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팀마다 첫 시즌 통합 우승… 우승청부사 이원정 "흥국에서도 이루어지길"
- 여자프로배구 / 대전/박혜성 / 2023-02-04 06:00:43
"이번에도 꼭 통합 우승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현대건설과 치열한 선두 경쟁을 이어오고 있는 흥국생명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약점으로 꼽는 건 세터였다. 김다솔이 주전으로 나서고 있지만 2015-2015시즌 수련선수로 흥국생명에 입단 이후 처음으로 주전 세터로 활약하고 있기에 부담감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흥국생명도 이를 모를 리 없었고 결국 지난해 12월 GS칼텍스에 2023-2024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이원정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원정도 부상으로 인해 오랜시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떨어진 경기감각이 우려됐다. 그럼에도 흥국생명은 합류 후 곧바로 경기에 투입하며 경기 감각과 컨디션을 올릴 수 있게 도와줬다.
먼저 선발로 나선 김다솔이 흔들릴 때마다 투입되던 이원정은 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5라운드 KGC인삼공사전에 흥국생명 소속으로 첫 경기 선발로 나섰다.
1세트부터 김연경과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를 향한 정확한 토스를 선보인 이원정은 2, 3세트에도 계속해서 코트를 지키며 세트스코어 3-0(25-23, 29-27, 25-22) 승리를 이끌었다.
이원정이 1세트부터 전세트를 선발로 나선 건 GS칼텍스 소속이던 2021-2022시즌 페퍼저축은행과 진행했던 4라운드 이후 처음이었다. 날짜로 보면 2022년 1월 9일 이후 약 390일 만이다.
390일 만에 전세트 선발 출전해 팀을 승리로 이끈 이원정은 “중요한 경기였다. 5라운드 첫 경기이기도 하고 직전 맞대결에서 패했기 때문에 준비를 많이 했다. 승리를 통해 5라운드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어서 좋다”라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코트를 지키는 바람에 체력적인 문제도 있었다. “3세트 때는 힘이 다 빠져서 ‘5세트 가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풀타임으로 뛰니까 힘들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날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옐레나를 붙이는 로테이션이 아닌 대각으로 서서 도는 로테이션을 들고나왔다. 이원정은 “전에 쓰던 로테이션에 이제 적응했는데 또 바뀌어서 애를 많이 먹었다. 거기에 KGC인삼공사 미들블로커가 좋아서 어떻게 하면 뚫을 수 있을지 혼자 많이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원정이 생각한 방법은 김연경이었다. 이날 이원정은 김연경을 가장 많이 사용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공격 점유율 역시 김연경이 37.7%로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연경 언니는 어떻게 올려도 잘 때려준다. 이번 경기는 연경 언니가 성공률도 높았고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컨디션 좋은 선수를 찾다 보니 연경 언니에게 많이 올려줬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시즌 도중 진행된 트레이드를 통해 팀을 옮겼는데 그 팀이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흥국생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원정은 더욱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부담감이 많다. 그래도 떨쳐내고 잘하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우리 팀 공격수들이 좋으니까 믿고 올려주려고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내가 한국도로공사, GS칼텍스에서 뛸 때 두 팀 모두 첫 시즌에 통합 우승을 기록했다. 흥국생명 팀원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어서 나를 우승청부사라고 부른다. 이번에도 꼭 통합 우승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라고 전하며 자리를 떠났다.
사진_대전/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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