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주목! 광인이가 인사드립니다

매거진 / 강예진 / 2022-02-12 12: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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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마지막 퍼즐. 전광인이 돌아왔다. 약 18개월 간의 공백은 찾아볼 수 없었다. 복귀와 동시에 팀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한층 성숙해졌다. “군대 다녀왔잖아요”라는 한마디로 그동안의 시간이 설명됐다. 공백 깨고 ‘배구하러 온 전광인.’ <더스파이크>가 만나고 왔다.

 

 

어느덧 베테랑
전광인은 지난해 12월 26일 코트로 복귀했다. 22일 소집해제 후 다음 경기에 바로 투입됐다. OK금융그룹과 3라운드 마지막 경기에 스타팅으로 출전한 그는 세 세트를 뛰는 동안 서브 1개, 블로킹 2개를 묶어 7점으로 복귀 신호탄을 쐈다. 공격 성공률 50%에 리시브 효율은 57.89%. 공수 겸장 올라운드 플레이어다운 모습으로 신고식을 치렀다. 정작 본인은 과한 긴장감 탓에 복귀전에 대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웃었다. 전광인은 “손에 땀도 나고 긴장 많이 했다. 들뜨기도, 설레기도 했다. 사실 뭐하고 나왔는지 기억도 안 난다”라고 했다.

“준비 잘해서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그렇게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동안 준비했던 것들이 안 나왔던 거 같기도 하다. 훈련이랑 실전 경기가 워낙 다르다 보니...경기장에서 관중들의 응원 소리를 듣다 보니 더 긴장돼서 그랬던 것 같다.”

가장 적응하기 어려웠던 건 ‘시선’이다. 이날 유관순체육관에는 전광인의 복귀전을 관람하기 위한 팬들로 꽉 찼다. 팬들의 시선은 전광인에게 쏠려있었다. 전광인은 “많은 사람 앞에서 선다는 게 적응하기 어려웠다. 사실 복귀 전까지만 해도 많은 분들이 보고 계시고, 내가 경기에 뛰는 걸 기다렸는데 막상 하려고 보니까 긴장되고 어색하더라.”

팀에 합류 한지 어느덧 한 달 가량이 지났다. 전광인은 “코트 안에서 해야 하는 것, 평소 생활하는 부분에 이제 조금씩 적응하고 있다”라면서 “입대 전 시즌이 종료되기도 했고 그동안 배구를 너무 놓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운동을 하긴 했지만, 배구할 때 움직임과 쓰이는 근육이 다르다. 공 때릴 때 충격이 어깨에 오면 아프긴 하다. 힘 빠질 때도 있지만 점점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전광인이 군대로 떠났던 2020년 6월 23일. 2020-2021 시즌을 앞두고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팀에 큰 변화를 줬다. 2020 KOVO컵 이후 삼성화재에 세터 이승원을 내주고, 김형진을 받아오는 1대 1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또 KB손해보험으로부터 2020-2021 남자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고, 미들블로커 김재휘를 내줬다. 시즌 중이었던 11월 13일에는 한국전력 세터 김명관, 윙스파이커 이승준, 2021-2022 1R 신인 지명권을 받아오면서 신영석, 황동일, 김지한을 한국전력에 내주는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말 그대로 대대적인 선수 개편이다. 당시 최태웅 감독은 “팀 재창단에 맞먹는 강도 높은 리빌딩을 통해 팀에 변화를 꾀하려 한다. 우리 팀 약점에 힘이 되어줄 좋은 선수들을 얻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라고 밝혔다.

베테랑 선수들의 대거 이탈. 그리고 신인급 선수들의 수급. 밖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선 어땠을까. 전광인은 “당황스러웠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만한 의도가 있었을 거라 충분히 생각했다. 감독님도 판단이 서서 그렇게 하셨을 거라 생각한다. 사실 선수들이 어떤 의견을 내든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그림이나 방향성은 감독님께서 정하는 거고, 선수들은 믿고 따라가야 한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팀 평균 연령은 눈에 띄게 낮아졌다. 제대 후 팀에 합류한 전광인은 어리둥절 그 자체였다. “FA를 한 번 더 한 줄 알았다”라고 말할 정도. 그는 “모르는 선수들이 많아서 너무 놀랐다. 대부분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일단 후배들이 많이 생기다 보니 ‘원래 있던 팀이 맞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낮아진 평균 연령에 전광인은 자연스레 베테랑 라인에 속하게 됐다. 팀 중심을 잡아야 하는 위치에 섰다. 전광인은 “사실 입대 전에는 경기 뛰는 선수들 가운데 나도 어린 편에 속했다. 형들이 대부분이었다. 형들 따라서 하면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후배들이 많다. 팀이 잘 안 되거나, 정상적인 플레이가 나오지 않을 때 원래 우리 페이스로 만들기 위해서 후배들과 함께 많이 노력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먼저 다가가서 장난을 건다. 후배들도 전광인 못지않게 맞받아친다. 전광인은 “어린 선수들과 많이 친해졌고, 후배들도 나한테 와서 장난 많이 친다. 거리감을 없앴다고 해야 할까? 한팀 선수가 됐다는 걸 빨리 느낄 수 있게끔 노력했다. (박)경민이나 (허)수봉이가 많이 친다. 물론 나도 많이 친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지난 1월 19일 리베로 박경민의 몸날린 디그에 대한 이야기를 펼쳤다. 박경민은 사이드 A보드 쪽으로 넘어간 볼을 몸을 날려 살렸다. 공을 살리다 경기장 밖으로 넘어진 박경민은 아무렇지 않게 다시 코트 안으로 재빨리 들어왔다. 전광인은 “당황했다. 그 공을 살린 것도 살린 거지만, A보드를 넘어가는 것 자체가 위험한 순간이었다. 경민이가 받은 공보다는 경민이한테 더 눈이 갔던 것도 사실이다. 다시 뛰어나오길래 ‘괜찮구나’라고 생각했다. 당시에 나뿐 아니라 수봉이도 경민이를 보고 있었을 거다. 사실 경민이가 받아 올린 그 공을 제대로 못 넘길 뻔했다”라며 웃었다.
 


군대가 가져다준 변화
리빌딩의 마지막 퍼즐. 최태웅 감독은 전광인의 합류로 봤다. 어린 선수들이 코트 안에서 경험을 쌓아가는 동안, 전광인이 중심 잡아주길 바랐다. 그렇기에 전광인의 제대를 누구보다 손꼽아 기다렸던 것도 사실. 전광인은 “그냥 복귀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됐다. 그전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가능할까?’라는 생각과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들더라. 경기 자체도 부담스러웠고, 선수들도 기대하고 있는데, 거기에 미치지 못할까봐 걱정 많이 했다”라고 털어놨다.

입대했던 2020년에는 잠시 배구를 내려놨다. 배구를 위해 쉼 없이 달려온 자신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서였다. 전광인은 “사실 입대한 그해에는 배구 생각을 안 했다. 오로지 가족에만 신경써서 생활해서 그런지 관계도 더 깊어졌고, 육아를 하면서 느낀 부분도 많았다”라고 했다.

아버지가 된 선수에게 물어보지 않을 수 없는 공식 질문이 있다. 육아와 배구. 어느 것이 더 힘드냐는 물음에 전광인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 “육아가 더 힘들다”라면서 “배구는 시즌이 끝나면 휴식기가 있지만 육아는 끝이 없다. 자는 것조차 육아다. (아기가)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 육퇴(육아+퇴근)라고 하지만 휴가도 없고, 언제 끝날지 가늠이 안 서더라. 그래서 부모님들이 대단한 거다. 육아를 하면서 느꼈다. ‘우리 어머니도 고생 많이 하셨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2019년 아들 루안이가 태어났다. 아들의 말 하나, 사소한 행동 하나는 전광인에게 피로회복제 이상의 효과를 지닌다. “아들이 아직 배구하는 건 잘 모른다. TV에 나오면 ‘아빠 아빠’ 하기만 한다. 저번에 경기장에 와서 내 응원가를 듣고 따라 하더라. 그런 모습에서 감동 받곤 한다. 힘도 된다. 배구하면서 힘들 때는 당연히 있지만, 아기의 그런 행동으로 인해 없어지는 느낌을 받는다”라고 말하는 전광인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서 성숙함이 물씬 느껴졌다. “성숙해진 느낌이다”라는 기자의 말에 전광인은 “제가요?”라면서 “군대 다녀왔잖아요”라며 한마디로 정리했다.

그는 “군대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느꼈다. 내가 군인이어서 그랬던 게 아니라 처음 군대에 들어가서 느꼈던 건 군인들이 정말 고생하고, 우리 사회에 엄청나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구나는 생각이었다. 나중에 사회에 나갔을 때 군인을 보면 커피 한 잔 정도는 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도움을 많이 받고 있었다”라면서 “여기서는 할 수 없는, 돈 주고도 경험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았다. 힘들었지만 뿌듯함도 느꼈고, 많은 걸 배웠다”라고 덧붙였다.

복귀를 위해 몸을 다시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군인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전광인은 “사실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됐다. 감각적인 부분도 늦게 올라왔다. 코로나가 심해지다 보니, 볼 훈련할 때도 없어서 좀 많이 힘들었다”라면서 “홍익대에서 훈련했지만 부족했다. 퇴근 후에 시간도 얼마 없었다. 어느 수준에 가니까 그 이상은 안 올라오더라. 팀에 가서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을 그때 많이 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좋지 않은 여건 속 배구를 대하는 태도와 생각에도 변화가 컸다. 전광인은 “밖에 있을 때 생각을 많이 했다”라며 운을 뗐다. 팀을 떠나 있는 동안 많은 걸 깨달았다. 그중 하나가 표정이다. 전광인은 “경기할 때 표정이나 제스처를 많이 봤다. 내가 승부욕이 강하다. 실수하면 당연히 내 잘못이라고 생각해, 스스로한테 화가 나서 표출하곤 했는데 옆에 있던 선수들이 어떻게 느꼈을까에 대한 생각이 들더라. 예전에 했던 그런 모습을 돌려보기도 하는데, 내가 못 보겠더라. 안 좋은 모습이다. 팀에 도움도 안 된다. 오히려 웃고, 실수를 하든 팀이 실수를 하든 웃으면서 하는 게 좋은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바뀌려고 노력하고 있다. 인상 쓴다고 좋아질 것도, 화를 낸다고 괜찮아질 것도 없다.”


라이벌이자 절친 재덕이 형
한때 한팀에서 동고동락했던 서재덕과 다시 네트를 사이에 두고 만났다. 지난 1월 4일 한국전력전에서 전광인은 19점(성공률 60%)을 올렸다. 서재덕이 17점(성공률 50%)으로 맞불을 놨지만 현대캐피탈이 접전 끝에 3-2 승리를 거뒀다.

전광인은 “평소에도 연락을 자주 하는 편인데, 경기 끝나고 연락을 했다. 내가 재덕이 형한테 서브 에이스를 두 개 올렸다. 내가 ‘서브 두 개나 했네? 기분 좋아’라고 했다. 그날은 내가 재덕이 형한테만 서브를 넣으려고 했다. 경기 중에 형이 갑자기 ‘나한테만 치지 마라’라고 했는데 내가 ‘형네 선수들은 나한테만 친다’라고 했다. 정말 한국전력 선수들은 나한테만 서브를 넣더라. 만약 내가 한국전력전에서 지고, 반대로 재덕이 형 연락을 받았으면 정말 힘들었을 거다. 형이 얼마나 놀렸을까…”라며 고개를 저었다.

서재덕도 제대 후 올 시즌 합류한 상태였다. 오랜만에 함께 코트에 섰던 전광인은 더욱 지고 싶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확실한 건 놀림거리가 되고 싶지 않았다고.

“너무 오랜만에 코트 반대편에 섰다. 지고 싶지 않았고, 형한테 놀림거리가 되고 싶지 않았다. 만약 졌다면, 형한테 전화 오는 게 두려웠을 거다.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했다. 한국전력이랑 할 때면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서재덕은 138kg까지 불었던 체중을 감량에 성공, 원래 우리가 알던 모습으로 돌아왔다. ‘절친’ 전광인은 걱정스레 한마디 거들었다. 그는 “(체중 감량이) 쉽지 않은 일이고 대단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나이를 생각해야 하지 않나 싶다. 어렸을 때야 체중 감량을 해도 힘이 남아 있으니까 괜찮은데, 우리 나이는 이제 그렇지 않다. 사실 나는 젊은데, 재덕이 형은 2살 많으니까(웃음). 그래서 ‘재덕이 형이 차라리 좀 더 빨리 관리를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라고 전했다.

펠리페와도 재회했다. 2017-2018시즌 펠리페가 V-리그에 처음 왔을 당시 전광인과 한국전력에서 합을 맞춘 바 있다. 펠리페는 돌고 돌아 현대캐피탈 대체 외인으로 오게 됐다. 전광인은 “내가 펠리페한테 ‘우리 훈련이 좀 힘들다’라고 하니까 펠리페가 ‘우리 한국전력 때도 같이 하지 않았냐, 다 이겨낼 수 있다’라고 말하더라. 한국인 다 된 거 같다. 얼마 전에는 훈련이 끝나고 ‘하, 죽겠다’라고 하더라”라며 웃었다. 펠리페는 시즌이 끝나기 전까지 문장 하나를 완벽하게 숙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전광인은 “좋은 말로, 많이 가르쳐 줄 거다”라고 전했다.


“후배들아, 다양하게”
대체 외인 펠리페까지 팀에 합류하면서 이제야 완전체 현대캐피탈의 모습을 갖췄다. 최태웅 감독은 남은 두 라운드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승부가 시작됐다. 플레이오프는 아니지만 플레이오프 같은 경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전광인은 순위 경쟁 속 선수들의 성장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그는 “순위도 순위지만, 솔직히 크게 비중을 두는 편이 아니다. 그런 것보다는 내가 느끼고 있는 건 우리 팀이 경기마다 달라지고 있고, 호흡이 맞아가고 있다는 부분이다.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겠지만, 난 선수들이 더 성장해서, 탄탄해질 수 있는 그 이상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전광인은 “현재 성장 과정에 있는 선수들이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성장치를 생각하면 더 높다. 그걸 기반으로 어떻게 맞춰서 올라가냐가 중요하다. 선수들한테 매 경기가 성장하는 과정에 있어서 소중하다. 성장하는 게 바로바로 보이진 않더라도, 종이 한 장 끼워 넣을 수 있는 그런 간격으로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경기들이 많았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플레이오프까지만 올라간다면 그 후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전광인의 전언. 그는 “세트마다 기복은 있지만 경기력 자체는 조금씩 올라가고 있음을 느낀다. 어디까지 올라갈지 짐작은 안 된다. 개인적으로 우승이 목표지만,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간다면 그때는 또 단기전이라 어떤 변수가 작용할지 모르기 때문에 결과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플레이오프까지 가서 최대한 해보자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사실 실력은 20대 초중반 정도 되면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라고 생각한다. 갖춰진 실력을 어떻게 다양하게 사용하냐, 경기장에서 얼마만큼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딱 맞춰진 플레이보다는 경험에서 나오는 플레이가 있는데, 그런 걸 선수들이 배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량은 갖춰져 있다고 본다. 여기서 더 늘어서 보여주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실력을 기반으로 여러 가지를 더 보여줄 수 있다고 본다. 나무뿌리가 있으면 다양한 방향으로 뻗쳐나가는 것처럼, 실력을 기반으로 여기저기 뻗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걸 배워나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라며 기대했다.

정형화된 플레이가 아닌 창의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전광인은 “경기할 때 범실 하거나, 좋지 않은 장면이 나왔을 때 선수들한테 빨리 털어버리라고, 별거 아니라고 말한다. 선수들이 더 이상 처지지 않고 컨디션이 다운되지 않기 위해 독려한다. 훈련할 때는 너무 정형화된 틀에서 맞춰진 것만 하지 말라고 한다. 배운 걸 그대로 나가서 똑같이 행동하고 하면 자율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컴퓨터 기계처럼 이 자리, 저 자리 이렇게 저렇게 때려야 한다기보다는 이 자리에 왔으면 이렇게 할 수도 있고, 다르게 이동하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생각해보라고 한다. 나도 그렇게 많이 생각했다. 배구뿐 아니라 다른 것도 마찬가지다. 단정 짓는 것보다는 하나를 가지고 다른 걸 생각할 수 있다. 나도 밖에서 보면서 배웠다”라고 덧붙였다.


전광인도 변화를
전광인은 최근 서브 토스 높이에 변화를 줬다. 일명 ‘중력 서브.’ 최태웅 감독이 2021 KOVO컵을 앞두고 언급했던 내용이다. 당시 최태웅 감독은 “서브 넣을 때 토스 높이를 2m 이상 높였다. 아무래도 토스가 높게 올라가다 보면 내려올 때 가속이 붙는다. 가속에 힘을 더했다”라고 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개막 후에는 이 모습을 선수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다. 국내 선수들로 치러야 했던 시즌 초, 범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잠시 접어뒀던 것. 전광인 합류 후에는 다시 강서브에 초점을 두면서 시즌을 치르겠다고 전한 최태웅 감독이다. 전광인도 중력 서브를 접했다. 그는 “중력 서브에 대해서는, 나도 몰랐다. 그때는 경기를 다 챙겨 보지 못할 때였다. 일단 토스를 엄청 높게 던져서, 내려오는 힘과 맞았을 때 더 강하게 구사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시더라. 처음 연습할 땐 잘 안되길래 원래 하던 대로 했다”라고 했다.

팀에 합류 후 본격적으로 연습에 돌입했다. 오히려 더 편해졌다는 전광인은 “팀에 와서 다시 해보니까 오히려 더 편하더라. 지금은 예전처럼 어깨가 잘 돌아가지 않는 느낌이라서, 어깨에 힘이 안 들어가서 공에 힘이 실리지 않더라. 그래서 그런지 서브가 너무 약하게 들어갔다. 토스를 높게 올려서 서브를 넣어보니, 힘을 많이 안 줘도 어느 정도 강도 있게 들어가는 느낌을 받아서 그 후로 그렇게 연습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조금씩 높이를 높여 갈 예정이다. “원래 훈련할 때는 더 높게 던지는데 경기할 때는 손에 땀도 많이 나고, 긴장되기도 하고 시합구가 미끄러운 편이라 그렇게 못하겠더라. 토스가 낮으면 잘못 올라가도 처리할 수 있는데, 중력 서브는 토스를 한 번 잘못 올리면 끝이다. 공이 코트 한가운데로 들어갈 수도 있어서 자신 있게 못 던졌다. 적응하면 더 높게 올릴 수 있을 듯하다”라고 선언했다.

제대 후 여러 변화에 맞서, 적응 중인 전광인. 올 시즌이 끝나면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얻게 된다. 하지만 전광인은 FA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뒀다. “딱히 신경 쓰고 있지 않다. 굳이 지금 신경 쓸 필요도 없다. 지금 신경 써야 하는 건 내가 치르고 있는 시즌이다. 이번 시즌을 잘 치러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일단 시즌부터 잘 치르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라는 그는 마음을 굳게 다지고 있었다.

글. 강예진 기자
사진. 홍기웅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2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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