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가 보여준 아름다운 패자의 자세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1-03-16 22: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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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대전/이정원 기자] KGC인삼공사는 아름다웠다. 

 

GS칼텍스는 16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KGC인삼공사와 경기 직후 정규리그 우승 시상식을 가졌다. 

 

2008-2009시즌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받는 GS칼텍스를 위해 KOVO 조원태 총재를 비롯해 신무철 사무총장, GS칼텍스 여은주 구단주 대행 등이 대전을 찾았다. 

 

비록 경기는 1-3으로 패했지만 이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을 짓고 가진 경기였기에 선수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소영과 한다혜, 김유리, 한수지 정도를 제외하면 우승 트로피를 든 적이 없다. 

 

그런데 경기장 한편에 KGC인삼공사 선수들의 모습이 보였다. KGC인삼공사는 리그를 마무리하는 단체 사진 한 컷을 찍은 후 GS칼텍스 우승을 축하해 주기 위해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GS칼텍스 선수들이 트로피, 폼보드, 꽃다발을 받는 그 순간 KGC인삼공사 선수들과 스태프, 사무국은 모두 박수를 보냈다. 이후 기념사진 촬영이 이어진다는 안내 멘트가 나오자 그제서야 라커룸으로 돌아가 휴식을 가졌다. 

 

지난 13일 흥국생명전 직후 이영택 감독은 "GS칼텍스를 축하해 줘야 한다. 요즘은 우승 세리머니 할 때 상대 팀이 같이 축하해 주는 게 맞다고 본다. 축하는 해줄 생각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경기 후 이영택 감독은 "같이 리그를 치른 팀으로서 우승 팀을 축하해 주는 게 당연했다. 내 생각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외인 디우프 역시 "GS칼텍스가 한 시즌 동안 잘 했다. 축하를 받는 게 당연하다"라고 설명했다. 

 

KGC인삼공사가 보여준 이날의 모습은 품격 있는 패자의 아름다운 자세였다. 사실 KGC인삼공사가 그냥 라커룸으로 돌아갔다고 하더라도 아무도 딴죽 걸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KGC인삼공사는 동행자로서 아름다운 패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게 바로 프로 정신, 아름다운 동료애였다. 훈훈했다. GS칼텍스도 팬들이 없는 상황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우승을 즐길 수 있었다.

 

 

한편, 2008-2009시즌 이후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GS칼텍스는 상금 1억 원과 우승 트로피를 전달받았다. 이제 오는 26일부터 플레이오프 승자와 5판 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사진_대전/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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