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감 이겨내지 못한 흥국생명, 아쉬운 봄 배구 마감

여자프로배구 / 권민현 / 2016-03-13 16: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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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인천/권민현 기자] 경험 차이가 발목을 잡았다.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한 흥국생명이 5년만에 밟은 플레이오프 무대를 아쉽게 마쳤다.



박미희 감독은 2년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팀으로서는 5년만이다. 이후 현재까지 남은 멤버는 김혜진 혼자뿐이다. 포스트시즌 경험만 하더라도 김혜진, 김수지 둘밖에 없다.



박 감독은 "뭐든 다 데뷔전이다. 플레이오프 전에는 뭔가 특별하다고 느꼈지만, 막상 경기 당일이 되니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경기 연장선상이라 생각한다“고 플레이오프를 앞둔 심경을 밝혔다.



선수들에게도 심리적인 부담을 주지 않았다. 본연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던 때를 기억하며 좋은 분위기를 가져갔다. 이숙자 KBS N 해설위원도 “단기전에는 심리적인 부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될대로 되라 하는 식으로 편안하게 경기에 임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1차전에서 흥국생명은 첫세트부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재영이 시도한 1세트 공격횟수만 23번에 달했다. 컨디션이 좋았던 터라 힘껏 때렸다. 팀도 1세트를 듀스접전 끝에 28-26으로 따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몸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현대건설이 압박하자 달아나야한다는 조급함이 밀려들었다. 범실이 많아졌다. 알렉시스가 제역할을 못한 바람에 이재영에게 공격부담이 쏠렸다.



2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박 감독은 “이날 경기 놓치면 허무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이 집중해서 해주길 바란다”며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 인천에서 다시 한번 경기를 하자고 이야기했다”고 언급했다.



1세트만 하더라도 흥국생명 분위기였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2세트부터 압박하기 시작하자 걷잡을수 없이 흔들렸다. 범실도 많아졌다.



작전타임 때마다 박 감독은 “차분하게, 흔들리지 말자”고 다독였지만, 압박감에 휩싸인 선수들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4세트에 알렉시스를 빼고 세트에 임했지만, 분위기를 바꿔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흥국생명은 4세트 한유미에게 공격득점을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종료 후 이재영은 코트에서, 박 감독은 인터뷰실에서 눈물을 보였다.



박 감독은 “정말 아쉽다. 외국인선수 없이 혼자 한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힘들었다. 하지만 수확도 있었다. 올시즌 유독 5세트 경기를 많이 하다 보니 선수들에게 역경을 해쳐나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 그런 면에서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발판이 생긴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재영도 “시원섭섭하다. 재미있게 했는데 져서 아쉬웠다. 그래도 2년째 맞아서 많이 좋아진 것 같다. 다음 시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5년만에 플레이오프행. 두경기만에 우승을 향한 꿈을 접었다. 그래도 좋은 경험을 한 만큼, 미래를 향한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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