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코트, 김재영은 보여주고 싶었다

여자프로배구 / 정고은 / 2017-01-18 03: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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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6시즌 만에 집어든 배구공. 김재영은 그 공백을 코트 안에서 훌훌 털어냈다.


잘나가던 흥국생명에 부상의 악령이 찾아왔다. 심지어 1위 자리가 달려있던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주전 세터 조송화가 연습 도중 왼쪽 무릎에 부상을 입은 것. 결국 IBK기업은행전에 나설 수 없게 됐다.


경기 전 박미희 감독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조송화의 빈자리는 김재영이 대신했다.


우려는 있었다. 이전까지 3경기에 나서 3세트를 소화한 것이 전부였다. 게다가 2010~2011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난 후 약 5년이라는 시간 끝에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배구공을 든 그녀였다. 훈련량도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도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풀타임으로 경기를 뛰어 본 적도 거의 없었다.


중간 중간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재영은 버텼고 팀은 승리와 함께 1위 자리를 지켜냈다. 박미희 감독은 “오랫동안 뛰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같이 연습해왔고 무엇보다 배짱이 있다. 잘 버텨줬다”라고 흐뭇한 마음을 내비쳤다.


프로 입단 이후 풀타임은 이번이 두 번째라는 김재영. “정신 없었다”라는 소감 한마디에 그가 느꼈을 부담감과 책임감이 전해졌다. “상대가 IBK기업은행이고 우리로서는 1위를 유지해야했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다. 실전에 들어가니 정신이 없었다.”


더군다나 떠나있던 시간이 길었던 김재영이다. 하지만 돌아오겠다 마음먹었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렸다.


그가 배구공을 다시 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재영은 “부모님이 배구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다. 은퇴 전에도 백업이라 미련이 있으셨다. 나 또한 가족들한테 한 번 더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욕심은 내지 않았다. “송화를 도와주자는 생각이 제일 컸다. 그것만 해도 내가 할 일은 다 한 것 같아서 그 것만 생각했다.”


조송화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코트에 오롯이 서게 되는 기회를 잡은 김재영. 그는 마지막으로 “첫 경기부터 수훈선수 인터뷰를 해서 부담감이 있지만 다음 도로공사전에서는 한층 정리된 모습으로 잘 준비해 나오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_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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