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하면 왜 1R 1순위였는지 보여드릴게요" 박사랑이 손꼽아 기다리는 V-리그 데뷔
- 여자프로배구 / 광주/이정원 / 2021-11-16 22:20:34
박사랑은 데뷔전을 기다린다.
페퍼저축은행은 여자부 막내구단이자 10년 만에 여자부에 생긴 구단이다. 신생팀 다운 패기로 여자부 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평균연령 만 22세도 안 되는 어린 팀이지만 페퍼저축은행은 리그에서 큰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쉽게 포기하지 않는 끈기, 집중력,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등록명 엘리자벳)의 화력이 눈길을 끈다.
사실 김형실 감독은 젊은 페퍼저축은행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로 박사랑을 주목했다. 박사랑은 김형실 감독이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뽑은 선수다. 배구에서 가장 중요한 세터를 맡고 있고 177cm의 달하는 신장에 패스워크, 블로킹도 괜찮다. 지명 후 김형실 감독은 "대형 세터로 클 자질이 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박사랑은 팀원들과 함께 코트 위를 누비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시즌 개막 직전 가진 제102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서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8강 제천여고전에서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다. 왼쪽 발목에 있는 3개의 인대 중 2개가 끊어졌다. 박사랑은 지난 10월 14일 수술을 받았다.
박사랑은 시즌 개막 후에도 집에 머물며 재활에 매진했다. 그리고 지난 3일 팀에 합류했고, 13일 현대건설전부터 선수단과 동행을 하고 있다. 박사랑은 코트 위에서 열심히 뛰는 선수들을 보면서 '언젠가 코트 위에서 뛰는 자신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리고 있다.
16일 IBK기업은행전이 열린 페퍼스타디움에서 <더스파이크>와 만난 박사랑은 "생각보다 회복이 잘 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부상 회복 정도는 괜찮다. 1월 중순 정도 되면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부상당한 날 박사랑은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한다. 팀에 돌아온 후에도 그녀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손꼽아 기다리던 V-리그 개막, 페퍼저축은행과 첫 출발을 함께 하지 못한다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형실 감독, 코칭스태프, 언니들의 따뜻한 응원 덕분에 다시 생기발랄한 모습을 되찾았다.
박사랑은 "다들 기대해 주시고 감독님도 나를 쓰려고 뽑아주셨는데 다쳐서 속상하고 죄송했다"라며 "처음에 다쳤을 때는 많이 울었는데 팀에 복귀하고 언니들과 이야기하면서 마음을 다 잡았다. 다친 다음 날부터는 다시 씩씩한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박은서, 서채원, 김세인 등 고교 동기들은 이미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지금도 떨리지만 데뷔전 때는 더 떨렸다"라고 동기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고 한다. 박사랑은 "열정이 넘치고 다 같이 해보려는 모습이 보였다. 처음에 긴장을 많이 했는데 나중에는 배구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 하더라"라고 말했다.
순조롭게 재활에 임하고 있는 가운데, 박사랑은 '내년 1월 중순'을 복귀 시점으로 잡았다. 김형실 감독 역시 "3~4개월은 걸릴 것이다. 내년 초나 되어서야 프로 무대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한 바 있다.
박사랑이 합류한다면 페퍼저축은행으로서도 큰 플러스다. 177cm로 세터치고는 큰 신장을 가지고 있다. 리시브가 길어도 네트 위로 넘어가는 공을 잡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블로킹 능력이 나쁘지 않다. 전위에 있을 때 상대 공격수에 압박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리베로 다음 수비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세터다. 수비도 괜찮다는 평이 있다.
박사랑은 "최선을 다해 배구에 열정을 보여드릴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나의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다. 왜 내가 1라운드 1순위로 뽑혔는지 보여드리겠다"라고 다짐했다.
함께 하고 있는 '만 70세' V-리그 최고령 감독 김형실 감독에 대해서는 "가끔은 꼰대 같으신데 언제나 손녀 딸 대하듯이 친절하게 대해주신다"라고 미소 지었다.
끝으로 박사랑은 "내가 힘들어할 때마다 같이 위로해 주고 괜찮다고 말을 해준 언니들이랑 감독님, 동기들에게 고맙다. 앞으로도 언제나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_광주/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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