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닭띠 스타들이 말하는 "2017년 새해에는…"
- 매거진 / 정고은 최원영 / 2017-01-02 11:03:00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붉은 닭띠 해를 맞아 2017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고자 하는 닭띠 선수들에게 소박한 소망을 들어봤다.
이선규(KB손해보험, 미들블로커) | 1981.03.14
닭띠라고 남다를 건 없어요. 제 밑으로 띠 동갑인 후배가 같이 뛰고 있다는 게 신기하네요. 하하. 예전에 대표팀에 있을 때 룸메이트가 (OK저축은행 송)명근이었는데 그때도 놀라웠거든요. 현역으로 오래 뛰고 있는 게 축복이죠. 항상 팀이 잘 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어요. 개인적인 바람이나 목표는 ‘건강’이요. 이제는 부상을 제일 조심해야 할 나이거든요. 어린 애들은 이런 말 안 하죠? 하하.
올해는 세 살배기 딸과 놀이공원에 가고 싶어요.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 간 뒤로는 못 갔거든요. 키즈 카페에 가서 더 많이 놀아주고 싶고요. 아, 동물원도 같이 가주려고요. 아직 어려서 ‘아빠’라는 말을 못 해요. 근데 ‘엄마’는 하더라고요. 저한테도 엄마라고 불러요. 애교가 늘어서 아주 귀여워요.
올해 잘됐으면 하는 선수는 (삼성화재 김)명진이요. 아픈 곳이 많다고 하네요. 제가 많이 예뻐하는 동생인데 저 없다고 쓸쓸해 하더라고요. 명진이가 <더스파이크>와 인터뷰에서 친한 선수로 저를 꼽았다면서요. 저한테 전화해서 얘기하더라고요. 같은 팀 (권)영민이 형도 힘냈으면 해요. 최선참이자 주장으로서 혼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제가 옆에서 보좌를 더 해주겠습니다.
정대영(한국도로공사, 미들블로커) | 1981.08.12친구들이 잘 됐으면 좋겠어요. 현대건설 (한)유미랑 (김)세영이랑 36살 친구거든요. 닭띠 해인만큼 모두 좋은 기운을 받아 아프지 않고 오래 배구를 했으면 좋겠어요.
그 동안 국내도 혼자 여행을 가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혼자 외국 여행을 가보고 싶어요. 해외가 안 되면 국내라도요. 저는 여태까지 배구를 했으니까 항상 많은 사람들이랑 같이 있었잖아요. 그러면 아무래도 이 사람 저 사람하고 맞춰야 하는 게 있거든요. 그리고 또 집에 가면 아기한테 맞춰야 하고 남편한테 맞춰야 하고. 혼자 여행을 가면 오롯이 저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까 그런 시간들을 느껴보고 싶어요.
올 시즌 저희 팀 성적이 부진한데 2017년도에는 좋은 기운을 받아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진성태 (대한항공, 미들블로커) | 1993.02.03
올 시즌 대한항공에 트레이드 돼 왔어요.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제가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게 가장 큰 목표예요.
올해 4월 초에 여자친구와 결혼하려고요.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긴장되기보다는 설레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보면서 ‘나도 이런 아버지가 돼야겠다’ ‘좋은 남편이 되고 싶다’라는 동경심이 있었거든요. 결혼식을 올리기 전에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제 원래 소속 팀인 현대캐피탈의 노재욱 우상조 선수에게 행운을 전할래요. 두 선수가 트레이드로 현대캐피탈에 오기 전까지는 제 동기가 한 명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둘에게 ‘너희가 와서 참 좋다’라고 이야기 했는데 이제 제가 떠나고 말았네요(웃음). 재미있는 상황이죠. 두 친구가 좋은 기운을 받아갔으면 해요.
김미연 (IBK기업은행, 윙스파이커) | 1993.03.05
그 동안 아빠랑 시간이 맞지 않아서 가족여행을 가 본적이 없어요. 다같이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 안됐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시즌이 끝나면 꼭 가족여행을 가고 싶어요.
제 닭띠 기운을 나눌 수 있다면 (김)유리 언니와 나눠가지고 싶어요. 제가 트레이드 돼서 팀에 왔을 때 많이 챙겨줬어요. 지금도 물론 잘 지내고 있고요. 그래서 언니도 저도 같이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2017년 목표로 크게 바라는 건 없어요. 부상 없이 지금 있는 언니들이랑 같이 한 팀에 있고 싶어요.
송명근 (OK저축은행, 윙스파이커) | 1993.03.12
닭띠 해구나. 왠지 저 잘 살 것 같아요. 지난해는 뭔가 팀이 톱니바퀴가 잘 안 맞는 기분이었거든요. 성적도 안 좋았고요. 개인적으로는 몸이 아파서 수술도 했잖아요.
2017년에는 모든 게 잘 풀릴 것 같은 느낌이에요. 실제로도 그렇게 되길 바라고요. 올해 잘해야 하는 선수는, 저밖에 없네요. 더 잘해서 팀에 도움이 돼야죠.
OK저축은행 모든 팀원들과 운을 나눠 쓰고 싶어요. 다 잘 됐으면 좋겠어요. 다른 팀에서 고르기는 너무 어렵네요. 다들 잘하고 있어서요. 굳이 한 명을 고르자면 (우리카드 최)홍석이 형이요. 형도 저처럼 무릎이 안 좋으니까 동병상련이죠. 아프지 말고 계속 잘하는 모습 보여주길 바라요. 제가 보고 분발할 수 있는 멋진 형이니까요.
조송화 (흥국생명, 세터) | 1993.03.12
저희는 평소에 여행을 갈 수 없잖아요. 그래서 시즌이 끝나면 여행은 한 번씩 가려고 하고 있어요.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싱가포르로 가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거기 칠리크랩이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호텔 수영장도 가보고 싶어요(웃음). 저희 팀 (정)시영이랑 삼성화재 (손)태훈이가 잘했으면 좋겠어요. 우선 시영이는 저랑 생년월일이 똑같아요(웃음). 그리고 태훈이는 친구인데 아직 2년차잖아요. 그래서 좀 더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죠.
조언이요? 힘들 때 서로 연락하기는 하는데 조언이라기보다는 서로 잘하라고만 얘기해요. 2017년도에는 안 다치고 안 아팠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좀 더 잘하고 특별한 한 해가 됐으면 해요.
백광현 (대한항공, 리베로) | 1993.03.18
대한항공이란 좋은 팀 리베로로 뛰는 만큼 잘하고 싶어요. 뒤에서 든든하게 뒷받침해주는 리베로가 됐으면 해요. 올 시즌 처음 주전으로 뛸 기회를 얻었으니 리베로로서 안정감을 더 갖춰 팀에 보탬이 돼야죠.
올해 좋은 성적 내서 비 시즌이 되면 여행을 다녀보고 싶어요. 일본이 가깝고 볼 것도 많은 것 같아요. 예전에 가봤는데 경기하러 간 거라서 관광을 제대로 못 했거든요. 이번에는 여유롭게 가서 즐기고 싶어요.
제 행운은 저 혼자 쓰기에도 모자란 것 같네요(웃음). 저 못 하잖아요. 그래도 함께 나눌 한 명만 꼽으라면 (KB손해보험 황)두연이요. 올해 첫 주전을 맡았는데 많이 힘들 거예요. 그 마음 저도 잘 이해하거든요. 빨리 부담감 이겨내서 같이 잘했으면 합니다.
박정아 (IBK기업은행, 윙스파이커) | 1993.03.26
2017년도에는 여행도 가고 싶고 스카이다이빙을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제가 원래 스릴을 즐기지는 않는데 스카이다이빙은 꼭 해보고 싶더라고요. 재밌을 것 같아요! 여행은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는 않았어요. 시즌이 끝나면 생각해보고 갈 계획이에요.
(김)미연이도 저랑 같은 닭띠예요. 같은 해에 태어났는데 저를 언니라고 불러주고(박정아는 남들보다 학교를 일찍 들어갔다) 잘해줘요. 정말 고마워요. 그래서 같이 잘됐으면 좋겠어요.
올해도 그냥 건강하고 부상 없이 시즌을 마쳤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좋은 성적으로 끝났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평소와 같이 잘 흘러갔으면 좋겠습니다.
황두연 (KB손해보험, 윙스파이커) | 1993.04.09
올해부터 정규리그 후반기에 돌입해요. 아직 팀이 순위표상 처져 있기 때문에 더 올라가고 싶어요. 닭띠 해라고 제가 더 빛나고 싶은 건 아니고요. 제 역할이 뒤에서 팀을 받쳐주는 것이니 더 열심히 하는 게 제일 중요하죠.
올 시즌 끝나면 여자친구와 결혼 준비를 하려고 해요.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게 시즌을 잘 마치고 싶어요.
힘을 주고 싶은 사람은 저희 팀 (곽)동혁이 형이나 (황)택의요. 동혁이 형은 같은 리시브 라인이니 뒤에서 함께 힘내자는 의미예요. 택의는 막내로 들어와 곧바로 주전으로 뛰고 있잖아요. 그게 생각보다 힘든 거거든요. 그걸 아니까 응원해주고 싶어요. (대한항공 백)광현이가 제 얘기를 했다면서요. 광현아, 너도 힘내라.
이승원 (현대캐피탈, 세터) | 1993.04.11
닭띠 해인만큼 재휘나 OK저축은행 (이)시몬이랑 다같이 잘됐으면 좋겠어요. 재휘는 저랑 같이 한양대를 나왔어요. 그리고 또 프로에 와서도 같은 팀에 있잖아요. 각자 힘든 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서로가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시몬이는 중·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는데 둘다 경기를 많이 못 뛰기도 하고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같이 잘해보자” “잘했으면 좋겠다”이런 말 자주 해요. 어렸을 때 고생을 같이 한 만큼 다른 팀이지만 잘했으면 해요.
2017년도에는 가족 사진을 하나 찍고 싶어요. 생각해보니 집에 가족 사진 한 장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초등학교(제주 토평초)를 졸업하고 제주도를 떠났어요. 그래서 중·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부모님이랑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했어요. 지금도 자주 찾아 뵙지는 못해요. 일 년에 한 두 번 집에 갈까 말까 하거든요. 부모님이랑 누나, 저 이렇게 네 식구가 사진 한 장 찍고 싶어요.
2017년도는 좀 더 배구에 집중해야 할 해인 것 같아요. 제 자신을 더 다스리고 집중해 결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재휘 (현대캐피탈, 미들블로커) | 1993.09.06
시즌이 끝나면 가족들이랑 여행을 가고 싶어요. 그리고 친구들이든 저 혼자든 해외여행도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먹는 것도 좋아하고 돌아다니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여행은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게 하는 만큼 계획 중입니다.
팀에서 저랑 (이)승원이랑 (한)정훈이가 닭띠예요. 같이 열심히 연습하고 있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서로 다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아마 이 친구들도 저랑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요?(웃음)
2017년도가 닭띠 해잖아요. 저도 입단 2년차인 만큼 앞으로 현대캐피탈의 미래가 빛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손태훈 (삼성화재, 미들블로커) | 1993.09.15
2017년도에는 해외여행을 가보고 싶어요. 사실 새로운 환경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여행을 좋아하지는 않는데(웃음) 요즘 주위를 보면 다들 많이 가더라고요. 사진도 많이 올리고요. 그래서 여행을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리고 다들 젊었을 때 가라고 하기도 하고(웃음). 가게 된다면 유럽을 한 번 가보고 싶어요. 지난 시즌 프로 입단하고 처음으로 휴가를 받았는데 첫 휴가다 보니 계획을 제대로 못 짜서 아쉽게 지나갔어요. 이번에는 체계적으로 계획할 생각입니다.
같이 잘됐으면 하는 친구는 같은 팀 (정)동근이랑 흥국생명 조송화요. 우선 동근이는 저희 팀에 유일한 동기기도 하고 연습을 많이 하는데 아직 기회가 없었어요. 같이 잘했으면 좋겠어요. 송화는 지금 잘하고 있는데(웃음). 제가 힘들 때 연락하면 프로 생활을 먼저 경험하고 있으니까 자기 나름대로 좋은 말을 많이 해줘요. 친구로서 송화도 더 잘됐으면 좋겠어요. 올 시즌에는 봄 배구를 해야죠. 저도 팀을 위해 어떤 것이든 뭐든지 보탬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장영은 (KGC인삼공사, 윙스파이커) | 1993.10.30
닭띠 해라고 하니 더 기대되네요. 팀 순위가 전반기에 조금씩 올라왔어요. 더 잘됐으면 해요. 개인적으로는 팀 공격이 알레나 위주인데 제가 공격 결정력을 높여 도움이 되고 싶어요. 리시브도 흔들리면 안되고요.
저 이제 24살이잖아요. 20대 중반이란 느낌이 이상하네요. 제 닭띠 기운은 (흥국생명 정)시영이에게 나눠주고 싶어요. 같은 경남여고 출신이거든요. 시영이가 출전시간이 많지 않기도 하고 여러모로 힘든가 봐요. 같이 오래오래 뛰고 싶으니 좀 더 힘냈으면 해요.
올해 해보고 싶은 건 운전면허 따는 거요. 25살에 차 사는 게 꿈이었는데 아직 면허가 없어요. 또, 지난해 여름에 같은 팀 (박)상미랑 바닷가에서 크롭 탑에 반바지 입고 사진 찍기로 했거든요. 근데 제가 몸이 덜 준비돼서 실패했어요(웃음). 이번엔 꼭 성공하겠습니다!
김연견 (현대건설, 리베로) | 1993.12.01
이제 후반기에 접어들었잖아요. 중요한 경기가 많을 것 같아요. 순위 경쟁이 치열하니 마음을 더 굳게 먹고 임하려고요. 올해는 통합 우승으로 가는 게 목표예요.
제가 비 시즌에 항상 영어 공부를 했거든요. 초등학생 수준이긴 하지만요. 그래도 회화가 어느 정도 가능해지더라고요. 처음으로 한 과정을 마스터했어요. 휴가 때마다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서 열심히 했어요. 누가 도와주지 않아도 스스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에밀리랑 대화를 시도해봤는데 유창하게 말이 나오진 않더라고요. 대신 알아들을 순 있었어요. 뿌듯해요.
여자부에 93년생들이 그리 많진 않아요. 저 포함 제 동기들이 모두 닭띠 힘을 보여주는 한 해가 됐으면 해요.
글/ 정고은, 최원영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 자료사진
* 배구 전문 매거진 <더스파이크>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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