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OH 정한용이 만들어낸 '3전 4기’ 이야기 결말은 승리였다

남자프로배구 / 인천/김하림 기자 / 2023-02-15 06: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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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를 기다렸고,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부딪히고 또 부딪히면서 정한용은 승리와 함께 자신의 존재감을 코트에서 드러냈다.

 

이번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원포인트 서버로 나선 정한용, 하지만 시즌 중반부터 아웃사이드 히터로 존재감을 드러내다 본인에게 찾아온 기회를 잡았다.

3라운드 OK금융그룹 경기부터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가 흔들릴 때마다 들어가 소방수 역할을 해냈다. 5라운드에 접어들자 이젠 교체가 아닌 주전으로 나섰다.

곽승석이 종아리 컨디션이 온전치 못하자 5라운드 한국전력 경기에서 4세트부터 선발로 나섰다. 이후 지난 7일 삼성화재 경기부터 스타팅으로 코트를 밟았고, 두 경기 연속 개인 한 경기 최다 18점을 올렸지만 아쉽게 결과까지 좋지 못했다.

4연패에서 대한항공은 1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KB손해보험과 맞대결을 가졌다. 이번에도 정한용은 선발로 나섰다. 그리고 드디어 승리와 함께 팀을 연패에서 구해냈다.

방송사 MVP에도 선정됐다.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동료 선수들에게 물세례를 받으며 팡팡플레이서 신고식(?)도 치렀다. 물에 흠뻑 젖은 채 인터뷰실을 찾은 정한용은 “속이 뚫린 느낌이 들었다. 승석이 형이 빠진 이후 나의 잔 실수로 인해 경기를 힘들게 갔고, 생각이 많아졌다. 생각이 많았는데 다행히 경기가 이겨 풀릴 수 있었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11점을 올린 가운데 정한용은 서브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연속 득점을 쌓을 때 출발점은 대부분 정한용의 서브였다.

1세트 14-15에서 공을 잡은 정한용은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동점에 안주하지 않았다. 직접적인 득점은 아니었지만 팀 득점의 발판을 만들며 순식간에 18-15로 달아났다.

이때 잡은 점수 간격을 대한항공은 쉽게 놓치지 않았고, 1세트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2세트도 팀에서 가장 많은 5번의 서브를 시도했지만 이전 세트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3세트, 다시 한번 ‘한용 타임’이 찾아왔다.

1세트와 다르게 서브에이스는 없었지만 KB손해보험의 리시브를 충분히 흔드는 서브를 구사했다. 7-8에서 시작해 쉽게 멈추지 않았고 동점, 역전까지 성공하며 10-8까지 달아났다.
 


정한용은 “코치님들이 내가 서브가 좋으니 범실 없이 맞춰 넣으면 연속 득점을 해낼 수 있다고 하셨다. 욕심내지 않고 넣었더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그의 활약은 서브에 그치지 않았다. 공격과 수비에서도 본인의 역할을 확실하게 해냈다. 특히 팀에서 가장 많은 39번의 목적타를 견뎌냈고, 22번을 정확하게 올렸다.

선발로 뛰면서 책임감과 함께 여러 경험을 쌓았다. 그는 “내가 아무리 잘해도 승석이 형이 했던 플레이 보다 부족한 면이 보일 수 밖에 없다. 매 경기 뛰면서 치열하게 흘러갈 때마다 ‘승석이 형은 이걸 어떻게 버텼을까’하고 생각하게 됐다”라고 돌아봤다.

점차 본인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정한용은 “최근 몇 경기 선발로 나서는 동안 공격이 잘 됐다. 보완해야 하는 건 지금 들어간 자리는 공격보다 리시브가 먼저다. 공격에 욕심을 내면서 어긋났던 것 같다. 리시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본인의 생각을 전했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보여줄 수 있는 활약은 모두 보여줬다. 본인에게 찾아온 기회를 잡은 정한용은 “팀으로 보면 승석이 형이 들어가는 게 안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면 나도 빨리 뛰고 싶었다. 승석이 형 나이도 나이인지라…”라고 말하며 인터뷰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사진_인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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