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그리고 아내' 김해란 "하율이와 남편, 나의 힘이죠" [스파이크TV]
- 여자프로배구 / 화성/이정원 / 2021-12-13 23:41:28
"내가 버틸 수 있는 힘은 남편과 하율이 덕분이다."
전설의 리베로 김해란이 다시 코트 위로 돌아왔다. 오래전부터 계획해왔던 출산을 위해 2019-2020시즌을 마치고 잠시 코트를 떠났던 김해란은 2020년 12월 2일 조하율 군을 출산한 뒤, 올해 4월 선수 등록을 통해 원소속팀 흥국생명으로 복귀했다.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소식이었다.
무릎 통증으로 몇 경기 결장할 때도 있지만 코트 위에만 들어서면 예전의 김해란을 보는 듯하다.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흥국생명 리베로진을 지키고 있다. 세트당 디그 6.00개를 기록하며 여자부 디그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디그여왕', '전설의 리베로' 수식어에 걸맞은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여기에 '엄마 선수'라는 별명까지 추가하면 완벽하다.
최근 <더스파이크>와 만난 김해란은 "처음에 체중이 많이 불은 채로 팀에 복귀했다. 체중 감량이 가장 힘들었다. 또한 어린 선수들을 따라가려 하는데 따라가기가 쉽지 않더라. 체력을 회복하는 데도 힘이 들더라. 그 외는 다 괜찮았다"라고 웃었다.
그의 옆에는 남편 외 또 다른 가족이 생겼다. 바로 사랑스러운 아들 조하율 군이다. 한 아들의 엄마가 된 기분을 묻자 김해란은 "‘우리 부모님이 나를 이렇게 힘들게 키우셨구나’라는 생각을 항상 한다. 그래도 우리 친정 엄마가 하율이를 많이 봐주고 있다. 내가 딱히 힘든 건 없다"라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하율이는 뱃속에 있을 때부터 나를 힘들게 하지 않았다. 입덧도 없었고 뱃속에서 발차기도 안 했다. 나도 하율이를 편하게 해주려 했다. 태교도 열심히 했고, 동화책도 읽어줬다. 하율이 덕분에 즐겁게 지냈다"라고 덧붙였다.
김해란은 숙소 생활 대신 출퇴근 훈련을 한다. 그래도 연습하러 가거나 원정 경기를 위해 지방으로 내려가야 할 때는 종종 집을 비우게 된다. 지금 엄마의 품이 그리울 시기이기에, 엄마랑 떨어지면 울지 않을까.
김해란은 "훈련하러 가기 전에 영상 통화도 하고, 사진도 본다. 경기 시작 전에도 꼭 영상 통화하고 경기장에 들어간다"라며 "그런데 내가 운동을 가거나 옆에 없어도 울지 않는다. 기분 좋게, 마음 좋게 운동을 보내준다. 원정 가도 안 찾는다"라고 말했다.
1년 만에 다시 코트 위로 돌아왔다. 선수 시절 최고의 기량을 보여준 김해란이라 하더라도 부담을 안 가질 수 없었다. 김해란도 자신의 본 기량을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 누구보다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힘들 때는 부모님, 남편 그리고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이 그 누구보다 큰 힘이 되어줬다.
김해란은 "부모님, 지금은 남편이 제일 고맙다. 남편은 나에게 선생님이다. 힘들 때 찡찡거리기도 하는데 안 받아주고 혼낸다. 내가 항상 힘들어할 때마다 나의 멘탈을 잡아줬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박미희 감독님은 엄마 같은 분이다. 보기에는 차가워 보이고 작전 타임 때도 무섭고 그래 보이지만 엄청 따뜻한 분이다. 정도 많고 눈물도 많다. 박미희 감독님 외에도 서남원 감독님 도움도 많이 받았다. 한국도로공사, KGC인삼공사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는데 내가 편하게 운동할 수 있게 배려해 주셨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해란은 "내가 버틸 수 있는 힘은 남편과 하율이 덕분이다. 나의 2022년은 더 좋아질 것 같다. 하율이도, 팀도, 나와 남편의 삶 등 모든 것이 좋아질 것 같다. 우리 가족들 언제나 건강했으면 좋겠다"라며 "또한 우리 흥국생명 팀원들 항상 잘 버텨 기분 좋게 시즌 마무리했으면 한다. 팬들도 언제나 코로나19 조심하시고 경기장에서 편하게 호흡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위대한 그녀' 김해란이 전하는 더 많은 이야기는 <더스파이크> 12월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_화성/유용우 기자
영상 촬영 및 편집_화성/최이레 기자
장소 제공_스튜디오곁(경기 화성시 동탄기흥로 602 더퍼스트3 1403호)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