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미 “기록은 숫자일 뿐, 내 역할만 하자는 생각이다”
- 여자프로배구 / 정고은 / 2016-11-30 21:10:00

[더스파이크=장충/정고은 기자] “어떤 상황이든 내 몫은 내가 해야 한다. 내 역할만 구멍이 나지 않게 하자는 마음이다.”
지난 8일 정미선이 무릎염증제거 수술을 받으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현대건설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팀 내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던 그였다. 그리고 그의 빈자리는 고스란히 성적이 말해줬다. 1승 3패. 리시브에서 불안감을 노출한 현대건설이다.
정미선을 대신해 그 자리를 차지한 건 한유미. 그러나 한유미에게 정미선과 같은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럴 것이 한유미는 공격이 강점인 선수. 우려가 있었다.
한유미 역시 잘 알고 있었다. “내가 들어와서 진 것 같아 심적인 부담감이 있었다. 내 역할을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어떤 상황이든 내 몫은 내가 해야 하는 부분이니까 연습 때도 그렇고 내 역할만 구멍이 나지 않게 ‘내 자리만 하자’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일까. 한유미는 경기를 치르는 동안 하나라도 더 걷어 올리려고 노력했다. 그는 “미선이 자리에 들어가는 거다 보니 미선이는 리시브와 수비에서 도움을 줬던 선수지 않나. 배구는 흐름의 경기라 수비가 되어야 분위기도 산다. 내가 외국인선수처럼 공격을 많이 때리는 건 아니다보니 그런 거라도 해야 겠다는 생각이었다”라고 전했다.
양철호 감독도 한유미에 대해 “유미가 들어가는 것과 미선이가 들어가는 것과 아무래도 수비 성공률에 있어 차이는 날거라 예상은 했다”라며 “유미가 들어가서 성공률이 떨어질 수는 있다. 그래도 중요한 상황에서 미스가 많이 없다. 잘 버티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유미도 기록 자체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모든 팀들이 나나 에밀리한테 목적타를 넣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불안한 마음을 가지면 오히려 미스가 나더라. 우리 팀은 공격수가 다양하게 있는 만큼 세터가 토스할 수 있게만 올려주면 된다고 감독님이 말씀하셨다. 그래서 서브가 강하게 들어오면 ‘올려놓자’라는 마음으로 받는다. 기록은 정확히 세터에게 연결된 것만 기록되지 않나. 기록은 숫자일뿐 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이날 현대건설은 GS칼텍스를 3-0으로 물리치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그리고 한유미도 11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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