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현 감독이 절친 김종민 감독에게…"우리, 오래 살아남아보자"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기자 / 2021-04-04 23:49:38


[더스파이크=청평/이정원 기자] "우리 오래 살아남아보자."

 

GS칼텍스 차상현 감독과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1974년생 동갑내기로, 30년이 넘는 진한 우정을 다지고 있는 친구 사이다. 같은 울산 출신에 울산 중앙중, 마산 중앙고에서 함께 배구를 하며 우애를 다졌다. 

 

하지만 지금 두 감독은 뜨거운 우정을 잠시 뒤로 한채 V-리그 여자부에서 단 하나의 우승컵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경쟁자이다. 먼저 우승의 기쁨을 만끽한 사람은 김종민 감독이다. 김종민 감독은 2017-2018시즌, 창단 48년 만에 한국도로공사에게 통합 우승컵을 안겨줬다. 

 

2020-2021시즌에는 차상현 감독이 웃었다. 차상현 감독은 부임 다섯 시즌 만에 GS칼텍스에 창단 첫 통합 우승과 여자부 최초 트레블이라는 대기록을 선물했다. 

 

두 감독은 경쟁자이면서도 사나이의 뜨거운 우정을 공유하는 사이다. 특히 올 시즌 차상현 감독에게 생긴 기적과 같은 뜻깊은 순간은 김종민 감독에게도 큰 기쁨을 선사해 줬다. GS칼텍스가 통합 우승컵을 들어올린 직후, 김종민 감독은 경기도 청평에 있는 GS칼텍스 클럽하우스에 '욕봤다! 우승 축하한다'라는 장난스러운 문구가 담긴 '축하 난'을 선물로 보냈다. 두 사람은 경쟁 팀에 있으면서도 이와는 별개로 서로가 잘 되길 항상 응원하는 '찐친'이다. 

 

 

두 감독은 선수들을 지도하는 스타일도 비슷하다. 올 시즌 GS칼텍스를 대변하는 키워드였던 '팀워크'를 주도한 차상현 감독, 믿음과 신뢰로 도로공사를 이끄는 김종민 감독. 모두 선수들이 존경하고 뜻을 따르고자 하는 감독들이다. 

 

최근 기자와 인터뷰를 가졌던 차상현 감독에게 '김종민 감독과 스타일이 비슷한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건넨 바 있다. 그러자 차 감독은 "그 친구와 나는 얼굴부터가 다르다. 그리고 나는 술을 좀 마시는데 그 친구는 술을 못 한다. 주량이 한 혓바닥이다. 술 마시면서 이런저런 배구 이야기하면 좋을 텐데…사람이 재미가 없다. 세상 재미가 없다"라고 웃었다. 

 

말을 이어가며 "사실 거리가 멀어서 자주는 못 만난다. 그래도 그런 게 있다. 친구다 보니 굳이 기쁜 이야기, 슬픈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서로를 안다. 그리고 예전에 서로 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 오래 살아남아보자'라고. 편하다. 나는 종민이가 잘 됐으면 좋겠다"라고 진심 어린 한 마디를 던졌다. 

 

그래도 팀 성적은 자신이 더 좋아야 한다는 차상현 감독이다. "물론 나보다 항상 한 단계 밑에 있어야 한다. 내가 3등을 하면 종민이는 4등을 하고, 내가 4등을 하면 종민이는 5등을 해야 한다(웃음)."

 

차상현 감독의 바람처럼 김종민 감독은 도로공사와 동행을 이어간다. 올 시즌을 끝으로 한국도로공사와 계약 기간이 만료됐던 김종민 감독은 최근 도로공사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도로공사는 "선수단 관리 등 감독으로서 능력을 높이 평가하여 김종민 감독과 재계약을 결정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사실 감독의 자리를 오래 이어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성적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 부분에 있어 구단에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두 감독은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금의 팀과 오랜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차상현 감독은 2016-2017시즌 중반부터, 김종민 감독은 2016년-2017시즌 시작부터 지금의 팀을 맡고 있다. 

 

차상현 감독은 "감독들은 2년 안에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주위에서는 편안하게 하라고 하는데 막상 현장에 있는 감독들은 성적으로 보여줘야 해 압박감이 크다. 팬들이 됐든 관계자가 됐든 기다려주지 않는 게 어떻게 보면 현실이다. 모두가 인내심을 갖고 조금만 기다려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말했다. 

 

훈련 때는 엄격하고 무서운 감독님, 평상시에는 푸근하면서도 따뜻한 옆집 아저씨인 차상현 감독. 절친인 김종민 감독과 함께 만들어갈 아름답고 열정적인 배구가 더욱 기대된다.

 

 

사진_청평/이정원 기자, 더스파이크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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