다. 세계유스선수권대회는 8월 18일부터 27일까지 아르헨티나(여자부), 바레인(남자부)에서 각각 열린다.
올해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대륙별 선수권대회인 아시아선수권이 열리기 때문이다. 7월 24일부터 8월 1일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아시아남자선수권이, 8월 9일부터 17일까지 필리핀에서 아시아여자선수권이 차례대로 예정됐다. 월드리그, 월드그랑프리에 이어 치러지기 때문에 시니어대표팀에 대한 적절한 선수 선발과 유지 및 지원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시니어대표팀에 관심과 지원이 몰릴 수 밖에 없지만 유스 및 청소년대표팀에도 신경을 허투루 쓸 수 없는 노릇이다.
전임 감독제 및 각급 대표팀 체계적 관리 초석 다져야
2020 도쿄올림픽은 중요하다. 여자대표팀은 지난 1976년 몬트리올대회 이후 또 다시 메달 도전에 나선다. 남자대표팀은 2000년 시드니대회 이후 끊긴 올림픽 본선 진출이 목표다.
한국배구는 오랜 기간 국제무대에서 우선 목표를 올림픽에 뒀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올림픽이 아닌 세계선수권대회에 먼저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FIVB가 산출하는 세계랭킹 포인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대회가 세계선수권이다.
차기 올림픽에 2년 앞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준비를 잘해야만 올림픽에서도 좋은 결과를 바랄 수 있다. 또한 남녀대표팀은 지난해까지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김남성(남자) 김철용(여자) 감독과 계약기간이 만료됐다. 두 감독과 재계약을 하거나 공모를 통해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사령탑 임기 동안 대표팀 지원 보장이다. 단기간이 아닌 장기적인 로드맵을 깆고 대표팀을 운영해야 한다. 전임 감독제에 대한 얘기가 배구계에서 흘러나온 지도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넘었다. 빠듯한 배구협회 살림살이 때문에 처음부터 모든 지원을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전임감독제를 실시할 수 있는 징검다리를 이번부터는 놓아야 한다.
대표팀 선수 선발에 대해서도 좀 더 유동적이고 탄력적인 운영이 필요하다. 배구협회 측은 “월드리그, 월드그랑프리,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 예선전 등 모든 대회를 같은 선수들로만 치를 수 없다”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파견 대회 별로 선수단 구성에 충분히 여유를 두도록 할 계획이다. 시니어대표팀 경우 선발 선수 대부분이 V-리그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소속 구단과 리그 운영 주체인 한국배구연맹(KOVO)과도 의견을 교환하고 협조할 생각”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염불에 그치지 말아야 한다. 매번 새해가 될 때마다 전임 감독제와 대표팀에 대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지원 약속이 앵무새처럼 되풀이 됐던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급격한 변화와 개혁이 어렵다면 한 부분씩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한다. 조그만 부분이라도 개선되고 발전하는 모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배구협회가 이런 부분에서 앞장서야 한다. 국제무대에서 한국배구를 대표하는 기관은 배구협회기 때문이다.
글/ 류한준 조이뉴스24 기자
* 배구전문 매거진 <더스파이크>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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