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살리려면 곽명우인데...세터 딜레마에 빠진 OK
- 남자프로배구 / 안산/이보미 / 2022-01-11 22:34:39
OK금융그룹이 4연패와 함께 고민이 깊어졌다. 세터 딜레마에 빠졌다.
OK금융그룹은 11일 오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4라운드 현대캐피탈전에서 1, 2세트를 먼저 챙겼지만 3~5세트를 내리 내주면서 2-3(25-21, 25-19, 24-26, 17-25, 15-17) 분패를 당했다. 이날 차지환은 25점을 터뜨렸고,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가 17점을 올렸다. 조재성도 15점으로 분전했지만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서 연패를 끊지 못했다.
경기 후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은 “참 아쉬운 경기였다”라고 운을 뗀 뒤, “권준형이 들어가서 분위기 바꾸고 볼 배분도 좋았다. 레오랑 안 맞는다. 흐름에서 차고 나가야 하는데 못 끝낸 게 아쉬웠다. 5세트 4-0에서 4-4까지 세터랑 안 맞는 부분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세터 고민이 큰 OK금융그룹이다. 백업 세터 권준형은 국내 선수들과 호흡은 좋았지만, 레오와 스피드와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석 감독도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곽명우는 그동안 레오와 맞춰왔다. 레오가 완전히 회복된 다음 곽명우로 갈 것 같다”며 “권준형은 백업으로 있다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레오랑은 훈련을 통해 또 맞춰야 한다. 5세트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다. 잘 주려다보니 토스가 빠르지 않으면서 레오가 매달리면서 때렸다. 훈련으로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선발 세터는 곽명우였지만 1세트 12-13에서 권준형이 코트를 밟았다. 권준형은 탄탄한 리시브를 바탕으로 공격수들을 고루 활용했다. 2세트까지 차지환과 조재성의 공격 점유율은 약 29%, 25%로 균형을 이뤘다. 번갈아 기용된 레오와 박승수는 각각 19%, 10%의 공격 비중을 가져갔다.
2세트 공격력은 단연 돋보였다. 2세트 팀 공격 성공률은 62%, 공격 효율은 50%에 달했다.
차지환은 자신의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을 기록했고, 권준형은 신인 박승수도 적극 활용하며 상대 허를 찔렀다.
지난 6일 대한항공전에서도 교체 투입돼 존재감을 드러냈던 권준형이다. 당시 석 감독은 “권준형을 늦게 투입한 게 아쉬울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곽명우는 상대한테 읽히는 토스를 해서 아쉬웠다”면서 “권준형이 연습을 해서 잘한다면 투입할 생각이다. 연습 때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안 넣을 이유가 없다”며 힘줘 말한 바 있다.
석 감독의 바람대로 이날도 권준형이 국내 선수들은 고루 활용했지만, 주포 레오와 호흡이 맞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 레오가 상대 블로킹에 가로막힌 이유다. 5세트 초반에도 권준형을 불러들이고 곽명우를 투입했지만, 상대 기세를 꺾지는 못했다.
OK금융그룹은 승점 1을 더해 10승11패(승점 26) 기록, 삼성화재를 끌어 내리고 꼴찌 탈출에는 성공했다. 레오도 발목 부상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복귀전을 치렀다. 원하는 승리를 얻지는 못했다. 세터 딜레마에 빠진 OK금융그룹이다.
사진_안산/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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