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얼굴만 봐도 눈물이 났었죠” 혹독한 시간 견딘 박혜민과 메가, 승리를 맛보다

여자프로배구 / 대전/김희수 / 2023-10-17 21: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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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시즌의 혹독한 훈련을 견디며 눈물을 쏙 뺐던 박혜민과 메가가 승리로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았다. 그들은 앞으로도 더 많은 승리를 거두길 원한다.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는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아시아쿼터 선수들 중 유일한 아포짓이다. 서구권 외국인 선수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졌던 아포짓에 히잡을 쓴 아시아쿼터 선수가 나선다는 것만으로도 개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런가하면 박혜민은 어깨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한 이소영의 자리를 메워야 할 유력한 후보였다. 이는 박혜민에게 기회임과 동시에 부담이기도 했다.

두 선수는 자신들을 향한 기대와 부담을 이겨내고 첫 경기부터 좋은 활약을 펼쳤다. 1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IBK기업은행과의 1라운드 경기에서 메가는 경기 최다인 21점을 퍼부었고, 박혜민 역시 블로킹 2득점·서브 2득점 포함 7점을 올리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두 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정관장은 세트스코어 3-0(25-15, 25-15, 25-23) 완승을 거뒀다.

경기 후 두 선수가 함께 인터뷰실을 찾았다. 박혜민은 “비시즌 때 정말 많은 훈련을 했다. 그래서 개막전부터 꼭 잘 하고 싶었는데, 승리해서 정말 좋다”는 소감을, 메가는 “매우 기쁘다. 다만 만족하지는 않는다. 남은 경기들이 많다. 남은 경기들도 잘 준비해보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날 박혜민은 리시브와 수비에서 빼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리시브 효율은 72.73%였고, 디그 성공률은 100%였다(16회 시도, 16회 성공). 박혜민은 “연습 때부터 감독님이랑 코치님한테 많이 혼나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 실전에서 그게 잘 나온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마찬가지로 수비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친 메가는 “처음에는 수비가 많이 부족했다. 한국에 온 뒤에 수비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고, 그 연습의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희진 감독에 이어 두 선수까지 비시즌의 훈련 강도에 대해 언급을 이어가자, 도대체 어느 정도의 강도였는지가 궁금했다. 박혜민은 “힘들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서로 보기만 해도 눈물 흘렸을 정도였다(웃음). 하지만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우리를 생각해서 그렇게 하시는 거라는 건 잘 알았다”고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메가 역시 “(박)혜민 언니 말처럼 많이 울었다. 한국에서의 첫 훈련을 했을 때 많이 놀랐던 기억도 난다. 지금은 매일 하다 보니 조금 익숙해졌다”고 훈련의 고됨을 설명했다.
 

이날 두 선수는 위치를 바꿔 경기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아포짓이 서게 되는 세터의 대각 위치에 아웃사이드 히터인 박혜민이 위치했고, 메가는 아웃사이드 히터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와 대각을 이뤘다. 메가는 “지금의 새로운 동선을 통해 혜민 언니가 나의 방해를 받지 않고 리시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포메이션 설정의 이유를 설명했고, 박혜민은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다. 그래도 내가 팀에 해줘야 할 역할을 하려면 그 자리에 있어야 했고, 서로 도와주면 잘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을 밝혔다.
한편 메가는 데뷔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경기에서 구사한 첫 서브가 득점이 됐을 때가 기억난다”는 답변을 들려줬다. 메가는 덧붙여 신연경에게 사과를 건네기도 했다. 그는 “상대 리베로(신연경)가 얼굴에 내 서브를 맞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지금 미안하다고 전하고 싶다”며 동업자 정신을 드러냈다.

홈 팬들 앞에서의 데뷔전을 치른 메가는 열렬한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 대한 감사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홈 팬들 앞에 처음 서게 돼서 매우 기뻤다. 첫 경기부터 저와 정관장을 열심히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위치를 맞바꾼 아포짓과 아웃사이드 히터의 맹활약은 정관장의 홈 개막전 완승에 주된 승리 요인으로 작용했다. 앞으로도 두 선수의 위치를 맞바꾸는 변칙 포메이션이 유지될지, 그리고 두 선수의 맹활약도 계속될지 지켜보는 것도 정관장 경기를 즐기는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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