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까지 날아간 도로공사의 적극적 구애, ‘FA 최대어’ 강소휘 잡았다...“통합우승 하고파”
- 여자프로배구 / 이보미 / 2024-04-13 00:00:04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의 적극적인 구애 작전이 통했다. ‘FA 최대어’ 강소휘를 잡는 데 성공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12일 “2023-24시즌을 마치고 두 번째로 자유계약신분(FA)을 획득한 강소휘 선수를 영입했다. 계약조건은 3년(2024년~2027년) 24억원으로 연간 총보수 8억원(기본연봉 5억원, 옵션 3억원)이다”고 밝혔다.
1997년생 강소휘는 180cm 아웃사이드 히터로 프로 데뷔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 지명을 받았고, 2021년 생애 첫 FA 신분이 됐지만 잔류를 택했다. 2024년에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리그 정상급 아웃사이드 히터로 평가를 받는 강소휘다. 올해 F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기도 했다.
GS칼텍스는 올 시즌을 끝으로 차상현 감독과 동행을 마치고 이영택 감독을 새롭게 선임하며 새 출발을 알렸다. 강소휘도 잔류와 한국도로공사 이적을 두고 고심한 끝에 김천행을 결정했다.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과 손을 잡았다.
한국도로공사의 적극적인 구애는 강소휘 마음을 잡기에 충분했다. 2023-24시즌 GS칼텍스는 봄배구 탈락으로 3월 15일 정규리그 흥국생명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 지었다. 강소휘도 오랜만에 긴 휴식기를 보냈고, 최근에는 싱가포르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강소휘가 있는 곳으로 김종민 감독과 사무국 직원이 직접 향했다. 싱가포르에서 강소휘를 만난 것. 그만큼 한국도로공사는 강소휘 영입이 간절했다.
12일 <더스파이크>와 통화한 강소휘는 “싱가포르 가기 전까지는 50대50이었다. GS칼텍스에 남거나 도로공사에 가려고 했다. 김종민 감독님도 그렇고 (이)윤정이도 엄청 플러팅을 했다. 윤정이는 초등학교 동창인데 종종 연락을 하고 지냈다. 윤정이가 원하는 토스 다 올려준다고 했다”면서 “도로공사에서 적극적으로 해주셔서 결정을 하게 된 것 같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팀과 이별을 해야 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강소휘는 “원래 계획은 끝까지 버텨보려고 했는데 어려웠다. 김종민 감독님도 마음이 가면 바로 결정하라고 하셨다”면서 “또 감독님의 솔직한 마음이 전달이 됐다. 거짓말을 못하는 스타일인 것 같았다. (정)대영 언니한테도 감독님 칭찬을 많이 들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공식 발표가 된 이후에도 만감이 교차했다. GS칼텍스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는데 떠나서 팬들에게도 죄송하고, 남아있는 선수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다. 프런트에서도 최선을 다해주셨다. 죄송한 마음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강소휘는 사무국의 환영 인사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도로공사 사무실에 갔는데 마치 우승한 것처럼 기뻐해주셨다. 그 기대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설렘도 크고, 새롭게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선수라면 항상 목표는 우승이다. 강소휘도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고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또 한국도로공사에는 베테랑 리베로 임명옥과 미들블로커 배유나도 있다. 강소휘가 김천행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강소휘는 “명옥 언니를 상대팀으로 만났을 때 힘들었다. 무시무시했다. 명옥 언니, 유나 언니와 같은 팀을 하고 싶었다. 내가 결정한 이유 중 하나다”면서 “도로공사와 3년 계약을 했는데 이 안에 꼭 통합우승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뿐만 아니다. 한국도로공사의 홈인 김천에는 강소휘의 든든한 지원군도 있다. 강소휘는 “아빠와 할머니, 고모들 등 친천들이 김천에 살고 계신다. 아마 다음 시즌 홈경기에는 모두 출석하실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강소휘는 여자부 역대 최고 보수를 받는다. 2024-25시즌 여자부 보수 총액은 1억원 증액된 29억원이다. 샐러리캡 20억원, 옵션캡 6억원, 승리수당 3억원으로 구성돼있다. 여자부는 남자부와 달리 1인 보수 상한선이 있다. 1인당 최대 샐러리캡의 25%, 옵션캡의 50%의 보수까지만 받을 수 있다. 2023-24시즌 최고액은 7억7500만원이었다. 2024-25시즌은 보수 총액이 증액된 만큼 1인당 최대 8억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강소휘가 ‘8억 시대’를 연 셈이다.
강소휘는 “프로팀에 와서 이 연봉을 받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선배님들 그리고 (김)연경 언니가 가장 큰 역할을 해준 것 같다. 언니들한테 감사하고, 시대를 잘 타고 난 것 같기도 하다”면서 “또 태어나게 해준 엄마한테도 감사하다. 아마 엄마가 동네에 자랑하고 다니실 것 같다. 사실 얼떨떨하다. 과분한 연봉이라고 생각한다. 기부를 통해 조금이나마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끝으로 강소휘는 곧 마주할 한국도로공사 팬들에게 “다른 팀에서 온 선수인데 반갑게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 그 기대에 걸맞게 꼭 별 하나를 달도록 하겠다. 김천에서 파이팅 넘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2022-23시즌 우승 이후 2023-24시즌 6위로 시즌을 마친 한국도로공사 2017년 박정아 영입 이후 오랜만에 외부 FA로 전력을 보강했다. 2023-24시즌 가장 큰 고민은 아웃사이드 히터 공격력이었다. 이제 강소휘 손을 잡고 도약에 나선다.
사진_한국도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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