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비결=양효진표 족집게 과외? 이다현 “언니랑 배구해서 행복해”

여자프로배구 / 광주/강예진 / 2021-11-14 04: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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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곡선이 가파르다. 성장의 기반에는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양효진의 지분도 있다. 이다현은 어렸을 때부터 꼽아온 롤모델의 충고와 조언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다현은 2019-2020시즌 1라운드 2순위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첫 시즌과 지난 시즌, 교체로 코트 위를 오갔다. 이후 맞이한 프로 3시즌, 이제는 본격적인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많은 게 달라졌다. 코트 안 흐름을 읽을 수 있게 됐다. 이다현은 “2년차 때까지만 해도 밖에 있다가 들어가니까 경기 흐름 파악이 어려웠고, 혼자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 지금은 처음부터 같이 뛰니까 흐름이 잘 맞다”라고 말했다.

경기 컨디션 유지도 수월하다. 이다현은 “몸에 열도 올라와 있으니까 컨디션 자체가 더 좋다”라고 덧붙였다.

이다현은 2019-2020시즌 71득점(26경기 74세트 출전), 2020-2021시즌에는 107점(24경기 80세트)을 기록했다. 절반도 채 지나지 않은 이번 시즌(8경기), 벌써 지난 시즌 득점의 절반을 넘어섰다(68점).

블로킹 수치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세트당 0.3개였던 블로킹이 올 시즌에는 0.724로 올랐다. 블로킹 6위에 랭크됐다. 매 경기 제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증거다.

가까운 곳에 멘토가 있다. 어릴 적부터 롤모델로 꼽아온 양효진과 함께한다. 코트 안에서 양효진에게 족집게 과외를 받곤 한다. 이다현은 “풀타임 스타팅은 처음이라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효진 언니가 간결하게 한 문장으로 이해하기 쉽게 말해주신다”라고 했다.

짧고 굵은 설명이다. 이다현은 “전술적인 부분이다. 내가 너무 욕심이 많아 보일 때면 언니가 ‘다현아, 팔꿈치 빨리 들고, 빨리 때려라’라고 하신다. 이야기를 듣고 나서, 다른 건 다 버리고 그것만 생각한다. 나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라고 설명했다.

“날이 가면 갈수록 언니랑 배구를 한다는 게 행복하다”라며 미소 지은 이다현.



강성형 감독의 지도법 역시 이다현을 춤추게 한다. ‘강요’가 아닌 ‘조율’로 선수들과 소통한다. 이다현은 “처음에는 걱정했지만, 지내다 보니 여자팀과 성격이 잘 맞으시는 것 같다”라면서 “안되는 게 있으면 ‘하지마’가 아니라 ‘리듬에 불편한 게 있냐, 어떻게 때리는 게 편하냐’ 등 의견을 물어보신다. 인간으로서 존중받는 느낌이다”라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은 개막 8연승을 달리고 있다. 패배를 잊었다. 프로 원년인 2005년 8연승 이후 처음이다. 이다현은 “작년에는 준비가 안 된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하나씩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은 너무 잘하고 싶어서 욕심이 날 때는 8연승 하는 팀에 주전으로 뛰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끼자고 생각한다. 그정도로 만족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첫 주전 시즌에 팀은 8연승까지. 선수 개인으로나, 팀으로나 행복할 수밖에 없는 시즌이다. 이다현의 올 시즌 목표는 다치지 않기다. 여기에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시즌 전 잡았던 목표지만 지금은 약간의 변동이 있다.

이다현은 “1라운드 끝나고 목표가 바뀌었다. 우승이다”라며 당차게 말하면서도 “연차도 적고, 가끔 어이없는 실수를 하는데, 그럴 때마다 언니들이 차분하게 알아듣기 쉽게 말해줘서 고맙다. 그냥 다 감사하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사진_더스파이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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