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대표팀 이승원-황경민, “편견 깨고 가능성 보여드리고 싶다”
- 국제대회 / 최원영 / 2016-09-08 17:08:00

[더스파이크=진천/최원영 기자] “실력 증명해 보이겠다.” 2016 AVC컵 남자대표팀 주장 이승원(현대캐피탈, S)과 키 플레이어로 꼽힌 황경민(경기대, L)이 포부를 밝혔다.
오는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태국 나콘빠톰에서 열리는 2016 AVC컵 대회. 이달 1일 진천에 모인 선수단은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김재휘와 함께 프로선수 중 유일하게 대표팀에 합류한 이승원은 주장 완장까지 찼다.
황경민은 올해 2학년으로 지난해 대학 신인선수상을 차지한 명실상부 경기대 에이스다. 이번 대표팀에서는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역할이 커져 책임이 막중하다.
두 선수에게 일주일간 훈련 후 느낀 점을 물었다. “생각보다 잘 맞는다. 선수들이 모두 젊고 연령대가 비슷해 파이팅이 좋다. 다른 팀에 비해 기술적으로 밀릴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팀만의 응집력으로 극복하려 노력 중이다”라며 입을 모았다.
특히 이승원은 “생활할 때는 편하게 친구처럼 지낸다. (임)동혁이가 혼자 고등학생이라 더 챙기려 한다. 사이 좋게 지내지만 운동할 때는 다르다. 누군가 소홀히 하는 부분이 있으면 곧바로 지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성인 국가대표이기 때문에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것 아닌가. 한국과 더불어 자신 이름에 누가 되지 않게 열심히 하고 있다”라며 힘줘 말했다.
그는 한 가지를 더 덧붙였다. “프로와 아마추어 차이가 분명히 있다. 몸 관리나 배구하는 것 등이 확연히 다르다. 프로 진출을 앞둔 선수들에게 이런 점을 알려주고 싶다. 미리 준비하고 와서 프로에 금세 적응하고 잘했으면 한다.”
이에 황경민은 “승원이 형이 코트에서도 잘 다독여주고, 이끌어준다. 믿고 따를 수 있는 주장이다”라고 칭찬했다.
황경민에게 키 플레이어로 선정됐다는 사실을 알리자 “레프트 포지션에 나와 한성정, 김인혁이 있다. 감독, 코치님께서 내게 리시브를 기대하시고 뽑아주신 것 같다”라며 겸손히 웃었다.
그는 “유스나 청소년 대표팀 때는 선생님들이 많이 이끌어주셨다. 그런데 성인 대표팀에 들어오니 자율적인 분위기다. 무엇이든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고 하게 된다”라며 말을 이었다.
몸 상태는 두 선수 모두 좋다. 황경민은 지난 8월 말 열린 대학 2차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허벅지에 약간의 부상이 우려됐기 때문.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치료한 덕에 깨끗이 나았다. 이승원도 다리 부상으로 지난 시즌 재활에 전념했다. 경기 감각은 다소 떨어져 있지만 부상은 말끔히 떨쳤다.
최근 가장 중점적으로 훈련하는 것을 묻자 “상대는 우리보다 평균 신장이 클 것이다. 리시브가 정확히 되면 스피드 배구가 가능하지만, 흔들릴 경우 보다 정확하게 세트 플레이를 만드는 연습 중이다”라고 답했다.
많은 이들이 이번 남자대표팀의 성적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대부분 성인 무대 경험이 적은 아마추어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이승원은 “남자배구는 미래가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지만 그런 편견을 깨고 싶다. ‘그래도 절망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구나’ ‘잘할 수 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 그게 목표고, 선수들의 마음가짐이다“라며 눈을 반짝였다.
황경민도 “대회는 실력을 증명하러 나가는 자리다. 최대한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 거두고 싶다. 이기는 게 가장 좋겠지만, 져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 경기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두 선수는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좋은 경기, 이기는 경기, 후회 없는 경기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무엇보다 아무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대회를 마쳤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사진1: 왼쪽부터 황경민-이승원, 사진2: 위부터 황경민-이승원)
사진/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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