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트린지 감독의 헛웃음 “신뢰 부족의 원인? 알았다면 이미 해결했을 것” [벤치명암]

여자프로배구 / 대전/김희수 / 2023-11-28 22: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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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조 트린지 감독이 헛웃음을 지었다. 답답함과 아쉬움이 잔뜩 섞인 웃음이었다.

페퍼저축은행이 2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정관장에 세트스코어 1-3(25-21, 23-25, 16-25, 18-25) 역전패를 당했다. 1세트를 좋은 경기력으로 선취할 때까지만 해도 연패 탈출의 희망이 보였지만, 2세트 20점대 이후의 접전에서 아쉽게 패한 뒤부터는 급격히 자신감과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는 지나치게 많아진 오픈 공격 상황에서 잦은 범실을 저지르며 흔들렸고, 경기 후반에는 팀 전체적으로 리시브가 무너지는 모습도 보였다.

패장 조 트린지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밝힌 것과는 달리) 첫 세트가 경기의 흐름에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나 보다(헛웃음). 우리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경기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잘 되지 않아서 고전하고 있고, 개선이 필요하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선수들이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또 한 번 헛웃음을 지으며 “원인을 알았다면 이미 해결책을 찾았을 것이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트린지 감독은 박정아와 이고은의 플레이에 대해서도 코멘트를 남겼다. 먼저 박정아에 대해 트린지 감독은 “박정아와 세터들은 어느 순간에 어떻게 공을 올려줘야 하는지 서로 타이밍을 잡아가고 있다. 또 박정아에게 강점을 잘 활용해서 코트 전체를 활용하며 공격을 하도록 지시하고 있는데, 그 부분에서는 많은 발전을 한 것 같다”며 칭찬을 건넸다. 반면 이고은에게는 “경기 내내 차분함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피드백을 남겼다.

정관장은 지긋지긋한 연패에서 벗어나며 3라운드 반등을 위한 희망을 찾았다. 메가와티 퍼티위(등록명 메가)가 30점,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가 24점을 터뜨리며 공격을 함께 이끌었다. 정호영도 5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힘을 보탰고, 박혜민은 탄탄한 리시브와 끈질긴 수비로 팀에 안정감과 활력을 불어넣었다.

경기 전에 취재진에게 약속한 대로 승장으로 돌아온 고희진 감독은 “1세트를 8-3으로 시작했음에도 역전 당했을 정도로 힘든 상황이 이어졌지만, 계속 선수들을 믿었다. 그게 나의 지도 철학이기도 하다. 선수들이 잘 이겨내 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날 선발로 나서 좋은 모습을 보인 박혜민에 대해 고 감독은 “경기가 잘 안 풀리다보니 잘 됐을 때를 상기시킬 필요가 있었다. 1라운드에 박혜민이 파이팅이나 움직임, 연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리시브도 우리 팀에서 가장 좋았다. 그 때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선발로 기용했는데, 120%를 해줬다. 박혜민이 자신의 역할을 잘 해줬기 때문에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이날 정관장의 경기 내용이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1세트에는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고, 4세트에는 10점 차 이상으로 벌어졌던 점수 차가 경기 종료를 코앞에 두고 조금씩 줄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고 감독은 “경기력보다는 결과가 절실한 경기였다. 이번 경기를 계기로 3라운드부터는 2라운드의 어려움을 다시 겪지 않도록 준비하겠다”며 경기 내용에 대한 지적보다는 결과에 대한 안도감이 먼저임을 밝혔다.

고 감독은 연패 탈출을 위해 끌어올렸던 훈련 강도도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그는 “훈련은 계속해서 더 많이 해야 한다. 이 경기도 훈련의 성과가 서브와 블로킹에서 나온 경기였다. 원래는 경기 날 오전에는 훈련을 안 하는데, 이번에는 오전에 블로킹 훈련을 하기도 했다. 선수들의 감각과 자신감이 확실히 살아날 때까지 고강도의 훈련은 유지할 것”이라며 강행군을 이어갈 것임을 밝혔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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