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꾼’에밀리, 소리 없이 강하다
- 여자프로배구 / 정고은 / 2016-11-30 22:09:00

[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득점 5위. 리시브 2위. 공격과 수비에 걸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주인공, 바로 에밀리다.
GS칼텍스전을 승리로 장식한 현대건설. 그러나 인터뷰실을 찾은 양철호 감독은 ‘승장’의 모습이 아니었다. 얼굴에 웃음기를 싹 뺀 그는 선수들에게 일침을 날렸다.
하지만 에밀리 얘기를 꺼내자 한결 누그러워졌다. “에밀리는 자기 역할을 다 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 (양)효진이가 잘해주다 보니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을 뿐 올시즌에는 공격적으로도 팀을 끌고 가고 있다. 경기력에 만족한다.”
팀에 황연주, 양효진 등 공격을 책임져 줄 선수들이 있다 보니 득점력은 다소 떨어진다. 득점 부문 5위(218점)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다른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점유율이 높지 않다. 브라이언을 제외한 외국인선수 5명 가운데 에밀리(32.6%)보다 낮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선수는 없다. IBK기업은행 리쉘도 점유율이 낮은 편이지만 35.5%로 에밀리보다 높다.
무엇보다 에밀리의 진가는 수비에 있다. 세트 당 3.526개의 리시브를 받아내며 이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상대의 목적타를 받아내면서도 공격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한다는 의미다.
올시즌에는 공격과 리시브에서 에밀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났다. 지난 시즌 공격에서 33.2%점유율을 가져가며 36.9%성공률을 기록했다면 점유율은 32.6%로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성공률은 41.7%로 치솟았다.
리시브도 마찬가지. 높아진 점유율(34.3%→42.3%)에도 불구하고 성공률(37.66%→39.07%)은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잘 받아내고 있는 에밀리다.
평균 득점도 지난 시즌 19.23점(30경기 출전 577점)에서 올시즌은 21.8점(10경기 출전 218점)으로 뛰어 올랐다.
이날 에밀리는 블로킹 6득점 포함 22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특히 4세트 17-18로 한 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연달아 4득점을 올리며 팀이 21-18로 역전을 하는데 일조, 해결사로서의 노릇도 톡톡히 해냈다. 눈에 띄는 화려함은 없지만 공수에서 소리 없이 꾸준하게 제 몫을 해주고 있는 에밀리다.
사진_더스파이크 DB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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