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6년 차 '베테랑 막내'의 반란…IBK기업은행 육서영 "노련미 장착할 시기 됐죠"

여자프로배구 / 수원/송현일 기자 / 2025-03-13 23: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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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제 노련미를 장착할 시기가 됐죠."

육서영은 1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인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6라운드 현대건설과 방문 경기에 선발 출장해 15점(공격 성공률 37.50%) 활약을 펼쳤다. 양 팀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이었다.

육서영뿐 아니라 빅토리아 댄착(32점·44.78%)의 괴물 같은 득점포까지 불을 뿜으면서 4위 IBK기업은행은 손쉽게 승리를 가져왔다. 완전체로 나선 2위 현대건설을 3대1로 격파했다.

경기를 마친 육서영은 "시즌 종료까지 두 경기를 남겨 놓고 있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기분 좋게 마무리해 기쁘다"고 밝혔다.

육서영은 2019년 2라운드 2순위로 IBK기업은행에 입단해 지금까지 한 팀에서만 뛰고 있다. 그간 팀 내 주전과 비주전 사이의 경계에 있었는데 이번 시즌부터는 사실상 주전을 굳혔다. 35경기 전 경기에 나서 359점을 기록 중이다.

그런 육서영에게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잔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제자를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에서다. "이번 시즌후반기 들어와서 2단 볼을 때릴 때 끌고 내려오면서 때리는 느낌도 들고 처지는 느낌이 있어서 감독님에게 스윙을 빨리 가져 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육서영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선수로선 자신의 몸값을 확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그는 "시즌 초부터 크게 FA는 신경 안 썼다. 감독님도 그렇고 모든 선수가 봄 배구를 겨냥했는데 아쉽게 끝났다. 그게 마음에 걸린다. 아쉬운 마무리인 것 같다"고 돌아봤다.

IBK기업은행은 이번 시즌 한때 3위까지 올라가며 봄 배구 전망을 밝혔지만, 후반기 들어 뒷심이 빠지면서 결국 봄 배구 경쟁에서 밀렸다.

육서영은 "(봄 배구를 못 간) 아쉬움은 당연히 있다. 하지만 봄 배구를 경험할 수 있는 선수가 생각보다 많진 않다. 아쉽긴 하지만 언젠가 다시 갈 기회가 있을 거라 믿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프로 입단 6년 차인 육서영은 짧지 않은 경력을 지녔지만, 팀 내 아웃사이드 히터 동료 중에선 사실상 막내다. 이소영, 황민경, 고의정 등 여전히 많은 언니들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다. 신인 때부터 꾸준히 활약한 육서영은 6번째 시즌을 맞은 이제야 또래 선수들을 코트에서 마주하는 일이 많아졌다.

육서영은 "신인 때부터 언니들하고 경기를 많이 뛰었는데 이제 나와 비슷한 나이대 선수가 많아져서 점점 나이를 먹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며 웃었다.

이제 제법 머리가 굵어졌을 법도 하지만 육서영의 선배들에 대한 존경심은 여전하다.

육서영은 "수비 위치라든지 리시브 부분에서 많이 배운 것 같다. 감독님이 내가 공격 쪽에 비중을 뒀으면 하기 때문에 언니들이 리시브를 커버해 준다. 언젠가 나도 후배와 뛰는 날이 오면 저렇게 커버하면서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이 든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도 "내게 파워적인 부분에서 기대하는 분이 많은데, 나도 이제 언니들에게 연타 공격이나 페인트 공격도 배워 섞어서 때리는 노련미를 장착할 시기가 된 것 같다"며 씨익 웃었다.

글. 송현일 기자
사진.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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