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이 말하는 차상현 감독 "운동할 때는 무섭지만, 평소엔 아빠 같아요"

여자프로배구 / 장충/이정원 / 2021-11-30 23: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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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세터 김지원이 말하는 차상현 감독은 어떤 사람일까. 

김지원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차상현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제천여고 시절 김지원은 중앙 활용을 잘 하고, 다양한 세트 플레이를 구사할 줄 아는 세터로 이름을 날렸다.

많은 기대 속에 맞은 2020-2021시즌. 하지만 김지원은 지난해 12월 말, 훈련 도중 불의의 우측 발목 인대 파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데뷔 시즌 김지원의 출전 기록은 단 8경기였다.

절치부심하며 비시즌 재활 훈련에 임한 김지원은 차상현 감독의 혹독한 조련 속에 무럭무럭 성장했다. 2021 KOVO컵에서도 안혜진의 백업 세터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시즌 들어와서도 김지원은 많은 출전 기회를 받았다. 이원정이 아직까지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한 상황. 안혜진이 흔들릴 때마다 들어가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그의 가능성을 본 차상현 감독은 지난 27일 IBK기업은행전에 이어 30일 홈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전에서도 김지원을 안혜진 대신 선발 세터로 투입했다. 2위 경쟁 중인 까다로운 상대 KGC인삼공사전에 김지원을 투입한 것은 의미가 크다.

경기 전 차상현 감독은 "지원이가 먼저 들어가려 한다. 지원이도 긴장도를 경험해 봐야 한다. 한두 번의 위기가 왔을 때 극복 힘이 생겨야 한다. 본인이 성장하는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첫 선발 경기였던 IBK기업은행전은 흔들렸지만, KGC인삼공사전은 달랐다. 이전보다 여유가 생겼다. 모마 바소코 레티치아(등록명 모마), 강소휘, 유서연 삼각편대 활용은 물론이고 자신의 장점인 중앙 공격도 많이 시도했다.

또한 흔들려도 표정 변화 없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플레이를 하는 모습은 마치 베테랑 세터 같았다. 국가대표 주전 세터 염혜선 앞에서도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가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안정적인 볼 배급, 2년차 답지 않은 여유가 돋보였다.

김지원의 안정감 덕분에 GS칼텍스도 KGC인삼공사를 3-0으로 이겼다. GS칼텍스(8승 4패 승점 25점)는 KGC인삼공사(승점 24점 8승 3패)를 제치고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경기 후 김지원이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프로 첫 인터뷰실 방문이었다. 비시즌, <더스파이크>와 인터뷰에서 "가능성이 없긴 하지만, GS칼텍스 승리와 함께 수훈 선수 인터뷰를 한 번 해보고 싶어요"라고 소망한 바 있는데 그 꿈이 이뤄진 셈이다. 인터뷰실 들어오기 전에는 주관 방송사 수훈선수 인터뷰도 가졌다.

 


김지원은 "처음 가지는 수훈선수 인터뷰다. 내 목표였다"라며 "아직 선발로 나오는 게 조금 부담스럽다. 그래도 이왕 들어간 김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한다"라고 운을 뗐다.

김지원은 이날 다양한 공격 분배를 보였다. 모마가 20점, 강소휘와 유서연이 각각 11점, 10점을 올렸다. 권민지도 7점을 기록했다. 차상현 감독도 "이번 비시즌에 열심히 준비를 했다. 감독 입장에서는 기회 줬을 때 경기력으로 만들어내면 뿌듯하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김지원은 "우리 리시브가 잘 되어, 속공을 많이 활용하려고 했다. 속공이 안 되면 양 사이드로 빼려고 했다"라며 "모마는 점프가 좋다. 최대한 타점을 살려 주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김지원은 지난해 우측 발목 인대 파열로 인해 시즌을 끝까지 소화하지 못했다. 재활은 인고의 시간이다. 힘이 많이 든다. 그럴 때마다 언니들과 감독님의 든든한 응원이 큰 힘이 됐다.

"처음에 다쳤을 때 많이 힘들고 버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언니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코칭스태프 선생님들이랑 언니들 덕분에 재활도 잘 하고 잘 견딜 수 있었어요. 부담 없이 하려고 해요." 김지원의 말이다. 

이어 차상현 감독에 대해 이야기한 김지원은 "감독님은 평소에 아빠 같이 다정하다. 운동할 때는 많이 무섭지만 항상 자신감을 잃지 않게 도와주신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김지원의 옆에는 안혜진이라는 국가대표 세터가 있다. 보고 배울 점이 많다. 김지원은 "혜진 언니는 항상 밝다. 또한 언니 서브가 좋다. 나도 서브에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언니 하는 거에 비하면 난 부족하다. 패스도 나는 흔들릴 때가 많은데 언니는 그 텀도 짧다"라고 말했다.

프로 1순위. 엄청난 영광이다. 그러나 때론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김지원은 "지난 시즌에는 부담도 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괜찮아졌다"라고 이야기했다.

일본과 브라질 선수들의 경기 영상을 보며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 중인 김지원. 그의 목표는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완주하는 것이다.

끝으로 김지원은 "수훈선수 인터뷰가 목표였는데 했다. 기분 좋다"라며 "다치지 않고 가면 갈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사진_장충/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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