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V-리그] 흥국생명과 GS칼텍스, 마지막에 웃을 팀은 어디?
-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1-03-11 23:35:30
[더스파이크=박대해 기자] 길고 길었던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도 어느덧 5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칠 채비를 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은 가운데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은 1위 자리를 향한 마지막 순위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마지막 남은 네 경기를 잘 마무리하고 유종의 미를 거둘 팀은 어디일까.
(모든 기록은 3월 11일 기준)
1위 흥국생명 (승점 56점, 19승 10패, 세트 득실률 1.413)
◎ 2021.03.05(금) ~ 03.09(화) : 1승 1패 (6일 vs 한국도로공사 3-1 승(인천), 9일 vs 현대건설 1-3 패(인천))
경기력이 아직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점점 정상 궤도에 올라서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를 만난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브루나가 49득점을 합작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브루나가 공격 성공률 자체는 33.93%로 높지는 않았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해 주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2세트와 3세트 막판 승부처에서는 김채연이 돋보였다. 2세트 23-22에서 나온 블로킹 득점과 3세트 24-23에서 나온 세트를 마무리하는 서브 득점은 팀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앞선 한국도로공사전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며 1위를 탈환했지만 현대건설전에서 패배하며 GS칼텍스와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 거의 모든 기록에서 상대에 뒤처졌다. 특히 블로킹 득점에서 5-13으로 밀린 것이 가장 뼈아팠다. 번번이 공격이 차단되자 공격 흐름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했다. 또한 김미연이 공격 성공률 19.05%, 리시브 효율 16.13%로 부진했다. 박미희 감독은 2세트와 3세트에 이한비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 03.12(금) ~ 03.16(화) : 13일 vs KGC인삼공사(대전)
승점을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자 포스트시즌 전 실전 경기력을 점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김다솔과 공격수 간 호흡이 이다영 이탈 직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세터와 공격수 모두 노력이 필요하다. 한 번 무너질 때 지나치게 큰 점수 차로 무너지는 것을 경계할 필요도 있다. 직전 9일 경기에서 흥국생명은 2세트와 3세트 각각 12점, 11점밖에 내지 못했다. 적은 수의 경기로 승부가 결정되는 포스트시즌인 만큼 세트별 경기력이 꾸준해야 좋은 성과가 있을 확률이 높다.
2위 GS칼텍스 (승점 55점, 19승 9패, 세트 득실률 1.556)
◎ 2021.03.05(금) ~ 03.09(화) : 1승 (5일 vs 현대건설 3-2 승(장충))
그동안 GS칼텍스가 약한 모습을 보여왔던 현대건설에 1세트와 2세트를 내주며 다시 한번 덜미를 잡히는 듯했다. 하지만 3세트에 분위기를 반전시킨 GS칼텍스는 4세트와 5세트를 내리 가져오며 승점 2점을 획득했다. GS칼텍스는 경기 내내 선수들 간 손발이 맞지 않는 어수선한 모습을 노출했다. 하지만 이날도 이소영은 공격 성공률 44.9%에 리시브 효율 40%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경기가 끝나자 이소영은 '경기 초반 자신이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 03.12(금) ~ 03.16(화) : 12일 vs IBK기업은행(장충), 16일 vs KGC인삼공사(대전)
다시 2위로 밀려나긴 했지만 승점 차가 1점이고 흥국생명보다 한 경기 덜 치른 상황이다. GS칼텍스에 다소 유리하다는 전망이 나오고는 있으나 최근 흥국생명도 경기력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차분하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주장 이소영의 어깨가 이런 부분에서는 조금 더 무거울 수 있다.
변수가 될 수 있는 것은 상대 선발 명단이다. 특히 IBK기업은행은 직전 7일 경기를 통해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GS칼텍스전에서 후보 선수들이 폭넓게 출전할 수 있다. 상대가 어떤 선발 명단을 들고 나오더라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여러 선수들에 대한 폭넓은 분석이 필요하다. 문지윤이 미들블로커 자리에서 꾸준한 활약을 이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문지윤은 지난 2월 28일 경기에서는 공격 성공률 60%를 기록했고 3월 5일 경기에서는 블로킹을 4개 잡아내는 등 최근 경기력이 준수하다. 미들블로커 부상이 많은 GS칼텍스이기 때문에 문지윤이 잘해준다면 상승세에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3위 IBK기업은행 (승점 42점, 14승 15패, 세트 득실률 0.885)
◎ 2021.03.05(금) ~ 03.09(화) : 1승 (7일 vs KGC인삼공사 3-2 승(화성))
IBK기업은행이 승점 2점을 획득하면서 끝내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었다. 매 세트 접전을 거듭하며 따낸 승리였기에 그 의미가 더욱 값졌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는 김주향이 25점을 올리는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주포 라자레바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 김주향의 이와 같은 약진은 팀에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다만 리시브 효율이 29.41%로 저조했던 점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 03.12(금) ~ 03.16(화) : 12일 vs GS칼텍스(장충)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기 때문에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전 선수 몸 상태 관리이다. 특히 라자레바는 직전 7일 경기에서도 계속해서 허리춤에 손이 올라가는 등 몸이 다소 불편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충분한 휴식을 통해 경기력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할 가능성이 크다. 김우재 감독 역시 표승주, 라자레바, 신연경 등 선수단에 휴식이 필요하다며 우선 쉬게 해주겠다고 직접 언급했다. 그렇다면 후보 선수들이 보여줄 활약이 GS칼텍스전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4위 한국도로공사 (승점 39점, 12승 17패, 세트 득실률 0.887)
◎ 2021.03.05(금) ~ 03.09(화) : 1패 (6일 vs 흥국생명 1-3 패(인천))
시즌 중후반에 경기력이 급격하게 올라오면서 치열한 3위 싸움을 벌였지만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패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도로공사 가장 큰 강점인 리시브에서 크게 흔들렸다. 리시브 효율 11.76%에 머무른 전새얀을 비롯해 문정원과 임명옥도 각각 31.25%, 37.93%에 그쳤다. 주포인 켈시도 이날은 공격 성공률 35.09%, 효율 22.81%를 기록하면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 03.12(금) ~ 03.16(화) : 14일 vs 현대건설(수원)
플레이오프 진출은 좌절됐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한다. 한국도로공사는 그동안 현대건설을 5번 만나 4승 1패를 거뒀을 정도로 현대건설에 강하다. 특히 상대전에서는 세트당 디그 수치가 시즌 평균 20.16개에서 22.58개로 상승하고 세트당 리시브 성공 개수도 7.75개에서 8.84개로 증가한다. 다가올 경기에서도 수비의 힘을 살려 끈끈한 경기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5위 KGC인삼공사 (승점 33점, 11승 17패, 세트 득실률 0.774)
◎ 2021.03.05(금) ~ 03.09(화) : 1패 (7일 vs IBK기업은행 2-3 패(화성))
상대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아쉽게 패했다. 리시브 효율에서는 상대보다 오히려 5%p 가량 앞섰고 범실도 5개 더 적었다. 결국 승부는 5세트 집중력에서 갈렸다. 5세트 초반 점수가 7-2까지 벌어지자 KGC인삼공사는 동력을 잃고 더는 상대를 추격하지 못했다. 고의정과 박은진은 각각 10점씩을 올리며 힘을 보태긴 했으나 이날도 디우프에 대한 의존도는 높았다. 디우프는 공격을 133개나 시도했고 점유율도 64.25%에 달했다.
◎ 03.12(금) ~ 03.16(화) : 13일 vs 흥국생명(대전), 16일 vs GS칼텍스(대전)
KGC인삼공사로서는 아직 순위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4위로 시즌을 끝마치게 될 수도 있고, 최하위로 마무리할 수도 있다. 남은 일정은 1위와 2위를 연속해서 만나는 쉽지 않은 일정이다. 두 경기 모두 홈에서 열린다는 것이 하나의 위안거리이다. 한편으로는 선두 싸움이 어찌 보면 KGC인삼공사 손에 달려있다고도 볼 수 있다.
최근 경기에서도 여전히 디우프가 가져가는 공격 점유율은 매우 높지만 국내 선수들 경기력이 많이 좋아졌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특히 고의정이 윙스파이커로 꾸준히 출장 기회를 받으면서 점점 더 안정적으로 팀에 녹아들고 있다. 고의정은 최근 네 경기 공격 성공률 35.71%를 기록 중이다. 박은진 역시 공격과 블로킹 모두에서 준수한 활약을 계속해서 펼쳐주고 있다. 남은 두 경기에서는 조금 더 다양한 공격 옵션을 과감하게 사용해볼 필요가 있다.
6위 현대건설 (승점 33점, 11승 18패, 세트 득실률 0.761)
◎ 2021.03.05(금) ~ 03.09(화) : 1승 1패 (5일 vs GS칼텍스 2-3 패(장충), 9일 vs 흥국생명 3-1 승(인천))
결과적으로 패배하기는 했지만 전반적인 경기력은 좋았다. 루소, 양효진, 정지윤은 각각 공격 성공률 42.19%, 51.28%, 41.94%를 기록했고 총 68득점을 합작했다. 4세트와 5세트를 한 끗 차이로 상대에 내준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윙스파이커 부진도 패배 요인 중 하나였다. 고예림과 황민경은 공격 성공률이 각각 28.00%, 13.04%에 그쳤다. 특히 황민경은 공격 효율이 0%였으며 리시브 효율도 26.92%였다. 경기가 길어질수록 모든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필요한데 그러지 못했다.
◎ 03.12(금) ~ 03.16(화) : 14일 vs 한국도로공사(수원)
1승 4패로 상대 전적 열세에 있지만 최근 코트 안에서 팀 경기력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이다. 특히 양효진과 정지윤이 버티고 있는 중앙의 위력이 굉장히 좋다. 루소 역시 지난 두 경기 모두에서 공격 성공률이 40%를 넘길 정도로 해결사 역할을 도맡아 해주고 있다. 윙스파이커가 조금만 더 나아진 활약을 펼칠 수 있다면 김다인이 경기를 운영하기도 한결 편해질 것이다.
일러스트_브이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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