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외국인 선수 따돌림 설’에 눈물로 해명
- 여자프로배구 / 최원영 / 2016-11-30 15:23:00
[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도로공사가 7연패 수렁에 빠지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 했다. 그러나 부진한 성적보다 더 큰 우환이 있었다.
최근 도로공사는 주축 선수 몇 명이 중심이 돼 외국인 선수 브라이언을 집단 따돌림 한다는 소문에 시달렸다. 경기 도중 브라이언에게 공을 잘 올려주지 않는가 하면 브라이언이 득점을 해도 국내선수들끼리만 세레머니를 한다는 지적이었다. 문제가 된 23일 GS칼텍스와의 경기 영상은 일파만파 퍼져나갔고, 도로공사 선수들에게는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29일 흥국생명과 원정 경기 후 도로공사 이효희, 정대영, 배유나, 브라이언이 기자들과 만나 해명에 나섰다.
먼저 이효희가 “연패 탈출을 위해 게임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로 힘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너무 힘들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우리는 파이팅 할 때 모여서 하이파이브를 한다.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뛰려고 했는데 브라이언과 방향이 반대였다. 브라이언도 그 영상(논란이 된 부분만 편집된 영상)을 봤다. 언니들을 따라다니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우리가 어떻게 한 게 아니라 어색해서 쑥스러워 했던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점점 반응이 심각해지더라. 카메라 앵글 상 우리가 브라이언에게 잘했다고 해주는 모습이 안 나왔다”라며 덧붙였다.
브라이언도 동참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답답하다. 경기 끝나고 내 SNS에 들어가니 팬들 글이 있었다. 한국어로 돼 있어 코멘트를 다 읽을 수 없었고, 내용을 잘 모르고 ‘좋아요’를 눌렀다. 그게 오해를 부른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는 “경기에서 다들 파이팅 해주는데 카메라에 안 잡힌 것이다. 연패에 빠지다 보니 표정이 안 좋아서 오해를 샀다.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내가 따돌림 당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못을 박았다.
정대영과 배유나는 눈물을 멈추지 못 했다. 먼저 정대영은 “가족들에 대한 욕이 있어서 너무 힘들었다. 우리 아기한테도 어디 가서 해 끼치지 말라고 하더라. 우리는 정말 그런 적 없다. 더 이상 몰아가지 않으셨으면 한다. 프로생활 16년 차인데, 내가 아무리 성격이 안 좋다고 해도 왕따를 시키진 않는다. 오해 안 하셨으면 좋겠다”라며 힘겹게 말을 이었다.
배유나도 “남자친구가 SNS에 예전에 내가 쓴 편지 일부분을 찍어 올린 적 있다. 당시 외국인 선수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것 때문에 다들 색안경을 끼고 나에게 인성이 쓰레기라고, 내가 왕따를 시켰다고 한다. 정말 답답하다”라며 눈물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이효희는 “우리 팬들이 응원 안 하겠다고 하는 것이 속상했다. 나나 대영이가 배구를 너무 오래해서 그리 된 것 같다. 우리는 진짜 배구가 좋아서 하는 것이다. 대장 노릇하고 싶어서? 나는 두목도 대장도 하고 싶지 않다. 후배들 앞길 막으려는 게 아니니 나이 많다고 미워하지 말아주셨으면 한다”라며 끝내 눈물을 쏟았다.
사진/ 더스파이크 DB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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