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공백 깨고 돌아온 한국전력의 ‘슈퍼 서브’들, 2R 반등의 열쇠 될 수 있을까
- 남자프로배구 / 장충/김희수 / 2023-11-10 00:00:50
연패를 끊지는 못했지만, 반등의 열쇠가 될 수도 있는 희망은 발견했다.
한국전력 김동영과 구교혁은 한동안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김동영은 11월 8일까지 상무 소속이었기 때문이고, 구교혁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받은 무릎 수술 이후 회복기를 거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동영은 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우리카드전이 공식적인 첫 복귀전이었고, 구교혁은 1라운드 우리카드전에서 원 포인트 서버로 서브를 한 번 구사한 것이 전부였으며 그 외에는 한 번도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두 선수는 우리카드전에서 나란히 성공적인 복귀를 신고했다. 그것도 꽤나 화려한 복귀 신고였다. 김동영은 1세트 14-15에서 조근호를 대신해 원 포인트 서버로 나섰다. 그리고 긴 공백기가 무색한 강서브를 구사했다. 옛 동료 오재성의 리시브를 흔드는 데 성공했고, 이후 김지한의 오픈 공격을 신영석이 블로킹으로 차단했다. 두 번째 서브 역시 옛 동료 김지한의 리시브를 효과적으로 흔들었고 또 한 번 신영석의 블로킹 득점으로 연결됐다.
세 번째 서브는 더 폭발적이었다. 거의 서브 득점이 될 뻔했고, 오재성이 땅에 닿기 직전의 볼을 간신히 건드릴 수 있었다. 그러나 리시브된 볼이 한태준을 빠르게 거친 뒤 김지한의 오픈 공격으로 연결되며 복귀 후 첫 서브 득점까지 연결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단 한 번의 서브 차례로 자신이 V-리그에 돌아왔음을 모두에게 각인시킨 김동영이었다. 2세트와 3세트에는 연속 서브를 구사하지는 못했지만 또 한 번 김지한과 오재성을 괴롭히는 강서브를 구사하기도 했다.
그는 내친김에 4세트에는 아예 아포짓으로서의 활약까지 펼쳤다. 7-13에서 서재덕을 대신해 아포짓으로 나선 김동영은 투입되자마자 블로커 터치아웃을 만들어내며 한성정의 연속 서브를 끊었고, 이후에도 우리카드의 높은 블록을 상대로 빠르고 영리한 공격을 연달아 구사하며 득점을 만들었다. 이후에도 영리하고 빠른 공격으로 눈길을 끈 김동영은 비록 팀이 세트스코어 1-3(21-25, 23-25, 25-19, 20-25)으로 패했지만 100%의 공격 성공률로 3점을 올리며 준수한 복귀전을 치렀다.
구교혁 역시 좋은 임팩트를 남긴 것은 마찬가지였다. 4세트 9-12에서 박철우를 대신해 원 포인트 서버로 나선 구교혁은 빠르고 낙차 큰 서브로 김지한의 리시브를 무너뜨리며 곧바로 서브 득점을 올렸다. 무릎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했음을 알리는, 그야말로 ‘원 샷 원 킬’이었다. 구교혁과 김동영은 각각 지난 시즌과 그 전 시즌에 한국전력의 주력 원 포인트 서버로 활약한 선수들이었다. 두 선수는 돌아오자마자 ‘슈퍼 서브(Super Serve)’를 구사하며 팀의 ‘슈퍼 서브(Super Sub)’로 맹활약했다.
두 선수의 활약은 경기 패배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에 희망을 줬다. 김동영은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왼손 강서브가 여전히 위력적이라는 것을 증명했고, 나아가 아포짓으로서의 가능성까지 드러냈다. 또 구교혁의 서브 득점은 김동영이 아포짓으로 코트에 있는 상황에서도 위협적인 원 포인트 서버 옵션을 하나 더 들고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전력에 분명 긍정적인 신호였다.
이제 중요한 것은 소중한 옵션이 된 두 선수를 권영민 감독이 얼마나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느냐다. 우선 권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서재덕이 좀 쉬어야 할 때 김동영이 조커 역할을 해주면 괜찮을 것 같다. 김동영은 리시브를 받지 않을 것이다. 대신 타이스가 리시브를 받고, 김동영은 공격적인 부분에 집중할 것이다”라며 김동영의 활용 계획을 밝혔다. 과연 두 ‘슈퍼 서브’가 한국전력의 2라운드 반등을 이끌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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