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여자부 챔프전, "기선제압할 팀은 어디"

여자프로배구 / 권민현 / 2016-03-17 15:51:00
  • 카카오톡 보내기

[더스파이크=권민현 기자] 17일 아침이 밝았다. 남녀부 플레이오프까지 모두 마친 가운데, 챔피언결정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모든 준비를 마쳤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신발 끈을 동여맨다.




아픈 양효진, 더 아픈 맥마혼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는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마주쳤다. 결과는 IBK기업은행이 두 경기를 먼저 승리를 거뒀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도로공사에 3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선수들이 마음을 다 잡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시즌 전 미디어데이에서도 IBK기업은행을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고 싶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양 감독은 13일 흥국생명과 경기 후 “기회가 주어진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플레이오프 때 현대건설은 정규시즌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공격적으로 임했고, 블로킹 라인도 한층 높였다. 세터 염혜선은 적절한 볼 분배를 통해 경기를 이끌었다.



고민거리도 있다. 양효진 몸 상태다. 10일 훈련 후 저녁식사를 마친 뒤 일어나는 과정에서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본인은 물론이고 코칭스태프, 동료들도 당황했다. 양효진은 “갑자기 삐끗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초조함이 있었다. 걱정 많이 했다. 오전에 움직일 수 있어서 천만 다행이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래도 양효진은 양효진이었다. 1차전에서 팀 내 최다인 21득점에 블로킹 2개, 서브에이스 3개를 기록, 존재감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2차전에도 20득점에 블로킹 3개를 해내며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허리 통증을 안고 가야 할 처지다. 양 감독은 "통증이 아직 남아있다. 13일 경기를 마치고 14,15일 휴식을 취한 뒤, 16일 동료들이랑 호흡을 맞췄다. 치료하면서 경기에 출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 역시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강해서 출전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상태다.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IBK기업은행도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이정철 감독 이하 선수단 모두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리는 수원실내체육관을 찾았다. 이 감독은 “현장에 가서 이전에 분석했던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기고, 훈련할 때 상대에 대한 대비를 하는 차원이다”고 이유를 언급했다.



6일 GS칼텍스와 최종전을 마치고 10일여 간 휴식과 훈련을 병행했다. 고민거리도 있다. 맥마혼 출전 여부다. 이 감독은 “1차전은 출전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이어 “18일 검사 후 왼쪽 손가락 안에 심었던 핀을 뽑을 예정이다. 이후, 경기에 뛸 준비가 덜 되어있기 때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눈으로 보게 할 예정이다”고 언급했다. 향후 2,3차전에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다행스러운 부분은 김희진이 정상적으로 출전한다는 점이다. 훈련할 때도 외국인선수 없이 뛰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 감독은 “예전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우승을 목표로 좋은 경기 하겠다”고 시리즈를 앞둔 포부를 밝혔다.



#미쳐라 #버텨라 #기본 #리시브


이숙자 KBS N SPORTS 해설위원은 단기전에서 정규리그 성적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녀는 “2007~2008시즌 GS칼텍스에서 뛰고 있을 때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다,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서 우리가 1승 6패로 열세였다. 그것 때문인지 안된다는 생각보다는 될 대로 되라는 마음가짐으로 우리 플레이만 했다. 그래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올시즌 플레이오프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상대 전적은 흥국생명이 4승 2패로 앞섰지만, 플레이오프에선 정반대였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큰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몸을 덮었다. 반대로 현대건설은 뭉쳤고, 분위기를 올렸다. 정규리그 때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양철호 감독이 “플레이오프 때 우리 팀만의 배구 스타일로 이겨서 희망이 있다. 경기력 자체만 보면 전반기 때보다 지금이 훨씬 낫다”고 자신 있게 말할 정도다.



이는 경기에 얼마나 몰입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소위 말해 ‘미치는’ 팀이 승리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도희 SBS SPORTS 해설위원은 “단기전에는 변수가 많다. 선수들이 부담감을 떨쳐버리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팀플레이를 어느 정도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 지난 시즌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이 우승할 수 있었던 것도 경기 자체에 몰입했기 때문이다. 나도 선수로 뛸 때 경기에 몰입하다 보면 동료들 소리밖에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단기전에서 ‘미치는 선수’가 나오는 것도 여기에 있다. 평소 이상의 집중력을 발휘한다. 경험을 뛰어넘는 것이 경기에 몰입하는 것임을 증명한다.



여기에 서브, 리시브 등 기본적인 부분에 얼마나 충실하느냐에 따라 챔피언결정전 향방이 갈릴 수 있다. 이숙자 KBS N SPORTS 해설위원은 “정규리그 때도 서브가 잘 들어갔고, 리시브 성공률이 높은 팀이 승리를 거뒀다. 이는 양 팀이 자랑하는 삼각편대(현대건설 황연주-양효진-에밀리, IBK기업은행 김희진-박정아-맥마혼)가 동시에 살 수 있었던 이유다. 김사니-염혜선 대결도 리시브를 얼마나 잘 받아주느냐에 따라 갈린다”고 분석했다.

양 팀 감독도 기본적인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양 감독은 “염혜선이 플레이오프 들어서 자신감을 얻었다. 훈련 때도 좋았다. 결국에는 서브, 리시브에서 승부가 날 것이다"고 말했다.

결국, 올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화두는 “미쳐라, 버텨라, 기본이 중요하다”다. 이를 잘 지키는 팀이 시리즈를 가져갈 확률이 높다.



해설위원이 보는 키플레이어



이도희 SBS SPORTS 해설위원



현대건설
한유미다. 현대건설이 플레이오프에서 리시브 안정감보다는 공격적으로 나갔다. 활력소 역할을 할 수 있다. 큰 경기에 강한 선수다.



IBK기업은행
채선아다. 현대건설이 플레이오프 들어 서브가 좋아졌다. 세터 김사니에게 얼마나 잘 올라가느냐에 따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이숙자 KBS N SPORTS 해설위원



현대건설
에밀리다. 6라운드 들어 리시브 성공률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는데 플레이오프 들어 다시 좋아졌다. 본인이 리시브만 잘 된다면 공격력까지 살아날 수 있고 황연주도 덩달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IBK기업은행
박정아다. 채선아가 잘 버텨줘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리시브가 잘 되지 않더라도 뚫어주는 공격수가 IBK기업은행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 사진 : 문복주, 신승규, 유용우 기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

오늘의 이슈

포토뉴스

THE SPIKE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