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챔피언결정전, 리시브의 명(明)과 암(暗)
- 여자프로배구 / 권민현 / 2016-03-18 11:05:00
[더스파이크=권민현 기자] 17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IBK기업은행-현대건설 경기를 앞두고 양 팀 감독은 ‘기본’을 강조했다.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은 “서브, 리시브에서 승부가 결정지어질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훈련했다”고 언급했다.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도 “상대 서브를 얼마나 잘 받아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서 ‘리시브’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상대 서브를 받아내는 행위로, 배구에서 공격의 시발점이 된다. 받아내지 못했을 때는 곧바로 점수를 잃는다. 돋보이지 않으면서도 가장 중요한 자리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리시브 중요성이 유독 강조됐다. 특히 움직이면서 공격을 구사하는 현대건설 경우 리시브를 잘 올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정규리그 때 리시브에 대한 기록을 찾아봤다. 리시브가 팀 승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더스파이크 12월호에서 리시브에 대한 부분을 언급한 바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리시브 성공률과 팀 성적이 반비례한다는 점이다,
* 정규리그 리시브 성공률 *
정규리그에서 나란히 1,2,3위를 차지한 IBK기업은행, 현대건설, 흥국생명이 리시브 성공률 하위권에 위치했다. 반대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도로공사, GS칼텍스, KGC인삼공사는 나란히 상위권에 위치했다. 현대건설, 흥국생명은 ‘리시브 정확’보다 ‘연결’이 더 많았다.
여기서, ‘리시브 정확’은 세터에게 공을 정확하게 올리는 것을 뜻한다. 공식 기록원들은 리시버들이 올려준 공을 세터가 서 있는 위치에서 1m 내에 있는 위치에 올려줄 때 ‘정확’이라고 기록한다. 세터가 오버핸드가 아닌 언더핸드로 공격수에게 올려줄 경우, ‘정확’이라 기록되지 않는다.
이번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대상으로 리시브 정확에 따른 공격빈도를 분석했다. 여자부 경우, 리시브가 제대로 올라가지 않았을 때 오픈공격이 주를 이룬다, 리시브가 제대로 됐을 때 이동공격, 속공, 퀵오픈 등 움직이는 공격을 자주 구사하는 편이다.
* 리시브 정확에 따른 공격 시도 *
리시브가 정확하게 올라갔을 때 현대건설은 양효진, 김세영을 활용한 시간차 공격 구사빈도가 높았다. 맥마혼이 없는 IBK기업은행보다 중앙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였다. 아쉬운 점은 리시브 성공률이 15.09%에 불과한 바람에 퀵오픈, 시간차 공격만 구사했다. 속공, 후위공격은 단 한번도 없었다. 양 감독이 “(염)혜선이 세트워크가 플레이오프 이후 부쩍 좋아졌다. 공격배분도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었는데, 불안감과 방심이 겹치는 바람에 어렵게 끌고 갔다”고 아쉬워한 이유다.
그럼에도 전체 공격성공률은 51%에 달했다. 리시브가 정확히 올라가지 못했을 때, 디그에 이은 2,3차 공격에서 성공률이 50%를 기록했다. 양효진은 오픈공격 85.71%(6/7), 한유미는 80%(4/5)를 기록했다. 한유미는 “리시브를 정확하게 주지 못했을 때 더 공격적으로 한 것이 주효했다”고 언급했다.
IBK기업은행은 리시브 성공률이 56.72%에 달했다. 채선아가 61.36%, 남지연이 63.64%를 기록했다. 하지만, 리시브 정확에 따른 공격성공률이 40%에 불과했다. 리시브가 정확하게 올라가지 못했을 때, 디그에 이은 2,3차 공격성공률이 23.71%에 그쳤다. 맥마혼 부재를 뼈저리게 느꼈다.
양효진은 “블로킹할 때 각자 자리를 지키면서 한 것이 너무 잘 됐다. (김)사니 언니가 공을 다양하게 분배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잘 막아보자 했는데, 사이드에서 우리가 잘 막다보니 상대가 좋지 않은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정철 감독도 “(김)사니가 생각이 많았다. 배분도 전체적으로 좋지 못했고, 연결도 잘 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리시브 이후 플레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리시브 전쟁이 한창이다. 2차전을 앞두고 양철호 감독은 “리시브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남아있는 경기에서 리시브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는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이다.
# 사진 : 신승규 기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