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지 않는 연승 행진…‘11연승’ 현대캐피탈 블랑 감독의 목표 “팬분들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것”[벤치명암]
- 남자프로배구 / 천안/이예원 기자 / 2025-01-10 22:10:42
선두 현대캐피탈이 우리카드를 상대로 승리하며 연승 행진 숫자를 ‘11’로 이어가게 됐다.
현대캐피탈이 1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4라운드 홈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상대로 3-0(25-17, 25-15, 25-18) 승리를 거뒀다.
경기 전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은 10연승에 대해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 “당연히 이기기 위해 코트에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블랑 감독의 외침에 응답하듯 현대캐피탈이 셧아웃 승리를 챙기며 11연승 고지에 올랐다.
인터뷰실에서 만난 블랑 감독은 “너무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경기 초반 플로터 서브 리시브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정비를 잘했다”며 미소와 함께 연승 소감을 전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주전 선수들이 코트 위에 있는 시간이 길었다. 교체 카드를 적게 활용하며 확실한 승기를 잡고자 했다. 이에 대해 블랑 감독은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을 때 굳이 교체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웜업존 선수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지만 그 선수들이 코트에 들어가도 언제든 잘 할 수 있게 (우리가) 훈련을 하는 것이다”며 자신의 용병술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최근 잠잠하던 덩신펑(등록명 신펑)의 공격력까지 터졌다. 파죽지세로 연승을 기록하던 현대캐피탈에 또 다른 희재다. 2세트 초반 세터 황승빈은 좋은 공격력을 선보인 신펑에게 공을 몰아줬다. 코트 분위기를 현대캐피탈에 확실히 가져온 선택이었다.
블랑 감독은 “세터 황승빈과 신펑에게 기대했던 부분이다. 황승빈 선수가 (신펑의 공격력에) 자신감과 신뢰를 가져줬으면 했다. 오른쪽에서 공격 활로를 뚫어줘야 분배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황승빈이 잘했다. 신펑은 서브와 블로킹을 통해서 완벽한 스카이워커스 팀의 일원이 된 것 같다”며 두 선수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날 천안 유관순체육관의 열기는 정말 뜨거웠다. 엠프가 꺼져도 현대캐피탈 팬들의 육성응원은 계속됐다. 블랑 감독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우리 시즌 목표 중 하나가 선수들이 투지를 보여줄 수 있는 배구를 함으로써 팬분들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생활 선배인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과의 대화도 들려줬다. “한국에 처음 와서 레오가 유관순체육관이 국내에서 가장 뜨거운 체육관이라고 언질을 줬다. 들었던 것과 같이 경기 중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지지 속에 경기할 수 있어 기쁘다”며 미소와 함께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반면 패장 우리카드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은 서브가 승패 결정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사이드아웃이 안되면 경기가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경기에 나오지 않았나 싶다. 상대는 서브가 좋았고 꾸준했다”며 두 팀의 차이를 전했다. 이어 “우리는 (서브에) 강점을 보이지 못했다. 상대가 서브를 강하게 쳤을 때는 우리도 그렇게 해야 수비나 블로킹 기회가 생긴다. 그러지 못하니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총평했다.
그러면서 “휴식기 이후에 첫 경기였다. 특히 이강원은 최근 플레이를 많이 못했기 때문에 플레이한 이전 경기와 간격이 길지 않았나 생각한다. 알리는 부상에서 막 회복해서 퍼포먼스적으로 (좋은 모습이) 많이 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이 경기 복기가 아닌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한다”고 이야기했다.
파에스 감독은 냉정히 현실적인 시즌 목표를 밝혔다. “상위권 팀을 이기면 당연히 좋은 부분이지만 우리의 현실적인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라고 말했다. 이어 “승점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만약에 (경쟁 팀에게) 지게 된다면 상위권 팀과의 경기가 부담이 굉장히 많이 되는 부분이다”고 밝혔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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