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했지만 기회라고 생각” 한성정이 전한 속마음

남자프로배구 / 강예진 / 2021-12-27 00: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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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이후 처음으로 팀을 옮기게 됐다. 친정팀에서 쌓아둔 추억은 고의 접어두고, 새로운 팀에서 새 마음가짐으로 출발선에 섰다. 

 

KB손해보험은 26일 김재휘-김동민을 우리카드에 내주고 한성정과 2022-2023시즌 신인 2R 지명권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팀을 옮기게 된 한성정. 그가 트레이드 확정 소식을 접한 건 지난 24일이다. 26일 <더스파이크>와 전화 통화에서 한성정은 “신영철 감독님과 커피 타임을 가졌을 때 듣게 됐다. 전까지는 확실한 건 아니라는 이야기만 했지, 정확하게 들은 건 그날이다”라고 했다.

 

시즌 중 친정팀을 떠나게 됐다. 한성정은 서운하면서도 아쉬움이 컸다. 마음도 이상했다. 2017-2018시즌 전체 1순위로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었던 한성정. 4시즌하고도 반을 우리카드에서 지냈기에, 다른 팀으로 떠난다는 생각에 실감도 나지 않았다고.

 

한성정은 “사실 팀을 옮기게 된다고 했을 때까지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오늘 KB손해보험에 오니까 실감 났다. 우리카드에서 추억도 많았고, 정도 많이 들어서 그런지 서운했다”라고 털어놨다.

 

올 시즌이 지나면 첫 FA자격을 얻는다. 그렇기에 마음이 더 무거웠다. 한성정은 “우리카드에서 잘해서 팀뿐 아니라 개인 성적이 좋은 상태에서 FA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아쉽지만 여기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라고 했다.

 

어쩌면 기회다. 한성정은 올 시즌 출전 시간이 부쩍 줄었다. 송희채가 제대 후 팀에 합류하면서 웜업존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났다. KB손해보험은 윙 한자리가 고정적이지 않다. 공수 균형 잡힌 한성정에게 출전 기회가 올 확률이 높다.

 

한성정은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만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절친 삼성화재 황경민은 트레이드를 먼저 경험했다. 한성정은 트레이드 직후 황경민에게 먼저 연락했다. 그는 “경민이한테 이상한 기분을 털어놨다. 경민이는 열심히 해라고 하더라. 나한테 좋은 기회라는 말 등 좋은 이야기를 해줬다. 그리고 언젠가는 같은 팀에서 만나자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26일 오후, KB손해보험에 들어왔다. 식사 후 훈련에 참가했던 한성정은 “문화가 완전 다르더라”라고 전했다. 그는 “프리하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그런지 더 긴장됐다. 적응해야 한다”라고 웃으며 “밖에서 본 KB손해보험은 즐거워 보였는데, 와서 해보니 정말 배구를 재밌게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자신감’을 심어줬다. 한성정은 “감독님께서 자신감을 심어주셨다. 내가 가끔 소심하게 할 때도 있는데, 눈치도 보지 말라고 하셨다”라고 이야기했다.

 

적응에 큰 문제는 없다. 세터 황택의와는 동갑내기 친구다.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우리카드에서 KB손해보험으로 둥지를 옮긴 선수들도 많다. 대학교 후배인 리베로 김도훈도 있다. 특히 노우모리 케이타(등록명 케이타)의 넘치는 흥이 한몫했다.

 

한성정은 “케이타를 가까이서 보니까 경기할 때보다 더 흥이 많은 거 같다. 긴장 풀어주려고 이런저런 농담도 던지더라. 케이타 덕에 즐겁고 웃음이 났다”라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은 26일 기준, 2위(9승 8패, 승점 30)에 올라있다. 한창 순위경쟁 중이다. 한성정은 “괜히 피해 주지 않을까 걱정됐는데, 새로 왔으니까 신인의 마음으로 빨리 적응햇 도움이 됐으면 한다. 우승할 수 있게 보탬이 되고 싶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_더스파이크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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