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실’, 현대건설의 승리를 결정 짓다
- 여자프로배구 / 정고은 / 2016-03-11 21:31:00
[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더 적은 범실을 기록한 현대건설이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미디어데이 당시 양철호 감독과 박미희 감독은 플레이오프 화두로 범실을 언급했다. 하지만 두 팀의 입장은 극명히 나뉘었다. 양철호 감독은 “우리가 흥국생명보다 범실이 10개 정도 많은 날은 거의 패했다. 최대한 범실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박미희 감독은 “범실 때문에 두려워하는 플레이보다는 선수들이 과감하고 자유롭게 경기했으면 한다. 그런 모습들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두 팀의 범실 기록을 살펴보면 흥미롭다. 총 범실을 따져보면 정작 흥국생명이 더 많은 범실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이 535개인 반면 흥국생명은 616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비교대상을 두 팀으로만 한정한다면 오히려 현대건설의 범실이 더 많다. 현대건설은 126개를 기록했고 흥국생명은 105개에 그쳤다. 평소 범실이 많은 흥국생명이지만 현대건설만 만나면 집중력 있는 모습이다. 그래서일까.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에 4승 2패로 우세다.
이날도 범실이 승부에 영향을 미쳤다. 적은 범실을 기록한 팀이 세트를 가져간 것. 1세트 흥국생명은 3개, 현대건설은 6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흥국생명이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에는 양상이 바뀌었다.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이 각각 2개, 4개의 범실을 범한 가운데 현대건설이 25-16으로 2세트를 따내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3세트에도 현대건설은 상대보다 한 개 적은 범실을 기록하며 3세트를 가져왔다.
4세트에는 결과가 더 극명하게 갈렸다. 현대건설의 리드 속에 이어진 4세트. 하지만 흥국생명도 포기하지 않으며 부단히 뒤를 쫓았다. 하지만 역적은 쉽지 않았다. 범실이 발목을 붙잡았다. 이재영을 앞세워 19-21까지 따라붙은 흥국생명. 하지만 중요할 때 연이어 범실이 쏟아졌다. 공윤희와 정시영의 공격이 모두 아웃되며 상대에게 득점을 헌납했다. 그 결과 현대건설은 매치포인트를 맞았고 한유미의 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범실을 줄이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던 양철호 감독. 정규리그에서는 비록 상대보다 많은 범실을 기록했던 현대건설이지만 중요한 때 집중력을 발휘하며 과제를 극복한 이들이다. 이날 현대건설이 기록한 범실은 14개, 흥국생명은 4개 더 많은 18개를 기록했다. 결국 이 차이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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