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전망대] 흥국생명과 GS칼텍스 앞에 놓인 선두 경쟁 변수...2주만에 돌아온 남자부
- 여자프로배구 / 강예진 / 2021-03-08 00:00:08
[더스파이크=강예진 기자] IBK기업은행은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마지막 남은 봄 배구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제는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선두 경쟁에 시선이 쏠린다. 남자부는 2주 가량의 공백을 깨고 남은 정규리그 6라운드 일정을 치른다. 플레이오프 티켓의 향방을 가를만한 경기들을 살펴보자.
1위 되찾은 흥국생명, 수성 가능할까.
흥국생명 vs 현대건설 (3월 9일 화요일 오후 7시 인천계양체육관)
흥국생명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뺏겼던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 6일 한국도로공사에 3-1로 이겨 승점 3점을 추가해 GS칼텍스에 한 점 앞섰다. 김연경의 리더십이 돋보였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동료들 격려에 나섰다. 한 걸음 더 뛰며 분위기를 올리려 애쓰는 ‘리더의 품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연경이 26점으로 활약했고, 브루나 23점, 김미연 13점으로 힘을 보탰다. 미들블로커 김세영이 손가락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지만 김채연이 중요한 순간마다 블로킹을 잡아낸 것도 승리 요인 중 하나다(블로킹 5개, 총 8점). 특히 서브에서 우위를 점했고 주춤했던 김미연이 제 역할을 해준 게 큰 힘이 됐다. 흥국생명의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조금씩 되살아나면서 조직력이 맞아가고 있다.
현대건설과 올 시즌 상대 전적은 3승 2패. 5라운드 맞대결에선 2-3으로 패했다. 당시 흥국생명은 세터 김다솔이 2세트부터 교체 투입돼 코트를 밟았고, 브루나 역시 교체 투입됐다. 하지만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9점에 머물렀다.
최근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승리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브루나도 점차 녹아든 모습이다. 흥국생명은 1위에 대한 욕심보단 봄배구를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천천히 나아가려 한다. 박미희 감독은 “매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챔피언결정전 직행보다는 우리만 신경 쓰겠다”라고 말했다. 열쇠는 세터 김다솔이 쥐고 있다. 여유를 가지고 공 하나하나에 집중해야 한다.
현대건설은 직전 GS칼텍스전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1, 2세트를 가져오고도 내리 세 세트를 내줬다. 루소(30점) 외에 중앙에서 양효진, 정지윤이 각 21점, 17점씩을 보탰지만 날개 공격수의 지원이 부족했다. 고예림이 9점(공격 성공률 28%), 황민경은 3점(공격 성공률 13.04%)에 그쳤다.
중앙 활용 비중이 높은 게 팀 컬러지만 측면에서 어느 정도 힘을 보태야 한다.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을 상대로 이길 땐 풀세트로, 질 땐 셧아웃으로 승점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승부의 열쇠는 세터들이 쥐고 있다. 흥국생명은 김다솔, 현대건설은 김다인이 안정감을 보여야 한다.
물러설 수 없는 GS칼텍스, 선두 탈환 노린다
GS칼텍스 vs IBK기업은행 (3월 10일 수요일 오후 7시 서울장충체육관)
봄 배구를 확정한 두 팀이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7일 KGC인삼공사에 승리를 거두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은 외인 라자레바가 아닌 김주향이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올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득점인 25점을 기록해 결정적인 순간 빛났다. 본인에게 집중된 목적타 서브도 버텨냈다.
라자레바는 지난 2월 27일 도로공사전에서 나온 허리 통증 여파를 딛고 3세트부터 살아나며 32점을 기록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라자레바를 비롯한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지가 관건이다.
GS칼텍스는 5일 현대건설에 리버스스윕 승을 거두며 간신히 승점 2점을 획득했지만 다음날 흥국생명(56점)이 승점 3점을 챙기면서 다시 2위(55점)로 내려왔다. 윙스파이커 강소휘가 주춤했다(11점, 공격 성공률 24.24%). 러츠(31점)와 이소영(24점) 그리고 최근 미들블로커로 기용되고 있는 문지윤(11점)이 두 자릿수 점수로 믿음에 보답하고 있다.
부상 선수가 즐비함에도 GS칼텍스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차상현 감독의 용병술도 경기 분위기를 바꾸기에 충분하다. GS칼텍스는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바라보고 있다. 온전한 승점 3점이 절실하다. 올 시즌 IBK기업은행 상대로는 3승 2패를 기록 중이다. 승리할 때는 서브 공략이 매우 효과적으로 들어가며 상대를 흔들었다. 이번 맞대결에서도 서브를 활용해 반격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갈 길 바쁜 한국전력, 필요한건 승점 3점
현대캐피탈 vs 한국전력 (3월 13일 토요일 오후 2시 천안유관순체육관)
2주간의 휴식기 후 첫 만남이다. 두 팀 모두 자가격리가 아닌 팀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 두 팀 맞대결은 항상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시즌 중 대형 트레이드로 남다른 스토리 라인을 구축했기 때문.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한 팀은 현대캐피탈이다. 시즌 맞대결 3승 2패로 직전 4, 5라운드 모두 승전고를 울렸다.
다우디가 중심을 잡으며 허수봉, 김선호, 함형진 등 젊은 선수들의 자신감, 그리고 경기력이 향상됐다. 이겼던 경기를 살펴보면 블로킹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한국전력의 블로킹 높이도 강점이지만 현대캐피탈의 높이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갈 길이 바쁜 쪽은 한국전력이다. 현대캐피탈은 6위(승점 35점)로 봄 배구에서 멀어졌지만 한국전력은 승점 49점으로 5위다. 3위 KB손해보험과 승점차도 3점으로 봄 배구 가능성이 남아있다. 여전히 봄 배구 향방을 알 수 없는 가운데 승점 한 점이 절실하다.
한국전력은 현대캐피탈 서브 공략에 자주 흔들렸다. 러셀의 리시브 부담을 덜기 위해 미들블로커가 리시브 라인에 서는 변칙 전술을 상대가 잘 파고들었다. 러셀의 공격력과 서브, 그리고 리시브 불안을 커버해줄 수 있는 조직력이 안정감을 찾아야 할 때다.
'경기 감각' 누가 먼저 되찾을까.
대한항공 vs KB손해보험 (3월 14일 일요일 오후 2시 인천계양체육관)
선두 대한항공(승점 58점)과 3위 KB손해보험(승점 52점)의 만남이다. 남자부는 아직 봄 배구 진출팀 향방이 뚜렷하게 나오지 않은 만큼 6라운드 매 경기가 중요하다. KB손해보험은 소속 선수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선수단 2주간 자가격리로 볼 훈련을 하지 못했다.
지난 7일 격리해제 됐고 8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약 일주일 동안 볼 감각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5라운드 맞대결에선 외인 케이타가 결장하면서 상대에 힘없이 패했다. 이상렬 감독이 올 시즌 잔여 경기 출장을 포기한 상황에서 선수들 간 대화가 많아진 건 사실. 이경수 코치 역할이 조금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주간 공백이 KB손해보험에게 나쁘지만은 않았다. 세터 황택의가 직전 OK금융그룹전에서 손가락 인대에 미세한 손상을 입어 중도 교체됐다. 케이타 역시 허벅지 부상으로 휴식이 필요하던 참이었다. 2주간 휴식이 부상 회복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대한항공은 미들블로커 진지위가 아킬레스건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팀 내 미들블로커 4명이 상황에 따라 자리를 메워줘야 한다. 경기가 중단되기 직전 우리카드 경기서 부진했던 정지석의 부활이 절실하다. 여기에 요스바니와 세터와의 호흡, 조직력이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서브와 블로킹 싸움이다. 양 팀 모두 강한 서브 라인을 지니고 있다. 리시브가 안정된 대한항공이 유리할 수 있지만 공은 둥글다. 떨어졌던 경기 감각을 코트 안에서 빠르게 찾는 팀이 먼저 웃을 수 있다.
사진_더스파이크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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