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웃으며 보내주세요" 오지영은 덤덤하게 KGC를 떠났다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1-04-25 23:49:56
  • 카카오톡 보내기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감독님의 선택을 존중합니다."

KGC인삼공사는 비시즌 최대 숙제였던 윙스파이커 자원 영입에 성공했다. GS칼텍스에서 이소영을 데려오며 팀의 최대 약점을 메웠다. 하지만 그만큼 출혈도 있다. A등급인 이소영을 데려온 만큼, 보상 선수 1명을 GS칼텍스에 내줘야 했다. GS칼텍스의 선택은 오지영(33)이었다.

오지영은 국가대표 리베로다. 또한 2020-2021시즌 30경기(117세트)에 출전해 리시브 효율 2위(49.81%), 디그 3위(세트당 5.564개)에 오른 최정상급 리베로다. 오는 5월 2021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 명단에도 올랐다. GS칼텍스는 한다혜, 한수진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오지영을 지나칠 수 없었다.

최근 <더스파이크>와 인터뷰를 진행한 오지영은 "GS칼텍스라는 좋은 팀에 와 기쁘다. 오자마자 시설에 놀랐다. 내가 본 어떤 팀보다 환경이나 시설은 최고다.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다. 뭔가 잘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KGC인삼공사란 팀은 오지영에게 각별하다. 임의탈퇴로 배구판을 떠나있던 오지영에게 손을 내밀었다. 오지영은 새로운 포지션인 리베로 자리에서 맹활약하며 활력소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KGC인삼공사와 총액 2억 6천만 원(연봉 2억 5천만 원, 옵션 1천만 원)에 3년 계약을 맺으며 가치도 인정받았다. 이는 김해란의 종전 리베로 최고 연봉 2억을 훌쩍 넘는 금액이었다.

오지영은 "(이영택) 감독님과 특별한 이야기는 안 했다. 그저 감독님의 선택을 존중한다. 나를 웃으면서 보내달라고 했다"라며 "솔직히 서운한 건 없다. 선수라면 분명 이런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덤덤히 받아들이고 웃으면서 나왔다"라고 말했다.

오지영은 주장이었다. 그를 따르던 동생들도 당연히 많았다. 오지영이 KGC인삼공사를 떠나던 날, 선수들은 모두 울었다.

"서로 울고 눈물바다였어요. 동료가 아니라 나에게는 한 명, 한 명 아끼는 동생들이었죠. 저 가는데 따라가고 싶다는 애들도 있었어요(웃음). 언젠가는 돌고 돌아 만날 테니 그때까지 다치지 말고 서로 응원하며 잘 지내자고 했죠."
 


이제 오지영은 이영택 감독이 아닌 차상현 감독과 호흡을 맞추게 된다. 차상현 감독은 오래전부터 오지영을 원했다고 한다.

오지영은 "정말 감사한 거는 (차상현) 감독님께서 지난 4년 동안 나와 운동하고 싶어 여러 방법을 썼는데 잘 안돼 아쉬웠다고 하더라. 이번 기회에 함께 할 수 있어 좋다고 말씀하셨다. 감독님의 말씀에 정말 감사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들었다. 감독님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감사함을 느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GS칼텍스에 적응해야 되는 시간이지만, 그전에 해야 될 일이 있다. 바로 VNL 일정이다. 현시점에서는 소속팀 적응보다 대표팀 훈련에 매진해 VNL에서 한국의 후방을 지켜야 한다.

오지영은 "몸을 빨리 끌어올리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원체 몸이 좋은 편이라 컨디션은 금방 올라올 것이다. 한 달 푹 쉬었으니 이젠 아무 생각 없이 배구에만 전념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오지영의 임무는 막중하다. 김해란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오지영 역시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

"혜란 언니 빈자리는 정말 크다. 이걸 내가 어떻게 채워야 하나 항상 생각한다. 이전에 가졌던 책임감을 훨씬 뛰어넘는 무게다. 언니가 정말 대단하다. 지난주에도 해란 언니에게 연락을 했다. '빨리 몸 만들어 다시 대표팀 같이 하자'라고. 해란 언니도 많은 응원을 해주고 있다. 올림픽에 내가 갈지, 안 갈지 모르지만 가게 된다면 영광이다. 후회 없는 경기하고 싶다."

오지영은 KGC인삼공사 팬들에게 작별 인사 그리고 GS칼텍스 팬들에게 각오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녀는 "GS칼텍스 팬들에게 묵직하고 든든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내가 있음으로 'GS칼텍스 후방은 걱정 없다'라는 인식을 심어드리고 싶다"라며 "KGC인삼공사에서 있는 4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나에게는 벅찬 사랑이었다. 너무나도 감사했다. 앞으로 배구 선수로서 멋진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다"라고 인사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THE SPIKE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