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떠났던 이재영, 4년간의 침묵 깨고 일본 빅토리나 히메지 입단
- 국제대회 / 김예진 기자 / 2025-07-21 22:53:29
학교폭력 논란 이후 배구계에서 자취를 감췄던 전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이재영이 4년 만에 다시 코트를 밟는다.
21일 일본 여자 프로배구 리그인 SV리그의 빅토리나 히메지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재영의 영입을 발표했다. 구단은 2025-26시즌 신규 가입 선수로 이재영을 소개하며 “높은 공격력과 세계 최고 수준의 리시브 능력을 겸비한 아웃사이드 히터”라고 평가했다.
이어 구단은 “현재의 컨디션이라면 팀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재영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재영은 학교폭력 논란으로 한국 배구계를 떠난 뒤 2021년 쌍둥이 동생 이다영과 함께 그리스 여자 프로배구 A1리그 PAOK 테살로니키에 입단했다. 그러나 고질적으로 갖고 있던 왼쪽 무릎의 부상으로 이르게 코트를 떠났다.
이어 지난 2022-23시즌을 앞두고는 페퍼저축은행에 입단해 V-리그에 복귀하고자 했다. 그러나 거센 비판 여론에 복귀설은 다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재영이 합류할 히메지가 소속된 SV리그는 일본이 ‘세계 최고의 리그’를 지향하며 지난 2024-25시즌 새롭게 출범한 리그다. 기존의 V리그보다 상위 단계의 리그로 남자부와 여자부가 나뉘어 진행된다. 남녀 최대 16개 팀이 참가할 수 있다.
히메지는 여자부 1부 리그에 속하며 지난 시즌 총 27승 17패로 14개 팀 중 6위에 올랐다. 일본 대표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왔던 이노우에 아리사 역시 지난 시즌까지 히메지 소속이었다. 아리사는 총 718득점을 올리며 리그 득점 순위 7위에 올라와 있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을 끝으로 아리사는 은퇴를 선언했다. 히메지로서도 간판 공격수가 떠나간 뒤 생길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의 공백은 해결해야 할 숙제였을 것이다.
물론 이재영은 지난 4년간 코트를 밟지 않았다. 합류와 동시에 완벽히 공백을 채워줄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러나 이재영이 그리스 리그에서 떠나야 했던 원인인 무릎 부상을 털어냈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이재영은 한때 팀의 통합우승을 이끌고 대표팀의 간판 날개 공격수 역할을 해냈다. 이런 과거의 모습을 재현한다면 이번 영입이 이재영에게도 재기의 발판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재영은 영입 소식을 알리는 게시글을 통해 입단에 대한 짧은 소감을 밝혔다.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일본에서 경기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힌 이재영.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서도 함께 입을 열었다. “과거의 일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 배구를 계속해야 할지 고민했으나 배구는 내게 대체할 수 없는 존재였다”는 것이 이재영의 설명이다.
씻을 수 없는 과거를 덮고 이재영은 다시 한번 분홍색 유니폼을 입는다. “꿈이 이뤄졌다”고 말한 이재영은 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사진_빅토리나 히메지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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