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전국대학배구리그 전반기 결산 - B조
- 아마배구 / 최원영 / 2016-05-07 03:18:00
[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5월 4일부터 약 일주일간 휴식기에 돌입한 대학배구리그. 비교적 치열하게 순위 싸움을 벌였던 B조의 전반기를 되돌아 본다(기록 5월 2일 기준).
B조
1위 경기대
무패행진 경기대, 공격수 균형 맞춰야
A조에 인하대가 있다면 B조엔 경기대가 있다. 5월 3일 경희대를 꺾고 여섯 경기 연속 연승을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세트당 3.10개로 블로킹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센터 박대웅이 세트당 0.833개 블로킹으로 전체 2위에 올라있다.
공격에서는 해결사 황경민이 단연 돋보인다. 지난해 신인상을 수상했던 레프트 황경민은 팀에서 40.96%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며 경기대 선수 중 유일하게 세 자릿수 득점(115점)을 기록했다. 레프트 박상훈은 공격 외에도 세트 평균 71.50%의 성공률로 안정적인 리시브를 선보이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공격이 적절히 분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대부분 팀의 센터 평균 공격 비중이 7~9%인데 반해 경기대 센터 김정민, 박대웅의 점유율은 3~4%에 그치고 있다. 에이스 황경민에게 집중된 책임을 덜어줘야 한다. 세터 이대원의 과감한 경기 운영이 요구된다.
2위 홍익대
잘 버틴 홍익대, 안정적인 라이트 필요
주전 선수 4명이 졸업하며 출혈이 컸던 홍익대. 설상가상으로 동계 훈련을 온전히 소화한 선수가 손에 꼽힐 정도로 부상자가 속출했다. 그러나 박종찬 감독의 버티기 작전이 적중하며 조 2위를 지키고 있다. 1위 경기대와의 승점 차는 2점으로 선두의 희망도 보인다.
3학년이 된 세터 김형진이 굳건히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지난해 후반 정강이 피로골절로 시즌아웃 됐던 레프트 한성정은 화려한 부활을 알리며 맹활약 중이다. 득점 및 서브 부문 전체 3위, 공격 전체 4위에 올랐다. 리베로로 등록했던 박철형은 레프트로 복귀하며 지원 사격에 성공했다. 반대로 레프트에서 리베로로 전향한 이대성은 졸업한 백광현(현 대한항공)의 빈 자리를 훌륭히 메우고 있다. 특급 신인으로 불리던 센터 전진선은 공격뿐 아니라 강한 서브로 팀 서브 1위에 공헌했다. 센터 채영근 역시 8.37%의 점유율에 공격 성공률 58.33%를 자랑한다.
하지만 라이트가 비어있다. 제경배의 복근 부상이 재발하며 세터 제경목, 레프트 신해성이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각각 38.18%, 37.50%의 성공률로 아쉬움을 남겼다. 4승 1패지만 매 경기 힘든 과정을 겪고 있는 홍익대. 위기를 딛고 올라서기 위해서는 라이트 포지션의 안정이 시급하다.
3위 경희대
강해져 돌아온 경희대, 결정적 한 방 아쉬워
경희대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레프트 박종필이 재활을 마치며 복귀했고, 거물급 신인 김정호가 합류했다. 비로소 조재성-박종필-김정호 삼각편대가 완성됐다.
라이트 조재성을 필두로 박종필이 활약을 더했다. 김정호는 강한 서브로 상대를 흔들고 공격으로 마무리했다. 세터 이승호의 고른 분배도 빛났다. 경희대의 가장 큰 무기는 블로킹이다. 블로킹 전체 순위 1, 3, 5위에 각각 알렉스, 박종필, 손주형이 포진해 있다. 특히 알렉스가 돋보인다. 지난 3월 31일 한양대와의 경기에서는 홀로 9개의 블로킹을 터트리기도 했다.
문제는 삼각편대 중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릴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조재성, 박종필의 공격 성공률은 각각 46.04%, 47.22%다. 김정호는 51.89%로 나은 편이지만 중요한 순간 결정력이 떨어진다. 세 선수 모두 공격을 보다 세심하게 다듬어야 한다. 그래야 경희대가 회심의 일격을 날리고 6강 혹은 그 이상을 바라볼 수 있다.
4위 한양대
단신 레프트들의 반란, 공격 성공률 끌어올려야
3위 경희대를 승점 2점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한양대. 레프트 백민규가 주장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리고 있다. 홍민기 부상으로 라이트를 맡은 문종혁이 매섭게 득점포를 가동하며 백민규를 거들었다. 복근 부상을 떨치고 돌아온 박태환이 공격, 서브, 블로킹에서 활약하며 뒤를 이었다.
레프트 한 축은 박민범과 김대민이 책임졌다. 이후 박민범이 리베로로 이동하며 레프트로 투입된 이지석 역시 빼어난 공격력을 자랑했다. 박민범, 김대민, 이지석 모두 180cm 초반의 비교적 작은 신장이지만 매번 높은 블로킹을 뚫어내며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홀로 모든 경기를 소화해야 했던 세터 최진성은 신인 세터 김지승의 도움으로 부담을 덜었다.
그러나 주 공격수들의 공격 성공률이 저조하다. 백민규 41.38%, 문종혁 47.73%, 김대민 39.29% 등 박태환(56.52%)외에는 50%를 넘는 선수가 없다. 세터 최진성, 김지승이 번갈아 투입되며 공격수들과 박자가 조금씩 어긋나고 있다. 한양대가 한 발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공격의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5위 충남대
약하지만, 약하지만은 않은 충남대
지난 4월 15일 명지대를 꺾고 간신히 1승을 추가한 충남대. 전반기를 1승 4패로 마무리했다. 매번 패배의 쓰라림을 안고 돌아서지만 이들에게도 희망은 있다.
우선, 손주상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버티고 있다. 올해 2학년이 된 라이트 손주상은 88득점으로 팀 내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다음은 2학년 레프트 금태용이다. 손주상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고 있다. 신인 레프트 김영대가 그 뒤를 받친다. 4학년 센터 이창도는 중앙을 휘저으며 상대를 교란한다.
중심에는 세터 오대근이 있다. 올해 4학년이 된 그는 다양한 세트 플레이를 선보이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평균 11.625개의 세트로 해당 부문 전체 1위를 손에 넣었다. 리베로 이광호의 수비도 빼놓을 수 없다. 충남대가 12개 팀 중 디그 1위, 리시브 2위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이광호다. 이광호는 개인 기록에서도 디그 1위, 리시브 5위를 차지하며 수많은 공을 건져 올렸다.
세트당 8.8개로 전체 팀 중 가장 많은 범실을 쏟아내고 있는 충남대. 그러나 이들은 조금씩 다듬어지고 있다. 머지 않아 충남대가 더 이상 약체로 평가 받지 않는 날이 오리라 기대해본다.
6위 명지대
가혹한 2016시즌, 명지대만의 색 찾는 것이 급선무
명지대는 지난해 주전 선수 5명이 드래프트에 참가하며 가장 큰 전력 누수를 입었다. 4학년 4명(기동균, 한정훈, 김은우, 홍신현)에 주전 세터였던 2학년 황원선까지. 류중탁 감독의 고민이 깊어졌다.
레프트 기동균(현 현대캐피탈)의 빈 자리가 가장 컸다. 주장을 맡은 4학년 김윤호가 채우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레프트 이여송도 꾸준히 분발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라이트는 2학년 도건우가 온전히 책임져야 했다. 세터도 마찬가지다. 신입생 김재남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센터는 박준혁-배성근 새내기 듀오가 맡았다.
지난해 4학년이 주축이 되어 팀을 이끌었다면 올해는 1, 2학년 선수들이 주가 됐다. 아직 서툴지만 깨지고 부딪히며 손발을 맞추고 있는 이들. 그러나 패배에 익숙해져서는 안 된다. 지는 게 당연한 팀은 어디에도 없다. 명지대가 넘어진 자리를 털고 일어나 힘찬 발걸음을 내딛길 바란다.
사진/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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