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결말은 없었지만, '봄배구' 절반의 성공 거둔 IBK기업은행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기자 / 2021-04-01 23:11:46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IBK기업은행의 올 시즌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절반의 성공'이라는 단어가 딱 떠오른다. 

 

IBK기업은행은 도드람 2020-2021 V-리그 정규시즌 3위를 기록했다. IBK기업은행은 도로공사와 펼친 3위 경쟁에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끝에 이기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었다. 2017-2018시즌 이후 처음으로 봄배구를 밟았다. 지난 시즌엔 창단 후 최저인 5위에 머물렀던 IBK기업은행은 어느 정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었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흥국생명에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밀리며 챔프전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IBK기업은행이 시즌 막판 보여준 투혼과 저력은 인정받아야 마땅했다. 

 

라자레바와 신연경은 최고였다

IBK기업은행의 올 시즌 공격은 라자레바로 시작해 라자레바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인 드래프트 1순위로 IBK기업은행에 지명을 받은 라자레바는 첫 V-리그 여정임에도 불구하고 매 경기 꾸준한 득점, 파워 넘치는 공격으로 팀에 힘을 줬다. 

 

 

라자레바는 29경기(114세트)에 출전해 득점 2위(867점), 공격 성공률 3위(43.41%), 서브 4위(세트당 0.263개), 블로킹 10위(세트당 0.491개)에 오르는 등 공격 대부분의 지표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트리플크라운도 두 번 기록했고, 정규시즌 6라운드 MVP로도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라자레바는 플레이오프에서도 평균 25점에 달하는 뛰어난 득점력을 보여줬다. 또한 빼어난 외모로 많은 팬들을 몰고 다니기도 했다. 라자레바는 다음 시즌부터 터키리그 페네르바체에서 뛸 것으로 예상된다.

 

공격에서 라자레바가 힘을 줬다면 후방에서는 리베로 신연경이 큰 힘을 줬다. 신연경은 28경기에 출전해 리시브 효율 38.49%(10위), 세트당 5.655개의 디그(2위)를 잡아냈다. 특히 손가락 통증에도 불구하고 매 경기 코트 위를 휘어잡는 투혼을 발휘했다. 리베로 라인에 걱정이 많던 김우재 감독에게는 한 줄기 희망이었다. 김우재 감독도 경기 전, 후로 신연경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가능성과 보완점을 동시에 보인 김주향&육서영, 그리고 부진했던 김희진

IBK기업은행의 성과를 뽑는다면 단연 윙스파이커 김주향과 육서영의 성장이다. 김우재 감독 역시 올 시즌 성과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뽑은 바 있다. 김주향은 26경기(88세트)에 출전해 221점, 공격 성공률 32.01%, 리시브 효율 28.40%를 기록했다. 2년차 육서영 또한 25경기(68세트)에 출전해 125점, 공격 성공률 28.53%, 리시브 효율 30.22%를 기록했다. 육서영은 데뷔 시즌을 뛰어넘는 활약(11경기 35점)을 선보이며 김우재 감독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물론 두 선수가 보완해야 되는 부분도 당연히 있다. 일단 기복이 심하다는 점이다. 한 번 흔들리면 경기 끝까지 흔들리는 경향을 보였다. 백업 선수가 많지 않은 IBK기업은행이기에 김우재 감독은 두 선수를 믿었지만, 두 선수가 조금 더 활약을 했었다면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경기도 분명 있었다. 수준급 윙스파이커로 성장하려면 리시브에서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두 선수 모두 공격력만큼은 어느 정도 가능성을 인정받은 만큼, 리시브 연습이 필요하다. 

 

올 시즌을 치르면서 많은 아쉬운 점도 나왔다. 세터 조송화가 시즌 초중반만 하더라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이며 팀에 힘을 줬지만, 시즌 후반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시즌 후반 경기에서 빠지는 일도 잦아졌고, 플레이오프 2, 3차전은 아예 나오지도 못했다. 물론 김하경이 나와 좋은 활약을 펼치기도 했지만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조송화가 플레이오프 3차전에 있었더라면 결과는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은 분명 남는다. 

 

가장 큰 아쉬운 점은 역시 미들블로커 김희진의 부진이다. 29경기에 출전해 200점, 공격 성공률 35.93%, 속공 4위에 올랐다. 200점과 35.93%는 데뷔 후 김희진이 기록한 최저 기록이다. 우리가 알던 김희진을 생각하면 이는 아쉬운 기록이다. 시즌 개막 직전 입은 발목 부상이 크게 다가왔다. 마지막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2점, 공격 성공률 14%에 머물며 팀을 챔프전으로 이끌지 못했다. 벌써부터 소위 '에이징 커브가 온 게 아니냐'는 슬픈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김우재 감독 재계약 or 새로운 감독 선임?

봄배구 진출이라는 절반의 성공 거둔 IBK기업은행은 다가오는 시즌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다시 준비를 하고 있다. 일단 그 무엇보다 IBK기업은행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감독 선임 관련 문제다. 

 

두 시즌 간 팀을 이끌었던 김우재 감독과의 계약 기간이 만료됐다. 아직까지 재계약 관련 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 김우재 감독이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끈 공로는 인정하지만, 감독 선임은 성적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성적 외 선수단 관리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를 평가하고 체크해 선정해야 한다. 

 

IBK기업은행은 정해야 한다. 김우재 감독과 재계약을 할지, 아니면 새로운 감독을 선임해 'New' IBK기업은행을 만들지 빨리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FA 영입, 외인 드래프트, 트레이드, 신인 드래프트 등 앞으로의 일정을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눈부셨다. 또한 이 선수들의 성장이 그저 한 단계 성장에 그치는 게 아니라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단으로 만들어야 한다. 김주향, 육서영은 물론이고 원포인트 서버로 나와 쏠쏠한 활약을 펼친 박민지, 심미옥, 신인 최정민 등에게 이번 비시즌은 선수로 성장하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시간이 될 전망이다. 

 

아름다운 드라마의 결말은 없었지만, 봄배구라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IBK기업은행. 다음 시즌 IBK기업은행이 보여줄 새로운 저력을 한 번 기대해보자.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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